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몽키하우스’ 미군 위안부 수용소 ⑭“이게 우리가 사는 현실이야”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6.02.16 01:48:44
  • 호수 15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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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는 남대문이나 동대문이 아니라 ‘나라 보지’를 말하는 거야. 국가에서 우리 몸뚱이를 이용했으니…그 무서운 곳을 ‘언덕 위의 하얀 집’이라 부른 건 낭만이 아니라 야유하기 위해서였지…우리 보지는 나라의 보지였어!” <어느 위안부 할머니의 절규>

둘은 뒷문을 통해 밖으로 나섰다. 차가운 공기가 시원스레 느껴졌다.

피에로는 환락가를 빠져나가 시멘트 다리를 건너서는 시골길로 접어들었다. 농촌 마을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콘크리트 벽에 슬래브 지붕이 얹힌 삭막한 집들이 무리져 있었다.

“저긴 양갈보나 양공주라고도 불리는 여자들이 많이 세들어 살아.”

삭막한 집들

피에로가 골목을 돌아 벗어나며 중얼거렸다.


그들은 인적이 끊긴 오솔길을 계속 걸어갔다. 차가운 하늘에 별이 반짝이며 저들만의 밀어를 속삭이고 있었다.

“별들의 얘기를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니?”

피에로가 물었다.

“글쎄…그런데 형은 왜 무대에서 한국말을 쓰는 거야? 미군들이 알아들을 수도 없을 텐데 말야.”

“흥, 영어만 언어냐? 내가 영어를 씨부려 봤자 얼마나 잘 씨부리겠냐? 그리고 사실상 난 언어를 뛰어넘는 연기를 하고 싶어. 아마 미군 놈들도 딱딱한 의미보다는 미지의 동물이 지껄이는 소릴 더 좋아할걸, 하하”

보산리의 낡은 철둑길 주변에 닥지닥지 붙은 하꼬방엔 하류급 위안부들이 살고 있었다. 철길 언저리엔 마흔 살, 쉰 살을 넘은 늙어빠진 히빠리들이 지나가는 미군들의 팔을 잡아 끌었다.

하지만 대부분 질겁하며 뿌리치곤 했다. 푼돈밖에 없는 녀석이나 술과 마약에 취해 헤롱거리는 놈들만 그녀들을 따라갔다. 한동안 오솔길을 걸어가자 산기슭에 초가집으로 이루어진 아담한 마을이 나타났다.


간판의 칠이 다 벗겨진 허름한 가게에서 피에로는 소주와 오징어를 사 들고 나왔다. 완만한 길을 좀 에돌자 문득 오두막 한 채가 보였다.

나무 기둥과 판자벽은 낡아빠져 곧 쓰러질 듯했고 볏짚을 엮어 얹은 지붕은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게 삭아 마치 빈민 노인의 머리카락 같은 몰골이었다.

“구름아, 들어가자. 여기가 내 임시 간이역이야.”

피에로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는 선감도 수용소에 갇혀 있을 때부터 청운을 구름이라고 불렀다. 푸른 하늘의 흰 구름….

누가 무슨 목적으로 지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두막 안쪽엔 방 비슷한 공간이 있긴 했다. 하지만 잔뜩 찌그러진 상태라 머리를 숙인 채 기듯이 겨우 들어갔다.

“히히, 대충 앉아 봐라. 그래도 난 이 정도나마 감사하고 싶다. 청량리 나이트클럽에서는 한 방에 대여섯 명씩 껴 누워 잤지. 오사리 잡놈들의 인생 얘기도 들을 만했지만 독이 되는 것도 많아. 거기 비하면 여긴 작은 천국이야. 히히”

피에로는 양초에 불을 붙이고 나서 술과 안주를 꺼내 놓았다. 낡은 군용 담요로 외풍 구멍을 차단하고 바닥에도 두껍게 깔아 놓아, 바깥에서 불어대는 거센 바람마저 오히려 안온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다시 만나니 기적 같구나야. 너도 나도 어찌 살았을까. 나비가 아닌 나방 같은 삶…싫은데도 어쩔 수 없이…”

피에로는 소주잔을 홀짝 비웠다.

“쓸쓸할 땐 늘 형의 미소를 생각했었지.”

“헤헤…나도 구름이 니가 어딘가에 살아 있으리라 믿으면서도 찾아 나설 생각은 하지 못했어. 형편이 돼야지. 그래서 내가 우선 배우로 성공하면 좀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했을 뿐이야.”

“그랬구나. 그래, 그 거친 바다에서 어찌 살아났어? 듣기론 반쯤 죽은 상태로 파도에 밀려 다시 선감도로 돌아갔다던데…믿기지가 않아. 상어 밥이 된 줄 알았다니까.”


