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재벌가 이혼의 이면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1.03.12 17:23:01
  • 호수 13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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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음모? 결국 돈이다!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어느 가정이든 숨기고 싶은 가족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중 이혼은 언급조차 꺼려지는 상처다. 재벌가도 예외가 아니다. 숨길 수 있으면 끝까지 숨긴다. 돈 때문이다.
 

재벌가의 만남과 헤어짐은 연예인 못지 않게 일반인들에게 큰 관심사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는 사실관계 때문에 감춰진 내막과 진실을 알고 싶어 하고, 때로는 그 반전에 놀라곤 한다. 대부분 재벌가의 경우 그 사생활이 철저하게 가려져 있어서 설령 내부적으로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런 사정이 대외적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숨기기 때문에 문제가 곪아 터지기 전까지 그 사실관계를 알기는 어렵다.

내막

최근 KCC글라스 정몽익 회장과 아내 최은정씨 간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16년 첫 번째 이혼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정 회장이 2019년 두 번째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혼에 반대하던 아내 최씨가 반소장을 제출하면서 이혼 및 재산분할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고, 일부 파경의 원인과 과정이 언론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미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의 사이에 두 자녀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소송에서 법원이 정 회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유책주의 원칙에 따라 혼인 파탄의 책임이 정 회장에게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언론에 따르면 당시 정 회장은 파탄의 원인을 “가치관의 차이로 감정 교류 및 대화의 부재, 최씨의 모욕적 언사와 정신적 학대, 정 회장 가족들에 대한 이간질, 최씨의 무분별한 소비 행태, 정 회장 부에 대한 의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이 내용을 바탕으로 두 사람 사이의 혼인생활을 추측해 본다면 대외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이혼 사건도 다르지 않다. 

소송 이유?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외도 내세워…궁극적인 목표는 재산분할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한 언론 매체에 편지를 보내 혼외자의 존재와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혔고,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합의 이혼에 실패하면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사건은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에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 및 3억원의 위자료와 함께 1조원대 재산분할 소송을 냈다.

처음 겉으로 드러난 것은 최 회장의 외도였지만, 그 이후에 노 관장의 최 회장에 대한 보복행위가 알려지기도 했다. 남편의 수사를 의뢰한 것도 모자라 최 회장 수감 시절 청와대에 사면 반대 편지를 보내 그가 감옥에서 나오는 것까지 막았다는 게 지금까지 확인된 정설이다. 진위 여부야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역시 재벌가의 이혼에는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내막과 비밀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재벌가 이혼 사건에서 흔히 등장하는 가십거리는 의외로 ‘축출이혼’ 시비다. 최근 KCC글라스 정 회장 이혼 사건과 관련해 무려 10년 전인 2011년경 별거를 하면서 정 회장이 이혼을 거부하는 최씨를 상대로 생활비를 끊고 집을 내놓겠다고 압박을 했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최씨는 정 회장 못지 않은 재벌가의 일원이다. 외삼촌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고 언니가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다. 생활비를 못 받고 집에서 쫓겨나서 먹고 살 일이 걱정이 되는 처지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 ▲▲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그렇다면, 언뜻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재벌가에서의 축출이혼 시비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재벌가의 이혼은 결국 돈 문제다. 어차피 파탄난 상태에서 반소까지 제기한 상황이라면 남은 것은 재산분할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뺏고 뺏기냐의 문제뿐”이라며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혼인생활 중 취득한 재산을 각자의 기여에 따라 나누는 작업이지만 정서적인 면도 일부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잘못을 어떻게든 많이 알려서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등에 업으려고 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런 것도 하나의 소송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실

재벌가 이혼소송이라고 해서 일반인들과 다를 것은 없다. 다만 일반인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일반인들의 소송과 차이를 보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 노출이 되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 수밖에 없고, 구체적인 내용은 재판정 안에서만 이야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 내막과 비밀을 알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끼리끼리’ 재벌가 결혼 풍속도

요즘 재벌가 결혼 풍속도는 어떨까.

일반인과 인연이 늘고 있지만 ‘끼리끼리’ 혼인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의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중 경영에 참여했거나 참여 중인 인물의 혼맥(이혼, 재혼 포함)을 분석한 결과, 총 317명의 오너 일가 중 대기업간 혼인 비중은 48.3%(153명)로 절반에 육박했다. 

부모 세대의 대기업간 혼사가 46.3%(81명)였던 것이 자녀 세대에선 50.7%(72명)로 비중이 더 높아졌다.

다만 대기업 오너 일가가 일반인과 결혼한 비중은 부모 세대에서 12.6%(22명) 수준이었지만, 자녀 세대에선 23.2%(33명)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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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