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 먹튀’ 무역사기 주의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11.09 18:35:03
  • 호수 12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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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보고 돈 보내니 감감무소식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진단키트에 대한 수출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최근 외국의 한 업체가 국내 진단키트 제조업체 기술을 노린 해킹을 시도한 흔적이 드러나는 등 무역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 ⓒpixabay

 

중고물품 거래 시에만 사기를 조심해야 하는 게 아니다. 무역거래에서도 사기행위가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역사기의 경우 해외 기업이나 은행을 타깃으로 하므로 피해를 보면 회복하는 것이 어렵다. 대부분 국제 범죄 조직으로 검거가 어렵고 해외은행으로 송금한 경우 지급정지도 힘들기 때문이다. 

급증

또 무역 대금은 해외계좌로 송금된 후 다른 계좌로 이체돼 인출이나 추적이 불가능하고, 국제 공조 수사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범행에 사용된 계좌의 정보를 확인하는 데만 1년6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국내 기업 A사는 평소 거래하던 네덜란드 소재의 거래업체 B사로부터 변경된 계좌로 대금을 송금해달라는 이메일을 받은 후 바로 송금했다. 하지만 B사로부터 아직 입금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주거래 은행에 문의한 결과, 이메일 해킹에 의한 송금 사기임을 확인하고 주 네덜란드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A사는 주네덜란드 한국대사관 안내에 따라 주거래 은행을 통해 송금 취소 요청을 하고 한국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신고 후 관할 경찰서를 방문해 진술했다.


그러면서 주네덜란드 한국대사관 대표 메일을 통해, 최종 수취 계좌가 폴란드의 C은행 계좌임을 확인하고, 해당 계좌에 송금 대금 보존 여부 확인을 요청했다.

주네덜란드 한국 대사관이 C은행에 확인한 결과, 방침상 송금 은행 혹은 경찰의 협조 요청이 없는 경우 제3자에게 은행 계좌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전달받았다.

지난 3일 KOTRA가 경찰청과 함께 발간한 ‘2019/2020 무역사기 발생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KOTRA 해외무역관에 접수·보고된 무역사기 사례는 모두 166건이었다.

전년 동기에 발생한 82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5%에 해당하는 59건은 KOTRA의 현지 조사활동으로 미수에 그쳤다. KOTRA는 서류를 위조한 바이어가 실재하는지 확인하는 노력을 통해 피해를 예방했다.

사실상 추적 불가능
계좌확인만 1년6개월

유형별로는 서류위조(27.7%), 결제 사기(22.3%)가 많았고, 이메일 사기는 지난해 19.5%에서 올해 13.3%로 비중이 소폭 감소했다. 그동안 이메일 사기 피해가 종종 발생하면서 우리 기업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류위조는 지난해 11%에서 27.7%로 비중이 증가했지만, KOTRA의 현지 지원으로 열번에 여덟번은 미수에 그쳤다. 주로 사업자등록증·송금증·인보이스 등의 서류를 꾸미거나 기업 담당자를 사칭하는 식으로 운송비·물품 갈취 등을 시도했다.


웹사이트에 나온 기업정보를 활용해 정교하게 서류를 위조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메일 사기는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개입하는 형태다.

거래업체 간 주고받는 이메일을 오랫동안 지켜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계좌번호가 변경됐다’며 대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식이다. 특정 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범죄인 ‘스피어피싱’의 한 종류로, 수법이 정교해 사기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 규모나 바이어 소재국과 무관하게 어떤 기업이라도 타깃이 될 수 있다.

결제 거부 및 결제 사기는 기간 내 가장 많이 접수된 유형으로 상품을 선적했으나 바이어가 대금을 고의로 지급하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
 

▲ ⓒpixabay

동남아, 중동 및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자주 발생하며, 북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일어난다. 최초 거래 기업뿐만 아니라 거래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해오던 바이어가 영업상태 악화 등의 이유를 들며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약속 미이행의 경우는 계약을 체결하고 해외업체에 송금했으나 상품을 보내지 않고 잠적하거나 불량품을 보내는 경우인데 아예 물품을 선적하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동남아 업체들과 거래할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형이며, CIS, 중동, 유럽 등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상품을 선적하지도 않고 운송비, 로비자금, 과태료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추가로 갈취하는 경우도 있다.

“돈 보내라” 금품 사기는 사기 업체가 주로 현지 정부기관 또는 에이전트를 사칭해 프로젝트 입찰 등의 명목으로 수수료, 로비자금, 변호사 수임료 등을 요구하는 경우다.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사기 유형으로, 국내 기업들이 교신 중간에 무역사기임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금전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다.

서류위조 사기는 위조한 서류를 보내 거래 기업을 안심시킨 후 운송비, 물품 등을 갈취하는 사기 유형이다. 주로 사업자등록증, 송금증, 인보이스 등을 위조한다. 동남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다른 사기 유형과 결합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지난해 비해 2배 이상 증가
서류위조·결제사기 등 방법 다양

불법 체류가 목적인 사기는 제품이나 공장을 확인하겠다며 국내 초청장을 요구한 후, 입국 후에 잠적하는 유형이다. 비중은 낮은 편이나 매년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사기 유형으로, 처음부터 바이어로 위장한 사기업체가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국내 업체에 접근한다는 특징이 있다.


KOTRA는 이 같은 무역사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기본정보 확인을 빼먹지 마라. 무역사기의 90% 이상은 거래 전 상대방에 대한 간단한 정보의 확인만으로 예방된다. 코트라 해외무역관, 현지 상공회의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둘째, 평소와 다르면 이중 삼중으로 확인하라. 계좌번호 변경 등 바이어가 평소와 다른 연락을 해오면 반드시 전화를 걸어 확인하라. 최근 극성을 부리는 이메일 해킹이 방지된다.

셋째, 좋은 조건의 첫 거래를 조심하라. 일면식도 없는 바이어가 터무니없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거나 과도한 선수금을 요구해온다면 무역사기의 함정일 가능성이 크다. 철저하게 확인하고 진행하라.

넷째, 바이어 국적으로 신뢰도를 판단 마라. 선진국에서 온 편지라고 해서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 신뢰도 높은 선진국 기업을 가장한 제 3국인의 무역사기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라.

다섯째, 어려울 때일수록 무역사기에 조심하라. 무역사기는 내가 어려울 때를 노린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현혹

류재원 KOTRA 무역기반본부장은 “무역사기는 일단 발생하면 자금 회수를 비롯한 문제 해결이 어렵기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KOTRA의 해외 수입 업체 연락처 확인 서비스 등 사전에 검증된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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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