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뛰는 사람들> 강요식 자유한국당 구로을 예비후보

“‘3전4기’ 구로에 뼈를 묻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이 총선서 판가름 난다. <일요시사>는 해당 지역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그 네 번째로 구로에 나선 자유한국당 강요식 예비후보의 얘기를 들어봤다.
 

▲ 강요식 구로을 예비후보가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구로를 서울다운 명품구로, 살기 좋은 경제특구로 만들겠다.” 자유한국당 강요식 구로을 예비후보는 구로서만 선거를 3번 치렀다. 거주한 지는 20년 됐다. 말 그대로 ‘구로산(産)’이다. 구로에 대한 사랑을 담은 책도 다수 발간했다. <20살 구로청년> <뿌리 깊은 구로나무> 모두 그가 직접 기획해 만든 카피다. 강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이제는 오랜 시간 동안 뿌린 씨들이 열매를 맺을 차례라며, 누가 와도 자신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은 강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총선 출사표를 내셨다. 계기가 무엇인가.

▲자유한국당의 험지인 우리 구로를 좀 더 잘 사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구로에 산 지는 2001년부터 20년째다. 20세 ‘구로 청년’의 시각으로 구로를 새롭게 하고, 나라를 위해 일해보고자 한다.

-구로는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하고 있는 이른바 ‘험지’로 꼽을 수 있다.

▲구로는 지금까지 차별을 받아왔다.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운동장이 돼서 소위 말하는 더불어민주공화국이 됐다. 실제로 구로갑을 국회의원, 구청장, 구의장 등 모두 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구로에 정착한 정치인들을 잘 보지 못했다.

▲주민들을 만나보면 다 본인들의 출세 발판으로 삼았다고 분노하고 있다. 15대 때는 전 한광옥 의원이 당선된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갔다. 17대 때는 김한길 의원이 이곳에서 뼈를 묻겠다고 하셨지만 한 번 당선된 후 광진구로 갔다. 이후 박영선 장관이 3선을 했는데 그 중에 2번을 서울시장으로 나가더니 또 장관으로 가버렸다. 3선을 하는 동안 지역에 제대로 올인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구로가 출세의 발판이 돼왔는데 그 고리를 끊고자 한다.

-구로 민심은 어떤가.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사실 말할 것도 없다. 너무나 비상식적인 국정운영으로 인해 나라 걱정하는 주민들이 많이 생겼다. 주민 분들은 박영선 장관이 3선을 하는 동안 한 게 없다고 하신다. 정치인은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자신의 출세에만 신경 쓰는 건 아니라고 본다.

-윤건영 청와대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이 구로을 출마 의사를 밝혔다.

▲낙하산 세습이다. 부산 사람이고 구로에 아무 연고가 없고 성북구의원을 했다. 청와대에 있다 낙하산으로 바로 내려오는 것이다. 이번에 SNS에 올린 글 중에 구로는 운동권 시절 수배 당시 머물렀던 인연이 있는 곳이라 했다. 거기에 동의할 주민 분들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낙하산 아닌 ‘구로산’
검증 받은 SNS 전문가


-육사 출신이다. 정계 입문 계기는.

▲육사 41기로 군 생활 중에 소말리야에 파병을 갔다. <신마저 버린 땅 소말리야>는 저의 육필일기다. 소말리야 파병을 다녀온 후에 더 큰 세상을 보기 위해 전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버님이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이셨고 할아버지는 자유당 시절에 정읍시 신태인읍장을 하셨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도와드렸다. 제게도 공직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

-지역 현안에는 어떤 게 있나.

▲여당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야당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지역적인 현안으로는 구로1동에 있는 철도차량기지 이전 문제가 있다. 옛날에는 구로가 외곽이어서 상관없었지만, 지금은 서남권의 중심이 돼 철도차량기지가 도심의 걸림돌이 됐다. 이전 장소로 광명시 노온사동이 꼽히는데 광명시민들이 반대를 하고 있다.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도면밀한 정치력을 발휘해 타협할 과제가 남았다.

-구로를 어떤 도시로 만들고 싶나.

▲서울다운 명품구로, 살기 좋은 경제특구로 만들고 싶다. 구로는 신도림동을 빼면 서울인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낙후됐다. 가리봉동은 제2의 차이나타운이라고 볼 수 있다. 구로1동은 철도차량기지 때문에 현재 고립됐고 2동부터 4동은 굉장히 낙후돼있다. 1970년대는 수출의 전진기지로 구로공장이라는 게 있었다. 여기서 우리 누님, 형님들이 피땀 흘려서 경제대국을 이뤘는데 대가는 강남이나 목동이 가져갔다. 나라의 경제 부흥을 일으켰던 우리 구로의 목소리를 되찾아야 한다.
 

