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불황에 주식 투자하기

“요즘 불황은 불황인가 봐요. 사람들이 작은 일에도 너무 민감해요.”

가끔 만나는 오피스텔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공인중개사가 말했다. 그렇다. 바로 불황의 특징 중의 하나가 사람들이 지나친 노파심과 피해의식을 가지며 사소한 일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열심히 살아도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보거나 매스컴에서 접하면 “나는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지”라고 스스로에게 경계경보를 발령하며 생기는 현상이다.

먹고 산다는 것, 즉 밥벌이의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며 웃음을 잃어버리는 사회가 되고 있다. 그래도 눈꼽만큼 이라도 성장을 하는 중인데 어려운 사람들은 왜 그렇게 늘어 가고 그만큼의 파이를 누가 가져가는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되는 일이 없으니 술과 담배 또는 복권의 소비가 늘고 때로는 일확천금을 꿈꾼다. 여기에 ‘심판의 날’을 외치는 사이비 교주라도 나타나면 쏠쏠한 재미를 볼 판인데 대신 적시에 나타난 사람이 바로 ‘청담동 주식부자’다.

터무니없는 스토리를 만들어 방송에서 띄워 주는 사람에게 천만원 넘는 돈을 회비로 내다니 순진한 분들이 참 많은 세상이다. 궁박하다 보니 일확천금을 약속하는 사람을 무조건 믿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결과이리라.

정말 요즘처럼 불황에 주식으로 벼락부자가 될 수 있을까? 대답은 “노”다. 한국의 성장은 멈춰 가고 있고 출생률, 고용률 등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한국의 미래 먹거리라고 볼 수 있는 성장 산업군이 있는가? 한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가 있는가?


지금은 힘들어도 10년 뒤에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젊은이들은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을 텐데. 혼밥, 혼술이 정말 좋아 그들이 그러는 게 아니다. 어쨌든 주식 대박은 힘들지만, 그래도 박스에 갇혀 오르내리는 주식의 종목별 순환매 특성을 잘 활용하면 상당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2015년 상반기 제약, 바이오주가 주도주로 나서며 지수를 견인했다. 그들 종목의 매출이 크게 늘거나 이익이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기대감으로 이심전심 서로 사 주며 상승을 거듭했던 것이다. 그랬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 가는 과정에 최근 한미약품 사태가 휘발유룰 부은 것이다.

최고점에 비해 많은 하락을 했기 때문에 단기 반등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사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경제 성장률이 높을 때는 저PER주, 자산주, 블루칩 등이 순환하거나 자동차, 화학, 조선업종 등이 실적 성장과 함께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전기료 인상에 힘입어 한국전력이 갑자기 큰 폭의 상승세를 탄 바 있다. 2015년 초에는 담뱃값 인상, 금년에는 전기료 인상으로 정부정책에 기댄 독점업체들이 위세를 떨친 것이다. 지금은 그렇게 큰 폭의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잘 보이지 않아도 선취매 할 만한 저평가된 종목은 있으니 골라낼 만하다.

상한가 30% 시대가 된 이후에는 연속 상한가가 잘 나오지 않는다. 지수 상단이 막혀 있으니 과거처럼 지속적으로 몇 배씩 오르는 종목은 잘 안 나온다. 그래서 차분히 교체매매하며 포인트를 쌓아 가는 전략이 유효하다. 그리고 내용을 잘 아는 종목을 관심 종목군에 넣어 놓고 이들을 교체매매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해도 저금리 시대에 반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미국 대선, 12월의 미국 금리 인상, 내년 한국 대선 등과 그에 따른 테마 급등주 들이 당분간 증시에 변동성을 더할 것이다. 다시 강조할 점은 급등주마다 자신이 예측했다면서 벼락부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사람들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뻔한 스토리인데도 사람들은 또 환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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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