“흐흐…나도 저승 길목의 삼도천까지 갔다 온 셈이야. 자연의 힘은 생명을 죽이기도 하지만 살려 주기도 하나 봐. 바람결과 물결…삼신할미의 가호로 알고 남은 생은 감사하면서 살려고 해. 히히”

“사실 난 아직도 진짜루 형인지 유령인지 좀 헷갈려. 헤헤”

둘은 건배하고 소주를 마셨다.

“그건 그렇고 구름이 넌 그동안 어떻게 살았었냐?”

피에로가 정색을 하고 물었다.

“난…난 그냥 거센 물살에 시달리다가 여기로 떠밀려 온 느낌이야.”


청운은 사이비 종교단체에 잠입했다가 쫓겨나온 이야기, 그곳의 사악한 실상, 그리고 특수부대에 들어가 겪은 체험 따위를 대충 들려 주었다.

곧 시멘트 다리 건너 시골길로
빈민 노인 머리카락 같은 몰골

너무 속속들이 늘어놓을 계제도 아니었지만, 피에로 자신이 암담하고 처참한 얘길 싫어했던 것이다. 그는 앞니 빠진 자리를 내보이며 히벌쭉 웃었다.

“그랬구나. 어쩐지 전보다 몸도 강건해졌지만 기운 자체가 다르게 느껴졌어. 다리만 예전 같으면 좋을 텐데….”

“지금보다는 차츰차츰 나아진다니까 크게 걱정할 것 없어. 흐흐”

“그렇구나. 그래야지. 그럼 미래의 완쾌를 위하여 건배!”

둘은 잔을 쭉 비우곤 웃었다.

“형은 왜 여기로 들어온 거야? 서울에 질려서 도피? 흐흐, 어떤 여자를 따라왔다는 소문도 있던데 말야.”

“히히, 사실 여자가 웅지를 품은 남자 뒤를 따라오는 게 예쁜데 말이지…흠, 내가 뒤따라오긴 했지만 여자 꽁무니를 쫓아온 건 아니니껴 오해랑 말랑께. 서로 콤비를 이뤄 무대에 서야 하니 왔을 뿐야.”

“그렇구나. 아까 그 꽃팔이 아가씨?”

“응.”

“연인 사이는 아니구?”

“야, 그런 게 어딨냐. 진짜 채플린은 부자에다가 감독에 유명한 배우였으니까 고다르를 연인으로 챙겨…사랑과 연기를 함께 하는 행복을 누렸겠지만…나 같은 새우야”

“새우보다는 차라리 곤쟁이라고 해. 우리가 선감도에서 질리도록 먹은 곤쟁이젓…그런데 형은 꿈이 뭐야? 공상 속에서 꾸는 꿈 말고 현실에서 이루는 것”

“음, 일단은 미8군 연예단에 들어가는 거야. 치사스럽지만 그래야 좀 알아주니까. 한국 사람들은 미군이나 미국인들이 꺼림칙한 듯 쌍을 찡그리면서도 속으론 은근히 좋아하거든. 히히, 그래도 양놈들의 노리개가 되고 싶진 않아. 언젠가는 순수한 금수강산의 엿장수로 떠돌아야지. 히힛”

청운은 잔을 들어 투명한 소주를 바라보았다.

“난 저격수가 되고 싶어.”

“뭐? 특수부대에서 총질은 많이 해봤을 텐데 지겹지도 않니? 사실 난…… 니가 그런 델 다녀왔다는 게 아직도 잘 믿기질 않아.”

“형, 꼭 총으로만 저격하는 건 아니잖아.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 세상엔 아마 이 세상에서 통하는 저격 방도가 꼭 있을 거야. 그 전에 나 자신부터 저격해야겠지.”

“뭔 소리야?”

“내 속에도 더럽게 악한 요소가 많이 있으니까. 흐흐”

청운은 주절거리며 술을 쭉 들이켰다.

“야, 뜬구름 잡는 소리 그만두고…너 앞으로 어찌 살 작정이니?”

투명한 소주

“뭐 그냥 구름처럼 떠돌면서 세상 공부나 하다 보면…”

“얼뜨기 같은 소린 집어치고 현실을 봐야지, 임마! 세상살이가 삼팔선을 넘나드는 것보다 결코 쉽지 않을 거야.”

“음, 그렇겠지. 선감도 수용소든 특수부대 훈련소든…최하급이나마 일단 의식주는 보장되니까, 흐흣…”

“그래, 이게 우리가 사는 현실이야.”

“흐흐흐”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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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