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구조견 입양으로 다시 찾은 행복

뜬장 개가 가족이 되기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요시사>와 동물구조단체 사단법인 위액트가 구조견 입양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지난해 10월 <일요시사> 지면에 구조견 홍보 캠페인을 처음 선보인 이후 현재 60회에 이르렀다. 구조견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 그들의 ‘식구’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조명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자기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시인 정현종의 작품 ‘방문객’의 한 구절이다. 누군가와의 만남이 한 인간의 인생에 있어 굉장히 거대한 사건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1년2개월
협업 프로젝트

동물은 어떨까? 열악한 환경에 방치돼있던 동물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구원받고 동시에 인간의 기쁨이 된다. 동물은 인간에게, 인간은 동물에게 서로의 일상으로 자리 잡는다. 동물을 들인다는 건 사람을 들이는 것만큼이나 인간의 삶에 있어 실로 대단한 일이다. 특히 인간에게 상처 입은 동물을 끌어안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위액트는 <일요시사>에 게재하는 구조견 입양 캠페인 문구에 ‘상처를 갖고 있는 구조견을 가족으로 맞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란 걸 알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의 힘을 믿습니다. 아이들에게 기적을 만들어주세요. 폭력 속에도 멍들지 않은 애정,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삶이 되어주세요’라고 적었다.

지난해 10월28일 <일요시사> 1503호에 실린 ‘스칼렛’을 시작으로 1564호 ‘바라’까지 60마리의 구조견이 지면에 실렸다. 위액트 측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80%가 국내외로 입양됐다. <일요시사>는 연말을 맞아 위액트 입양팀과 함께 구조견 입양 캠페인을 복기했다.


그리고 제2의 견생을 살고 있는 표고(구조 당시 이름은 빈츠)와 그 가족을 만났다.

지난해 3월 위액트는 한 건의 제보를 받았다. 강원도 동해에서 누군가가 유기견을 포획해 개 농장으로 유통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구조에 참여한 함형선 위액트 대표는 “구조를 자주 하다 보면 개와 주변 환경만 봐도 상황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개들의 크기가 다양했고 목줄의 종류도 천차만별이었다. 각기 다른 곳에서 데려온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개들의 상태가 외관상으로는 멀끔해 보였지만 심장사상충처럼 특정 개월 수 이상일 때만 감염되는 질병에 걸려 있었다. 빈츠는 그곳에서 구조했던 다섯 마리 중 한 마리였다.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빈츠의 모색이 과자 ‘빈츠’와 비슷해 활동가들이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동해시서 극적 구조
지난 9월 입양 파티서 만나

빈츠는 좁고 배설물로 가득한 뜬장, 상한 음식, 더러운 물 등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견생의 끈을 붙잡고 있었다. 당시 동행한 <일요시사> 영상팀이 포착한 영상에서도 빈츠는 구조자가 손을 내밀자 한껏 몸을 웅크리고 뒷걸음질 쳤다. 구조 당시 몸무게는 6㎏으로 털은 짧았고 바싹 마른 상태였다.

그로부터 9개월 뒤 빈츠를 다시 만났다. 집으로 들이닥친 취재진을 보고 처음에는 경계했지만 곧 주인 정유희씨의 곁에서 안정을 찾았다. 빈츠는 새로운 이름인 ‘표고’로 불리고 있었다. 정씨와 그의 아들이 오랜 시간 고민해 지은 이름이었다.

그 사이 표고는 몸무게가 12㎏까지 불었고 털도 ‘퐁실퐁실’하게 자란 상태였다. 정씨가 떠준 옷을 입고 있는 표고의 표정에서 구조 당시의 공포와 불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9일 표고의 새로운 집이 된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정씨와 표고를 만났다. 정씨가 인터뷰하는 내내 표고는 자신의 방석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정씨는 “표고가 집에 온 이후로도 한동안 이름을 정하지 못했다. 산책하거나 산에 가면서 아들과 나무나 풀, 식물 이름을 따서 지으면 어떨까 얘기했는데 마음에 드는 이름이 잘 안 떠오르다가, 어느 날 아들이 ‘표고 어때?’라고 물었다. 듣자마자 너무 좋아서 그 이름으로 했다”고 말했다.

‘표고’라고 하면 대부분 표고버섯을 떠올리는데, 정씨는 그 뜻 외에도 ‘바다의 면이나 어떤 지점을 정해 수직으로 잰 일정한 지대의 높이’ 등의 의미도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름을 정한 이후 빨리 익숙해지도록 자주 불러줬다. 3~4일이 지나니 표고라는 이름에 반응하더라. 영특하다”고 웃었다.

3년 전 정씨가 15년 동안 키운 고양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씨는 이후 고양이를 입양하려고 백방으로 알아봤다. 구조자가 입양 신청서를 쓰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까다롭게 구는 등 힘든 일도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씨는 개를 입양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까다로운
입양 절차

그러다 친구가 임시보호(임보)하던 개를 며칠 맡아준 뒤 관심이 생겼다.

정씨는 “고양이를 기를 때는 특성상 집에서 거의 활동했는데 개는 아이와 공놀이도 하고 몸으로 노는 게 된다는 걸 알았다. 그때부터 포인핸드(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어플에서 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1년가량 정말 많은 유기견을 살펴봤지만 여름이 다 지나갈 때까지도 마음에 닿는 개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게 바로 표고(당시 빈츠)였다. SNS 알고리즘으로 위액트 사이트에 게재된 표고의 공고 이미지가 뜬 것이다.

