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성공하는 국가와 기업의 특징

2016년 세계서 재산을 가장 많이 불린 사람은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다. 그는 어떻게 그런 높은 주식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었을까?

역시 좋은 기업을 찾아내고 그 주식을 낮은 가격에 크게 투자하여 장기 보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하지만 이제 좋은 기업을 기준에 비춰 낮은 가격에 사는 것이 쉽지 않으니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살 것을 그의 평생 투자 파트너 찰리 멍거가 제안했다.

최근 워렌 버핏은 초일류 기업 ‘구글’이나 ‘아마존’을 과거 적당한 가격에 매수하지 않은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투자계의 거목인 워렌 버핏도 종목과 타이밍을 놓쳐 후회하는 일이 많은데 개인 투자자로서 스쳐 지나간 기회들에 아쉬움이 없을 수 있으랴?

그래서 투자에는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훌륭한 기업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훌륭한 기업들은 결국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도 오르게 되는데 좋은 국가, 잘 돼가는 나라의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그런 점에서 이제 막 출범하게 된 문재인정부는 선거의 승리가 결국 실패를 잉태해 버린 직전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가 경영을 기업 경영에 빗댄 다음을 유념하면 좋을 듯하다.

첫째, 보통 회사의 임원들은 빠른 시간 안에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정해진 임기 안에 그런 마음에 쫓기다 보면 자칫 자꾸 쇼를 하게 된다. 그러한 쇼를 통해 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


지난 박근혜정부도 창조경제로 시작해서 국가 개조, 통일 대박 등 느닷없는 사자성어를 가끔 들먹이며 언론의 주목을 끌었지만 그 배경으로 드러난 사람은 온 국민을 놀라게 했다.

리더가 쇼를 하거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면 부하 직원들은 그에 맞게 생각하고 움직이는데 결국 조직이 망가지는 것이다. 더 안 좋은 기업의 모습은 자신의 상사가 무슨 생각을 갖고 조직을 이끄는지 알 수 없는 경우이다.

틀림없이 그 상사는 또 그 위의 상사의 생각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조령모개의 방침이나 지시가 이어지면 직원들은 지치고 업무의욕은 사라진다. 축구선수가 열심히 드리블을 하지만 골대가 자꾸 돌아다니면 맥이 풀린다. 고객들은 불만이 쌓이게 되고 경쟁사 제품으로 눈을 돌리거나 회사를 고발하는 경우도 생긴다. 틀림없이 현장에 답이 있다.

고객을 대하는 접점은 하급 직원들이 담당하고 경영자는 스트레스를 핑계로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시장은 급격히 위축된다. 그런 리더는 부대원이 전멸하는 위기 가운데 피눈물로 고지를 지키는 장교에게 “왜 명령을 어기고 자꾸 밀리느냐?”라고 호통 치는 장군과 같다. 시장점유율이 관건인 회사에는 ‘고객 유지가 돈이다.

Retention is money’라는 말이 있다. 뺏어 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단 확보한 고객은 지키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근길에 시민들과 소주 한 잔 하는 대통령”을 언급했는데 서민들의 삶의 현장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이 그렇게 현장을 알려 노력한다면 장관은 현장을 뛰어 다닐 것이고 저절로 국민과의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다.


나쁜 경영의 또 다른 모습은 비전문가를 자꾸 요직에 앉히는 것이다. 그런 경우 그 사람은 자신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비선에 의지하고 그를 이용한 특정인의 전횡이 나타난다.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준비하기도 한다. 조직의 소통과 화합이 엉망이 되는데 정작 조직의 수장은 태평성대를 외치거나 “바다에서 사고가 났으니 해경을 없애”라는 식으로 엉뚱한 곳에 책임을 묻는다.

사방에 금이 가니 돌 하나에 둑이 무너지고 온 국민이 피해 보는 모습을 우리는 지난 정권서 봤다. 좋은 국가와 기업은 그런 면에서 기본이 잘 된 바탕 위에 위대한 국가와 기업으로 전진하게 된다.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염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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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