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일요시사TV> 반성문이라 쓰고 '감형 요구서'라 읽는다
[기사 전문] 장난기 많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누구나 써 보았을 반성문. 성인이 되어서는 쓰고 싶어도 쓸 일이 많지 않다. 그런데, 누구보다 열심히 반성문을 쓰는 성인들이 있다. 최근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상 초유의 아동 학대 살인사건, ‘정인이 사건’의 가해자 장씨가 세 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범죄의 처벌에 대한 관점에는 두 가지, 교정주의와 엄벌주의가 있다. 교정주의는 범죄자의 교화에, 엄벌주의는 범죄에 대한 응징에 초점을 둔다. 우리나라에서는 피고인이 진정으로 뉘우치는 태도를 보여줄 시 그 점을 참작하여 감형해주는 경우가 있다. 이는 교정주의적 관점이 반영된 것이다. 범죄자들은 자신의 ‘진지한 반성’을 증명하기 위해 주로 ‘반성문’을 제출한다. 그러나 이 ‘반성문’은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시민들의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지난해 6월, 한 택시기사가 응급차를 의도적으로 가로막아 안에 있던 환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1년10개월로 감형되었다. 총 16차례의 반성문을 제출했다는 점을 재판부에서 참작한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유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전화 한 통조차 하
- 김희구·강운지 기자
- 2021-05-21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