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16 01: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두산갤러리가 2인전 ‘sent in spun found’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차연서와 뉴욕 기반의 한국계 미국인 작가 허지은이 참여했다. 두산갤러리가 한국계 디아스포라 작가로 지원을 확장하는 동시에 예술적 연결을 통해 다양한 맥락의 동시대적 담론을 생산하려는 시도로 기획했다. 차연서와 허지은의 2인전 ‘sent in spun found’는 누군가가 또는 어딘가로 보내지거나 역으로 보내는 연쇄적 흐름에서 남겨지고 발견되는 것에 주목한다. 차연서와 허지은은 각자의 사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가족, 종교, 사회적 현상과 그로부터 일어나는 정동을 독자적인 태도와 시각 언어로 이야기한다. 믿음 두 작가의 서사는 직접적으로 교차하지 않지만 이들의 작업은 ‘특정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경계의 횡단’ 혹은 이를 향한 거듭되는 고리에 기인한다. 허지은의 작업은 더 나은 삶과 종교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태평양을 횡단한 가족사에서 시작됐다. 차연서의 작업은 아버지가 남긴 것을 재료로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많은 존재의 비통함을 위로하고 보살피는 데서 비롯됐다. 두 작가는 각자의 유산을 곱씹고 새롭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카카오와 하이브, 업계를 이끄는 두 회사가 ‘오너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연예기획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두 회사는 철천지원수가 됐고 그 결과 카카오 창업주는 철창신세를 졌다. 하지만 법원이 카카오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동시에 하이브의 오너 리스크가 주목받는 모양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이야기다.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할 때까지만 해도 벼랑 끝에 매달린 신세였으나, 법원의 무죄 판결로 한숨 돌리게 됐다. 카카오 역시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에서 벗어났다. 반면 김 센터장에게 양형 기준상 최고형을 구형한 검찰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15년 구형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센터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 규정에 따라 기소된 주식회사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무죄였다. 앞서 김 센터장은 2023년 2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내 개인정보가 공공재가 되고 있다.”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한탄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반면 정보 유출에 대한 충격파는 작아졌는데 이는 점점 무뎌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 큰 문제는 사고를 예방하기보다 수습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보안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10명의 ‘화이트해커’에게 물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하루에도 몇 통씩 오는 문자메시지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고수익 보장’ ‘종목 추천’ 등 메시지의 내용도 다양하다. 오는 족족 삭제하고 번호를 차단했지만 다음 날이면 또 다른 번호로, 또 다른 내용의 메시지가 온다. 김씨는 본인 번호가 대체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궁금했다. 어디서 새서 어디로 가나 개인정보가 더는 ‘개인’의 것이 아니게 된 모양새다. 안전지대는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방위로 털리고 있다. 이름, 나이,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민감한 정보도 예외는 없다.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한 이용자는 “(개인정보는)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봉산문화회관이 올해 ‘유리상자-아트스타’ 세 번째 전시로 김선경의 ‘無와 有의 경계에서’를 준비했다. 투명한 대형 종이배와 실을 사용해 삶과 죽음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대구 중구 소재의 봉산문화회관은 2008년부터 ‘유리상자-아트스타’라는 기획전시를 선보였다. 동시대 예술의 새로운 시각과 담론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공모 선정 작가전이다. 네 면이 유리로 이뤄진 공간인 ‘유리상자’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일반적인 미술관의 폐쇄적인 화이트 큐브와 달리 외부에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열린 구조다. 관람객은 유리상자를 통해 작품을 쉽게 감상할 수 있다. 존재 김선경은 유년 시절 종이배를 접어 강물에 띄우며 놀던 추억에서 생의 시작을, 배가 멀어지다 물에 젖어 가라앉는 모습을 보며 죽음을 떠올렸다고 한다. 이때의 기억은 작가의 내면에 자리하면서 종이배는 그의 작품 세계에서 생과 사를 사유하는 중심 이미지로 떠올랐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자아, 미래를 향한 나아감을 동시에 담아내는 상징인 셈이다. 이번 전시는 죽음의 강을 건너는 배의 형상에서 출발한다. 전시장 하단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검은 실은 그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캄보디아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일부 교민 사이에서는 피해자가 일확천금을 노리고 제 발로 들어와 납치, 감금 등 위험에 노출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자업자득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최근 들어 다수의 한국인이 캄보디아에서 강력범죄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해외여행을 꺼리는 사람 가운데 일부는 타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 공포를 느낀다. 국가별로 사건·사고에 대응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고 언어 장벽으로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는 점도 두려움에 일조한다. 돈 벌러 자발적으로 실제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후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피해를 당하는 사건·사고 건수가 급증했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해외여행에서 사건·사고 피해를 당한 국민은 1만5769명에 달한다. 2022년(1만1323명)과 비교하면 39.3% 늘었고 코로나19 여파가 있던 2021년(6498명)과 비교하면 2.4배 증가한 수치다. 