[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11일,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 붕괴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이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해당 회사의 직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회사를 옹호하는 듯한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HDC현대산업개발 직원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통해 국민청원 작성자는 ‘10년 가까이 현산(HDC현대산업개발)의 건축직으로 근무 중인 사람’이라며 “모든 아이파크 공사현장이 부실시공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먼저 이번 광주화정현장의 붕괴사고로 가슴 아픈 현실에 직면하고 계신 유가족분들게 깊히 사과드린다”며 “아울러 관련 내용을 접한 모든 분들게 심려를 끼려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글은 저희 회사의 의견이 아닌 지극히 제 주관적인 견해에 의한 작성이라는 점 참고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저는 현장에 부임 받은 이래 매 순간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 기술자로서의 책임감과 성실성으로 임해왔다”며 “40년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일궈온 이미지가 한 순간 무너져 내린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현산은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책임 회피는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언론에 보도된 만큼 부실기업이 아닌 기술자의 사명과 신뢰로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원은 지난 18일 오후 2시30분 기준으로 35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 같은 내용의 국민청원 게시글이 올라오자 실종자 가족이나 누리꾼들은 “아직도 뭐가 중요한지 모르고 있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자신의 SNS에 “현산이 정신 못차리고 이미지 회복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인 가족이 아니라고 회사가 무너지는 것이 더 중요하느냐”며 “만약 입주자들이 살다가 건물이 무너져 내렸으면 더 큰 피해가 생겼을 텐데 아직까지 구조작업은 뒷전인데 여기에 더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붕괴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5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광주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고로 아파트 안전과 회사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며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책임을 통감하며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도 “다만 HDC 그룹 대주주로서의 책무는 다하겠다”고 말해 지주사 회장직은 유지할 뜻을 내비치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는 “정부 기관과 힘을 합쳐 사고 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실종자들을 구조하는 데 더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안전점검 결과 문제가 있다면 분양 계약해지는 물론 아파트 완전 철거와 재시공 방안까지도 고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