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2인전 ‘미셀러니’ 나혜원·변진

그림으로 표현한 수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 소재 라흰갤러리서 나혜원·변진 작가의 2인전 ‘미셀러니’를 준비했다. 이들은 삶에서 묻어나는 신변 소재가 어떻게 독창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 고민했다. ‘자기를 쓰는’ 수필적 발상과 형식을 통해 현실을 의미화하고 일상성을 일상성으로 극복하는 두 작가의 시선을 담았다. 

나혜원·변진 작가가 준비한 ‘미셀러니’는 서정과 지성에 토대를 두고 일상의 체험서 상상력을 동원하는 모범적인 형식을 문학으로부터 발견했다. 사소한 것을 헤아리는 섬세함으로 창작자의 체험을 드러내는 이 장르가 바로 미셀러니, 즉 경수필이다. 

수필화

전시가 말하는 수필의 진정한 의미는 가까운 대상으로부터 존재 이유를 생각하고 그것과 나의 관계를 관조적 상상력으로 형상화하는 데 있다. 수필의 본질을 고려할 때 두 작가의 작업은 마치 한 폭의 수필화처럼 스스로를 문학화하는 서정을 풍긴다. 

내면으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를 작가인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아 전달하거나 작가의 이야기가 마치 나비효과처럼 독자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측면은 수필적 발상과 형식에 걸맞다. 수필적 발상의 관건은 보이는 것 같지만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심상을 삶으로부터 길어내는 데 있다.

두 작가는 사실 차원의 체험을 열린 눈으로 표현해 시각 예술의 맥락 안에서 이를 분명하게 구현해냈다. 


나혜원은 가족, 친구와 연인, 공간 등 친밀한 관계를 맺는 모든 것을 관찰했다. 밀접한 영역 안에서 포착되는 짧지만 강한 친밀감, 친밀감의 이면에 따라붙는 유약함과 잔혹성, 미성숙함 등을 소재로 삼았다. 

이번 전시서 나혜원이 자주 다루는 정물과 인물은 의도가 배제된 자연스러운 상황서 그가 인연을 맺은 대상이다. 작가는 그들과의 조우가 남긴 복합적인 인상을 재구성해 작업에 남겼다. 

나혜원의 수필적 발상은 이처럼 사적인 이야기를 거짓 없이 용기있게 발언해 그것의 공적인 울림을 확장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특히 물감에 오일을 다량으로 섞어 이미지를 수채화처럼 번지게 하는 작업 과정은 작은 터치 하나에도 운동성과 시간성이 가감 없이 발현되게 하면서 작가의 시선을 관람객에게 진솔하게 전달하고 있다. 

일상의 체험에 상상력 동원
일상성을 일상성으로 극복

조은영 라흰갤러리 큐레이터는 “친밀한 관계의 배후서 양가적인 맥락을 읽는 일이 종종 부끄럽고 사사로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혜원은 나를 드러내는 용기와 진실이 담긴 말의 무게, 바람직한 삶에 관한 내면의 확실성을 갖춰 관람객과의 진실한 소통을 도모한다”고 설명했다. 

변진은 일상을 말없이 오래 응시하면서 장소와 머무름, 소속과 일탈, 기거하는 공간으로부터 빚어지는 내적인 마찰 등을 작업에 옮겼다. 타인 속에 얽히고설킨 자신의 작은 존재를 타당하고 필연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려 존재의 역사를 세우고 실존의 의미를 모색하려는 의도다. 

변진은 일상의 흔적을 기록한 그림을 매개로 자아와 삶이 선순환적으로 소통하기를 추구했다. 그의 작업에는 뚜렷한 인물이나 내러티브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를 통해 화면의 바깥서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는 점을 암시하면서 시선과 현실 사이의 유기적인 교류가 작업의 주제라는 것을 드러냈다. 


조 큐레이터는 “변진은 사사로운 체험을 극적인 장치보다 관조와 고백적 통찰로 다뤘다. 그의 그림이 소속감과 삶의 터전, 장소와의 관계를 맺는 문제 등에 대해 자신뿐만 아니라 누구와도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기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쌍방향 소통

라흰갤러리 관계자는 “나혜원과 변진이 준비한 2인전 미셀러니는 삶의 이야기를 나름의 렌즈에 맞춰 그려내는 두 작가의 작업을 조명해 그들이 풍부한 반향을 지닌 그림의 힘으로 어떻게 관람객 앞에 진지한 삶을 불러들이는지 살피는 전시”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다음 달 9일까지. 

<jsjang@ilyosisa.co.kr>
 

[나혜원은?]

▲개인전
‘Short Film, Babylon Berlin’ 베를린(2023)
‘The Faces I saw’ 양림미술관(2021)
‘우리(Uri).zip’ BINCAN(2021)
‘ㄱHUNDOG’ Lily's Bar(202)

[변진은?]

▲주요 전시
‘자기만의 픽션’ 화성문화재단 공모전, 갤러리 바스캣(2023)
‘NEWE: Daily Collective’ 스토리칸x미아(2023)
‘대화의 시작’ 갤러리 온실(2022)
‘자라나는 실내_탈주의 전략들’ 반도문화재단 갤러리(2022)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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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교체? 김문수<br>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대선후보 교체? 김문수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후보 교체를 강행한 데 대해 10일, 김문수 후보가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강력히 대응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선거캠프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서 선출하게 돼있는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예비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압박했다”며 “어젯밤 우리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의를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 여러분, 저 김문수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김 전 후보 측은 이날 중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시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우리 당 지도부는 기호 2번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께 단일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요청드렸고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부탁했다”는 권 비대위원장은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위는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새벽 비대위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한 예비후보를 대선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마치면 대선후보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뤄졌던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교체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등의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돼있는 공당의 후보를 두고,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소속의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후보 접수도 이날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만 받았던 점, 한 후보가 32개에 달하는 서류를 꼭두새벽에 접수했다는 점 등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앞서 이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김 전 후보와 한 후보는 후보 단일화 문제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지난 1차 회동에 이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서 가졌던 2차 긴급 회동서도 단일화 방식 등 룰에 대해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그러자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일화 없이 승리는 없다”며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이 1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7일)은 선거 과정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불과 27일 남았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며 “이재명 세력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 사실 공표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공언하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