유형별로는 분실 사고가 5618건(35.6%)으로 가장 많았다. 절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경기도 양평군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전 대통령의 배우자가 연루된 일부 의혹이 이 지역에서 시작됐기 때문. 최근에는 사람까지 죽었다. 인구 12만명의 소도시, 양평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지난 10일, 경기도 양평군 소속 공무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추석 연휴 다음날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공무원 A씨는 50대로, 양평군청 소속 면장이었다. A씨가 양평군 양평읍 자신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동료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윤 때부터 A씨의 부검 결과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으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떠올랐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일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로부터 8일 뒤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김씨 모친인 최은순씨의 가족 회사인 ESI&D가 2011~2016년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A씨는 2016년 양평군청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중구에 자리한 충무로갤러리에서 작가 장희진의 개인전 ‘HUEFOLD’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 장희진은 지난 20여년간 구축해온 색면 추상의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집약해 선보인다. 작가 장희진이 충무로갤러리에서 오는 17일까지 개인전 ‘HUEFOLD’를 진행한다. ‘HUEFOLD’라는 전시 제목에는 색채(HEU)가 겹쳐지고 접히면서(FOLD) 만들어내는 깊이와 흐름이라는 뜻을 담았다. 궤적의 집약 장희진은 2001년부터 ‘모델링 메이드 캔버스’라 불리는 독창적인 제작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캔버스 위에 모델링 페이스트를 여러 겹 바르고 일정 부분을 떼어내 요철이 있는 표면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은 단순한 회화적 준비 단계를 넘어 빛과 색이 머무는 구조적 기반이 된다. 화면 위의 굴곡은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며 동일한 색이라도 보는 각도와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채로운 시각적 재미를 만들어낸다. 장희진의 초기 작업은 나무와 숲의 여백을 담아내는 데서 출발했다. 색의 대비를 통해 자연의 틈과 흔적을 표현하던 화면은 점차 구체적인 대상을 지워냈다. 그 대신 순수한 색채 그 자체를 탐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때 정부의 ‘칼’ 역할을 맡아 위세를 떨쳤던 검찰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또 한 번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 검찰청이 완전히 폐지되기까지 유예기간은 1년. 검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봤다. 검찰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그 쓰임새가 달라졌다. 개혁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고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적도 있다. 칼로 쓰이면서 동시에 고쳐야 할 기관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정부도 검찰의 존재 자체를 지우진 못했다. 견제 기관을 만들어 권한을 축소한 적은 있지만 ‘폐지’를 가시화한 적은 없었다는 뜻이다. 대통령 의지 당이 화답? 지난달 26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획재정부를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라 검찰청은 설립 78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검찰청 업무 중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기소는 공소청이 맡는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공소청은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정해졌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설치에는 1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났다. 장장 열흘 가까이 이어진 휴일 동안 ‘밥상머리’ 화두는 뭐였을까? 정치, 경제 문제를 차치하고 단연 화제가 된 사안은 ‘카카오톡 업데이트’였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던 카카오톡의 몰락,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말 그대로 대란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불만이 쏟아졌다. 카카오톡 이야기다. 전 국민의 90% 이상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인 만큼 그동안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거나 변화가 있을 때마다 ‘말 공장’이 가동되는 건 흔한 일이었다. 거센 반발 예상 못해?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과장을 조금 보태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주가가 흔들렸고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 평점이 곤두박질쳤다. 직장인들이 모인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현직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폭로글이 게시됐다. 게시글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 모든 게 불과 보름도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났다. 카카오는 지난달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가능성, 일상이 되다’를 주제로 열린 개발자 행사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의 대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남도립미술관에서 ‘BLACK&BLACK’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동아시아 수묵 남종화와 1950년대 서구 블랙 회화를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교차 조망했다. 