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3 03: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에 있는 라흰갤러리서 김정인·임창곤·호상근 작가의 3인전 ‘대리석 속에 떠오르는 벌거벗은 얼굴들’ 전시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모종의 체계와 형식, 그리고 시선으로부터의 ‘비켜섬’을 통해 날마다 새로운 것을 건설하고 세계와 대면하게 된다는 내용의 시에서 기획의 실마리를 잡았다. 김정인·임창곤·호상근 작가의 3인전 ‘대리석 속에 떠오르는 벌거벗은 얼굴들’ 전시는 프랑스의 현대시인 본느프와의 <미완성의 절정이다>서 착안했다. 특히 시에 나오는 ‘대리석 속에 떠오르는 벌거벗은 얼굴을 파괴할 것’이라는 구절서 영감을 얻었다. 비켜섬 해당 구절은 예술가가 영감과 상상, 추구하는바 등을 허물고 삼킨 후에 그 위에 새로운 것을 건설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형성과 해산의 도정을 형식으로 삼는 세 작가의 작업을 조명하는 취지서 기획됐다. 김정인과 임창곤, 호상근의 작업서 그들이 부수고 제압해 새롭게 창조한 것은 기억의 조각이나 회화의 형식 또는 일상의 이면에 내재한 이질적 순간이다. 전시는 특정 지점을 향한 운집으로부터 비켜서는 이들의 작업을 살펴본다. 그들이 어떤 방법을 통해 난맥의 가능성에, 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 소재 라흰갤러리서 나혜원·변진 작가의 2인전 ‘미셀러니’를 준비했다. 이들은 삶에서 묻어나는 신변 소재가 어떻게 독창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 고민했다. ‘자기를 쓰는’ 수필적 발상과 형식을 통해 현실을 의미화하고 일상성을 일상성으로 극복하는 두 작가의 시선을 담았다. 나혜원·변진 작가가 준비한 ‘미셀러니’는 서정과 지성에 토대를 두고 일상의 체험서 상상력을 동원하는 모범적인 형식을 문학으로부터 발견했다. 사소한 것을 헤아리는 섬세함으로 창작자의 체험을 드러내는 이 장르가 바로 미셀러니, 즉 경수필이다. 수필화 전시가 말하는 수필의 진정한 의미는 가까운 대상으로부터 존재 이유를 생각하고 그것과 나의 관계를 관조적 상상력으로 형상화하는 데 있다. 수필의 본질을 고려할 때 두 작가의 작업은 마치 한 폭의 수필화처럼 스스로를 문학화하는 서정을 풍긴다. 내면으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를 작가인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아 전달하거나 작가의 이야기가 마치 나비효과처럼 독자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측면은 수필적 발상과 형식에 걸맞다. 수필적 발상의 관건은 보이는 것 같지만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심상을 삶으로부터 길어내는 데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나의 화면 위 기억 조각들은 이 순간에도 관리하고자 치닫는 권력 체계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급류의 시간을 지연시키기 위해 지금도 분투한다.” - 김정인의 작가노트 중. 김정인 작가의 개인전 ‘픽셀 메모리’가 라흰갤러리서 열린다. 김정인은 개인으로 상정되는 여러 파편 이미지를 접붙여 급변하는 시대적 현상을 성찰하고 모종의 관계망을 구축해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나무와 인물, 틈새와 천, 스케치 등 단편적인 조각을 정방의 픽셀 패턴으로 반복해 기하학적이고 입체적인 형상을 표현했다. 납작하게 이전까지 김정인은 이미지를 화면에 납작하게 쌓곤 했다. 하지만 이번 개인전에서는 다중적인 경험을 한층 입체적인 층위로 축적해 시간성이 해체된 이미지를 직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기억으로서의 이미지를 분절한 후 이를 픽셀 단위로 무수히 나열해 누실된 시각적 기억을 회화로 조립하는 식이다. 김정인은 인간의 망각을 배제하기보다는 가시화하고자 했다. 그러면서 종국에는 망각을 촉진하는 속도에 회화적으로 저항하기를 시도했다. 그의 소실된 기억을 은유하는 대표적인 대상은 전시의 중심 소재로 등장하는 나무. 이 모티브는 변화를 요구하는 세상의 압력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