-3전4기라 하셨다. 선거 경험이 많다.

▲선거를 3번 나가는 동안 씨를 많이 뿌렸다. 2012년도 19대 총선, 2016년도에 20대 총선, 2018년도 구로구청장에 출마했다. 이번 총선까지 합치면 8년 동안 네 번 나오는 거다. 19대 총선서 박영선 장관하고 붙었을 때는 35.1%를 얻었는데 적은 득표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 장관이 재선에 도전할 때였다. 20대 때는 4명이 나왔는데 경선을 통해 됐다. 여의도연구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계속 제가 이길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당시 공천파동이 일어났다.

-이번에는 자신이 있나.

▲그때 뿌린 씨앗들이 이제 열매를 맺는다는 걸 느낀다. 어느 골목을 가도 다 아는 사람을 만난다. 어떤 분은 절 보기 안쓰러워 미안하다고 한다. 제가 당선될 거라고 확신하는 분들도 많다. 누가 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 전 낙하산이 아닌 ‘구로산’이다. 제 뿌리는 구로고 지역 기반 역시 구로다. 제가 쓴 책의 이름에는 절반 가까이 ‘구로’가 들어간다. <20살 구로청년>, <구로산에 윤중로가 보인다>, <뿌리 깊은 구로나무> 등 구로에 대한 사랑이 깊다.

-예비후보 등록도 일찍 하셨다.

▲지난해 12월17일, 구로구 선관위에 가장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했는데 이는 준비가 돼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30일에 후보 공천신청도 가장 먼저 했다. 좌고우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직 구로 발전을 위해 일할 준비가 돼있다.


“포기는 없다
끝까지 간다”

-강점은 무엇인가

▲청년다운 젊은 열정이다. 낙선했지만 낙심하지 않고 줄기차게 한길만 걷고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정신력이 강하다. 강한 체력도 강점이다. 하루 평균 4시간을 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준비가 됐다. 예비후보에 가장 빨리 등록한 이유다. 단 1분이라도 빨리 국민들께 저를 알리고 싶었다.

-하루 일과는 어떤가.

▲아침은 출근 인사를 한다. 주로 역 앞에서 인사한다. 골목골목 명함도 돌린다. 너무 행복한 게 지역서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다. 스토리가 없는 예비후보들과 다르다. 여기서만 선거를 총 7번 겪었다.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 국회의원 등 이 지역의 색깔을 다 알고 꿰뚫고 있다. SNS도 자주 한다.
 

-SNS 전문가다.


▲제가 쓴 책 중 <소셜 리더십>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은 2011년에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서 이달의 최고 도서로 선정됐다. 당시 책을 통해 1인미디어 시대가 다가 오니 본인이 글도 쓰고 앵커도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자의 생각을 글과 사진, 영상 등으로 결합한 콘텐츠로 만들어 확산시키는 디지털 역량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SNS에 올리는 영상과 글은 다 직접 만드는 건가.

▲그렇다. 원고, 공약, 영상 등 다 직접 기획하고 만든다. 누가 해준 게 아니다. 남이 쓴 원고를 쓸 수도 없다. 앞으로 사회 지도자는 SNS를 모르면 안 된다. 지금은 소셜 리더십 시대다. 단국대서 ‘소셜 네트워크의 이해와 활용’이라는 교양 강의도 하고 방송에도 많이 출연했다.

-어떤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가.

▲청빈하게 공직에만 전념하고 싶다. 나라 사랑, 구로 사랑을 실천할 생각이다. 구로 주민들에게 정치력으로 봉사하겠다. 문재인정부의 본색과 본질이 드러나고 있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모범 의정활동을 펼쳐보겠다.


<sangmi@ilyosisa.co.kr>

 

[강요식은?]

▲1961년, 전북 정읍 출생
▲육사 졸업(41기)/부산대 석사
▲경남대학교 정치학 박사
▲19·20대 국회의원, 구청장 출마
▲전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전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위원
▲전 조폐공사 비상임이사
▲전 단국대, 동국대 겸임교수
▲전 자유한국당 SNS 대변인
▲전 자유한국당 구로구을 당협위원장
▲현 구로경제문화발전포럼 상임대표
▲현 한국유튜버협회회장
▲현 대한체육회 홍보미디어 위원
▲현 구로경제문화발전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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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