총 2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회화와 도자기, 영상 설치 등 7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파리 시립 세르누치 아시아미술관, 프랑스 국립현대미술센터, 아르퉁 재단 등 유수의 프랑스 기관으로부터 다양한 작품을 대여했다. 여기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을 비롯한 국내 여러 기관의 협력으로 작품 스펙트럼을 넓혔다. 공통 언어 1950년대 파리 화단은 전후 국제미술의 중심 무대이자 다양한 문화와 사조가 교차하는 공간이었다. 이 시기 파리는 단순히 유럽 미술의 수도에 머무르지 않고,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작가가 모여들어 예술적 실험과 교류를 나눈 국제적 예술의 장이었다. 특히 중국 출신 화가 자오우키는 서정적 추상의 흐름 속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의 작업은 전통 중국 회화의 서예적 필치와 산수화 공간 개념을 서구적 색채, 즉흥적 붓질과 결합해 시적이고 서정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0개월이 흘렀다.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등을 거치면서 ‘무정부’ 상태에서는 벗어났다. 표면상으로는 안정기에 접어든 모양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격랑의 시대’ 그 자체다. 정치색, 세대, 성, 지역 등 나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대혼란을 잠재울 방법을 찾아 종교계 큰 어른을 만났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자리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하 기사연)에서 김상근 목사를 만났다. <일요시사> 취재진이 먼저 기사연에 도착해 김 목사를 기다리는데 입구 쪽에서 ‘으쌰, 으쌰’ 하는 기합 소리가 들렸다. 거동이 불편한 김 목사가 난간을 잡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내는 소리였다. 사법부 늑장 갈라진 합의 지팡이를 팔에 걸고 한 칸씩 천천히 발을 디뎌 계단을 다 내려오는데 들린 ‘으쌰’ 소리는 열 번 정도였다. 차는 숨을 고르면서 김 목사는 방석 두 개를 덧댄 뒤 의자에 앉았다. 지팡이를 짚고 느리게 걸을 뿐 여든이 넘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활력이 넘쳤다. 인터뷰 장소까지는 직접 차를 몰고 왔다고 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계 민주화운동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전 국민에게 지급됐던 1차와는 달리 이번에는 소득 상위 10%가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 이 정책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진행됐다. 예산이 13조원이나 들어간 초대형 경기부양책인 셈이다. 효과는 어떨까?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 지원금으로 25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대선 이후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 실현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선심성? 지난 7월4일 31조7914억원 규모의 2차 추경예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30조5451억원에서 1조2463억원 증액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 1조8742억원을 더 투입하기로 하면서 전체 예산이 늘어났다. 당시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비수도권과 소멸 지역에 대한 지원금을 추가 상향했다”며 “기존 2만원에서 비수도권 3만원, 소멸 지역 5만원을 늘려 예산 6000억원이 반영됐고 기타 예산도 6000억원 증액했다”고 밝혔다. 같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자리한 갤러리 채율에서 작가 정윤영의 개인전 ‘Bloom’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정윤영이 갤러리 채율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이후 진행하는 첫 개인전이다. 대형 캔버스 작품과 드로잉 등 신작 회화 30여점을 준비했다. 정윤영은 이번 개인전 ‘Bloom’에서 꽃이 지고 다시 피어나는 생의 순환을 주제로 다양한 규모와 형식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윤영이 말하는 ‘피어남(blooming)’은 화려함의 절정이 아니라 결핍과 상실의 끝에서 맞이하는 조용한 시작이다. 중첩된 색감 동양과 서양의 회화적 기법을 혼재시킨 추상적인 화면은 언제나 미완의 상태다. 그 불완전성은 곧 우리 삶과 닮아있다. 선명한 색채와 겹겹이 중첩된 추상의 화면은 꽃의 개화와 소멸, 다시 피어남을 생생하게 시각화하며 생명력과 유동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유동하는 선의 흐름은 꽃의 연약함과 단단함을 동시에 품고 관람객에게 ‘불완전한 삶을 품은 채 다시 피어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정윤영은 “내 그림은 삶의 질곡 앞에 직면해 본래의 자기 자신, 즉 실존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견딤과 애씀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식물을 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를 패닉 상태로 만든 감염병이 우리나라를 덮쳤을 때 최전선에서 일한 사람들이 있다. 방진복을 입고 사망자의 유해를 수습해 화장장까지 옮긴 장례지도사들은 감염의 공포를 무릅쓰고 수천 명의 고인을 모셨다. 하지만 대유행의 시기를 지난 지금까지도 이들은 감염병에 대한 ‘정산’을 끝마치지 못했다. 2019년 중국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감염병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대부분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라는 이름의 감염병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2020년 1월20일 30대 남성의 감염으로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전 세계 덮친 감염병 공포 코로나19는 기침, 재채기 등에서 발생하는 비말(침방울)을 매개 삼아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감염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동을 통제했다. 집합시설의 이용 시간이 정해졌고 인원도 제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수는 빠른 속도로 늘었다. 코로나19는 2020년부터 2023년 5월 윤석열정부가 사실상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법원에 이어 대법원장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는 동조의 뉘앙스를 풍겼다가 은근슬쩍 발을 뺐다. 일각에서는 국회와 행정부의 사법부 흔들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연 복수일까, 정상화일까? 