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55주년 기념 전시’ 로얄앤코+장준호

기능적 시간+생리적 시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욕실 전문 기업 ‘로얄앤코’가 창립 55주년을 맞아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 예술 전시 플랫폼 ‘갤러리로얄’에서 작가 장준호와 함께 전시 ‘Soft Time’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로얄앤코가 축적해 온 1970~1990년대 설계 도면과 장준호의 밀랍, 목재 조각, 관객 참여형 설치 작업을 병치해 구성됐다.

로얄앤코는 2007년 문화사업부를 신설한 이후 예술 전시 플랫폼 갤러리로얄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갤러리로얄은 기능·기술 공간에 대한 로얄앤코의 철학을 확장해 예술적 시각 실험을 선보이는 전시 플랫폼이다.

과정의 시간

갤러리로얄은 지난 4일부터 55주년 기념 전시 ‘Soft Time’을 진행하고 있다. 작가 장준호와 함께 기술과 감각, 기능과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각 실험을 제안한다.

전시장 벽면은 로얄앤코가 1970년대부터 수십 년 동안 직접 손으로 그린 설계 도면을 비롯해 현재의 그래픽 도면에 이르기까지의 자료로 채워졌다. 기업의 긴 역사를 시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도면의 선은 제품 생산을 위한 기능적 기술 자료를 넘어 로얄앤코의 장인이 쏟았던 고민과 손끝의 집중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표면이다. 기능이 완성되기 이전 단계인 ‘과정의 시간’이 압축된 흔적이자 기술의 역사 속에서 시간이 응축되고 물성이 부여되는 방식을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 같은 기술적 흐름과 병치되는 감각의 층위에서 장준호는 밀랍과 나무를 사용해 인간의 장기나 손을 조각한 설치 작업을 소개한다. 장준호는 로얄앤코의 기술적 기록을 기능의 언어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촉각과 감각이라는 감성적 어휘로 재해석하며 그 안에 유기적 생명성을 불어넣는다.

설계 도면 아카이브와 조각
새로운 영감의 출발점 선봬

장준호의 조각은 생리학적 기관의 재현을 넘어서 제품의 기능이 시작되기 이전에 가장 먼저 활성화되는 원초적 촉각과 감각, 즉 몸 안의 운동을 시각화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로얄앤코의 기능적 시간과 인간의 생리적 시간을 한 공간 안에 머물게 하며 두 영역이 맞물리는 부드러운 교차점을 탐색한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관람객이 직접 손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제작된 대형 조각이 있다.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이 조각은 관람객이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조절하면서 작품과 공간의 관계를 직접 경험하도록 설계됐다.

관람객은 몸의 움직임(생리적 운동), 조각이 움직이는 방식에서 드러나는 기계적 리듬, 그리고 그 두 요소가 만나 만들어내는 감각적 변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된다. 이 작품은 단순히 움직이는 오브제를 넘어 관람객에게 전시의 주제를 직접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장치다.

갤러리로얄 관계자는 “로얄앤코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욕실을 단순한 생활 공간이 아닌 회복·사유·감각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확장해 바라본다”며 “1970년대부터 이어져 온 로얄앤코의 기술적 기록과 장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설계 도면은 오늘날의 감각과 만나 새로운 영감의 출발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교차점 탐색


이어 “Soft Time은 기술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 손의 흔적, 시간의 흐름을 예술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전시로 로얄앤코가 추구하는 ‘욕실은 영감의 공간’이라는 철학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며 “기업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앞으로 어떤 문화적 지향점을 만들어갈지 탐색하는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내년 2월26일까지. ⓒ갤러리로얄

<jsjang@ilyosisa.co.kr>

 

[장준호는?]

▲학력
홍익대학교 조소과 졸업(2008)
홍익대학교 조소과 대학원 졸업(2013)

▲개인전
‘도마의 환상’ 한향림미술관(2024)
‘Bug’s Life’ 공간 황금향(2023)
‘유치뽕치유’ 스페이스55(2018)
‘조율하는 마음대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2017)
‘벌레잡기’ 드로잉스페이스 살구(2016)
‘House of Dogma’ Space CAN 오래된 집(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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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