정씨는 “8~9개월 동안 사진을 한 번 본 뒤에 다시 찾아서 본 경우가 없었는데 표고는 계속 생각났다. 나중에는 내가 보지 못한 사진이나 영상이 있을까 싶어서 열심히 찾아서 봤다. 실물을 보러 갈 때쯤엔 웹에 올라온 영상이나 사진은 전부 본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정씨와 그의 아들, 표고의 만남은 위액트에서 주최한 ‘입양파티’를 통해 이뤄졌다. 지난 9월에 진행된 입양 파티에서 정씨와 그의 아들은 표고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다.

위액트 관계자는 당시 두 모자의 모습을 보고 “일반적으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강아지에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 그분들은 오로지 표고였다. 그래서 우리끼리도 ‘빈츠는 저 집에 가면 되겠다. 저 집에 가면 평생 행복하게 살겠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들이 입양 파티 장소에 들어가자마자 ‘어? 빈츠다!’ 하고 먼저 알아봤다. 표고는 그때도 소심하고 (사람이) 무서워서 익숙한 사람 다리 사이에 얼굴만 내밀고 있었다. 그때부터 표고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걸음걸이가 어떤지, 눈빛이 어떤지, 어디를 많이 보는지 유심히 봤다. 표고는 내내 수줍어했던 기억이 난다”고 웃었다.


가족·이웃
살가워져

정씨는 입양 파티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집에 와서도 여러 번 봤다. 이후 표고의 입양 신청서를 작성했다. 위액트의 입양 신청서는 ▲주거 환경 ▲가족 구성원 ▲반려 경험 ▲입양 동물 케어 등 질문만 수십 개에 이를 정도로 ‘악명(?)’ 높다.

입양 신청서가 통과된 이후에도 화상 인터뷰, 트라이얼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트라이얼은 입양을 원하는 강아지를 2주간 집에서 임시 보호하면서 위액트가 주는 미션을 수행하는 절차다. 웬만한 마음이 아니면 애초에 시작조차 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입양 신청서 문항 하나하나를 아들과 논의해 적었다”는 정씨는 “보기에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인데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입양 신청서를 작성한 이후에 용기 같은 게 막 생겼다고 할까, 마음가짐이 좀 달라졌다. 표고가 우리 가족이 될 수 있게, 위액트에서 표고를 우리에게 허락해 주실 수 있게, 되게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긴 절차를 거쳐 표고는 정씨의 가족이 됐다. 입양 확정 이후 6개월 뒤에 소유권 이전이 이뤄지는 위액트 정책상 아직 정식 견주는 아니지만 정씨는 그때부터 ‘내 강아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표고는 정씨에게는 ‘둘째’, 정씨의 아들에게는 ‘여동생’으로 이들의 품에 안겼다.

정씨는 “표고가 온 이후로 내가 아들에 대해 놓치고 있던 부분을 알게 됐다. 아들이 표고를 보면서 때때로 질투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아들에게도 똑같이 스킨십을 해주고 표현해준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생겼던 아들과의 거리감을 인식하고 좁혀나가고 있다”며 “또 이웃하고의 대화도 많이 늘었다. 표고는 산책하러 나갈 때마다 다른 개들한테 관심을 보이곤 하는데 그때마다 개 주인들과 날씨 얘기라도 하게 된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재택근무 중인 정씨는 표고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는 “오전 8~9시에 아침 산책을 하고 돌아와 밥을 먹고 잠시 놀아준다. 이후 나는 일하고 표고는 잠을 잔다. 분리불안이 조금 있어서 낑낑대긴 하는데 그것도 나아지는 중이다. 오후 6시경에 아들과 같이 저녁 산책을 간다”고 설명했다.

마르고 볼품없던 모습 사라져
“누구나 할 수 있는 결정·행동”

일주일에 1번 정도는 산에 올라가는데 그때는 6시간가량 산책을 한다고 했다.

정씨는 “개에게 반복된 루틴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해서 아침, 저녁 산책길은 완전히 똑같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표고의 상태는 처음보다 엄청나게 좋아졌다.

그는 “처음에 표고는 다리를 약간 저는 식으로 걸었다. 신체적으로 다치거나 불편해서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눈치를 보느라 몸을 웅크리면서 생긴 버릇이다. 집에 온 뒤 산책을 하면서 그 부분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뿌듯해했다. 실외 배변을 하면서 배변 실수도 사라졌고 분리불안도 좋아지고 있다.

정씨는 “동물이 인간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사람은 말을 하지 못하는 시기엔 우는 걸로 의사 표현을 하지 않나. 그때 그게 뭘 뜻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하지만 개는 다르다. 뭘 더 먹고 싶고, 산책을 더 했으면 좋겠고 같이 좋고 싫음이 명확하다. 훈련만 되면 똥오줌도 가리고 루틴을 만들어주면 손 가는 부분도 줄어든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아주 조심스럽게 “저와 제 아들이 좋은 일을 했다거나 거창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하게 된 계기를 묻자 나온 답이었다. 그는 “표고를 만나기 전 포인핸드를 보면서 관심이 가는 개에 표시를 해뒀다. 그 사이트에 최근 들어가 봤는데 그 아이들이 여전히 그대로 있었다. 입양된 개는 2~3마리에 불과했다. 생각보다 개 입양이 잘되지 않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개 입양이 대단한 일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개를 구조하고 입양 보내는 위액트 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인터뷰하게 됐다.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개의 상처
회복으로

정씨는 “누구든지 자기 생활 루틴이 있지 않나. 밥 먹고, 잠자고, 일하는,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 시간에 몇 퍼센트를 강아지에게 떼어줄 수 있는지, 여가나 문화생활 하는 시간을 줄여 그 시간을 개에게 쓸 수 있는지, 그런 생각이 확실하게 들면 개와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양을 원하는 이들에게 당부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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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