여당이 대법원에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최근에는 그 범위가 대법원장으로까지 넓어졌다. 국회 과반 의석으로 입법 권력을 틀어쥔 여당은 대법원장 탄핵까지 거론 중이다. 입법·사법·행정 등 삼권분립이 무너졌다는 지적과 사법부 정상화라는 반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흔들기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 내부에서 신뢰를 잃었고 대법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편향적이라는 법원 내부 평가가 있었다.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이 그리도 대단한가? 대통령 위에 있나? 국민의 탄핵 대상이 아니냐?”며 압박했다. 앞서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자리한 하랑갤러리가 작가 손승희의 개인전 ‘색色다른 풍경’을 준비했다. 손승희는 나와 타인, 그리고 세계의 관계를 탐구했다. 존재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드러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손승희의 개인전 ‘색色다른 풍경’은 나-타인-세계의 관계 맺음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다. 겹겹이 쌓이고 흐려지는 색과 선을 통해 관계의 흔적과 존재의 양상을 표현했다. 색채와 형상의 중첩은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다층적인 세계의 풍경을 드러낸다. 겹겹이 손승희는 “관계는 나와 타인, 세계가 끊임없이 얽히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해체됐다가 다시 엮이는 과정이다. 서로의 흔적이 스며들고 영향을 주고받는 만남의 지속적인 과정”이라며 “궁극적으로 내 작업은 우리 존재의 본질이 관계 속에 있음을 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색은 본질이 아닌 현상으로 드러나 작용하며, 풍경은 외부의 경치를 의미하기보다는 내면과 의식 속에서 관계가 만들어낸 층위로 나타난다. 색채와 형상, 층의 중첩은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관계가 만들어 내는 세계의 다층적 풍경을 보여준다. 색과 선을 통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확실하다고 굳게 믿었던 관계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초기부터 보이기 시작한 적신호가 이제 눈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모습이다. 어디서부터 균열이 시작된 걸까? 우리나라 외교는 한미동맹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꾀한 때도 있지만 대체로 한·미 혹은 한·미·일 관계가 우선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미국이 삐걱거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상수였는데 변수됐나 지난 12일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귀국했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으로 남성 307명, 여성 10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잔류를 택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의 불법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에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8일 만이다. 이들은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중에 체포·구금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급히 방문했다. 당초 이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각)에 전세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지연됐다. 외교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애를 밖에 내보내기가 무섭다.” 요즘 많은 부모가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 등·하교 시간이나 학원 이동 시간 등 아이가 혼자 있을 때를 노리는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 범죄는 그 해악이 엄청나기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하남에 사는 A씨는 아무리 바빠도 딸의 유치원 하원 시간을 빠뜨리지 않는다. 유치원 버스가 아파트 안쪽까지 들어와도 꼭 기다렸다가 아이와 함께 집으로 간다. 집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남짓이지만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려운 마음이 들어서다. 대통령도… 학원가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은 저녁 시간만 되면 아이를 데리러 온 부모들의 차로 혼잡하다. 주말에는 종일 차로 꽉 막힌 상태가 된다.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주고 데려가는 부모들 덕분에 주변 상점가도 호황일 정도라고 한다. 학원에서 학원으로 아이를 빠르게 이동시키는 기동성도 중요하지만 안전 문제도 있다. 한 학부모는 “혼자 다니는 애들을 보면 부모가 아이를 잘 안 챙기나? 이런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 애들을 노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동안 아동을 대상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소재 데이트갤러리에서 김기린의 개인전 ‘안과 밖, 그리고 경계 위의 감각(Inside and Outside, and the Sensation upon the Threshold)’ 전시를 준비했다. 김기린은 단색화의 선구자이자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으로 불린다. 2021년 작고한 김기린은 미술가 가운데 드물게 인문학을 전공했다. 한국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에서 활동했다. 1961년 프랑스 파리 디종대학교에서 미술사 학사 과정을 시작으로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와 국립고등장식미술학교에서 미술 학사와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음악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국내뿐만 아니라 프랑스 니스 이티네레르 화랑, 파리 자크 바레르 화랑 등 해외에서도 활발한 전시 활동을 펼쳤다. 디종미술관, 파리시립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예술문화센터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최근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개인전으로 다시 주목받았다. 김기린은 <어린 왕자>로 잘 알려진 소설가 생텍쥐페리를 연구하기 위해 프랑스에 갈 정도로 시와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언어의 한계를 느껴 글 대신 그림으로 생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