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3 03:01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4대 그룹 총수들이 추석 연휴 동안 국내에 머물며 미래 사업 구상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해외 일정 대신 차분히 시간을 갖고 그룹의 신규 사업 및 사업전략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불러온 신풍속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재계 총수들은 조용히 안살림을 챙기는 모습이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차지 못한 탓이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은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대비해 코로나 시대 경영 전략 구상에 전념하기 바빴다. 자택서 밑그림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국내외 출장 등 별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연휴 기간 동안 해외 주요 사업장을 찾아 시장을 점검하거나 유력 인사들과 친분을 다지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이처럼 지난해 추석에 국내에서 조용히 경영구상을 가졌던 재계 총수들이 올해는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재계의 시선이 쏠렸다. 일단 지난해와 큰 변화는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확정됐다.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기대효과는 엄청나다. 그간 미뤄졌던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는 오후 2시부터 6시30분까지 약 4시간30분 간 비공개 회의 끝에 총 810명을 가석방하기로 의결했다. 가석방 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결국… 이례적 조치 총 9명(법무부 4명, 외부 위원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는 이재용 부회장이 수형 성적 등 가석방을 위한 정량적 요소를 모두 충족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법무부는 지난 4월부터 모범 수형자의 사회복귀 촉진 등을 위해 형기의 60% 이상을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개정해 시행해왔다. 가석방이 확정된 이재용 부회장은 수감 207일 만인 지난 13일 오전 10시에 서울구치소를 나왔다. 만기 출소를 11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 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와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상태였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한국맥도날드가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직면했다. 볼륨은 나날이 커지는 반면 수익성은 뒷걸음질의 연속이다. 일등 버거 브랜드의 재정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한국맥도날드’는 1986년 8월 설립된 레스토랑 및 프랜차이징 운영 법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106개 프랜차이즈 식당을 비롯한 40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고 ‘맥도날드 APMEA Singapore Investment’가 전액(약 699억원) 출자했다. 1등 햄버거 한국맥도날드는 얼마 전까지 재무 및 손익구조가 공개되지 않던 회사였다. 공시의무가 없는 유한회사(유한책임사원이 각 출자액에 한해 책임을 지는 법인)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재무 상태는 최근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2019년 말 기준 총자산 또는 매출 500억원 이상인 유한회사를 2020 회계연도부터 외부감사 대상에 포함시키도록 한 ‘신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 덕분이었다. 공개된 한국맥도날드의 재무 및 손익구조에서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부각됐다. 볼륨 확대라는 측면이 전자라면, 저조한 수익성은 후자에 해당한다. 지난해 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엠투엔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던 신라젠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제 막 신사업을 시작한 엠투엔과 자금난에 봉착한 신라젠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를 계기로 서홍민 엠투엔 회장에 대한 제약업계의 주목도가 한층 높아졌다. 이참에 대부업계의 거물이라는 서 회장의 배경이 재조명되는 형국이다. 지난 5월31일 신라젠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엠투엔을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엠투엔이 신라젠 신주 1875만주를 총액 600억원에 인수한다는 게 계약의 기본 골자였다. 발행가액은 외부기관의 주식가치 평가를 통해 결정됐고, 엠투엔은 신라젠 지분 20.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배보다 큰 배꼽 엠투엔의 신라젠 신주 인수 결정은 신사업 진출 차원의 행보로 읽힌다. 과거 디케이디앤아이라는 사명을 썼던 엠투엔은 지난해 8월 임시주총을 통해 회사 정관의 사업 목적에 의약품 제조와 연구·개발업 등을 추가하고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한 단계를 밟았다. 국내 법인 엠투엔바이오를 출범시켰고, 미국 신약개발 업체인 그린파이어바이오(GFB)를 인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이 조직적인 움직임을 드러냈다. 회사 차원에서 진행했던 오너 회사 챙기기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가 깔려 있다. 아들의 미래를 챙기던 아버지는 졸지에 경영권을 위협받는 현실에 직면한 양상이다. 지난 2일 사조산업은 이사회를 열고 내달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주총에서는 임시주총을 열기로 한 이번 결정은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의 요구에 따른 수순이다. 상법상 임시주총 소집을 갖기 위해선 3% 이상의 지분을 넘겨야 하는데,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측 지분이 1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 주진우 해임 ▲감사위원 해임 및 선임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갈등 소액주주연대의 요구 조건은 명확했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2선 후퇴와 기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3명의 해임 요구가 바로 그것이다. 대신 소액주주연대가 추천하는 감사위원 4명의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제시했다. 소액주주들의 이번 단체 행동은 ‘캐슬렉스서울-캐슬렉스제주’의 합병 추진에서 촉발됐다. 지난해 말 사조산업은 공시를 통해 종속기업인 캐슬렉스서울이 캐슬렉스제주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이수건설이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백조로 탈바꿈하길 기대하며 자금수혈을 거듭했건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상태다. 이수그룹은 김준성 명예회장이 1969년 설립한 이수화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김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상범 회장이 경영총괄을 맡은 이후 급속도로 몸집을 키웠고, IT·건설·바이오·스마트팜 분야를 아우르는 중견그룹의 면모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버는 족족 투입해봐야… 이수그룹은 2000년대 초 ㈜이수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했고 ‘이수엑사켐→㈜이수→이수화학→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다.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김 회장이 서 있다. 김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이수엑사켐은 ㈜이수의 최대주주(73.4%)이고, ㈜이수의 나머지 지분(26.6%)은 김 회장의 몫이다. 이수엑사켐과 ㈜이수가 지배구조 상에서 남다른 중요도를 드러낸다면, 이수화학은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한다. 이수화학은 세탁세제의 원료인 연성알킬벤젠(LAB)과 노말파라핀(NP)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2017년부터 4년간 순손실을 기록했던 이수화학은 올해 들어 실적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한국미니스톱이 녹록지 않은 현실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수혜를 만끽할 거란 예상과 달리 성적표는 최악에 가까웠고, 빚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일본계 은행의 도움을 받아 이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흠집 난 재정건전성을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한국미니스톱은 1997년 2월 설립된 편의점 운영 법인이다. 지난 2월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 100%(508만주)를 보유한 일본 미니스톱㈜이다. 일본 미니스톱은 2019년 6월 ㈜대상으로부터 한국미니스톱 지분 20%(101만6000주), 지난해 6월 미쓰비시로부터 한국미니스톱 지분 3.94%(20만152주)를 인수했다. 일본 미니스톱이 지분 인수의 대가로 대상과 미쓰비시에 지불한 금액은 각각 416억원, 37억원이었다. 적자 전환 한국미니스톱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편의점 업종이 코로나19의 대표 수혜 업종으로 부각된 덕분이었다. 편의점은 주택가 및 상가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데다, 별다른 영업제한을 받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인해 대형마트 심야영업 제한이라는 반사이익도 누릴 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메리츠증권 사외이사가 돌연 사임을 표명했다. 어찌된 영문인지 다음 행선지 역시 메리츠증권이었다. 회사 측은 옛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표면상 회사가 사외이사에게 영전의 기회를 준 모양새다. 지난 3월18일 메리츠증권은 김석진 사외이사(감사위원회위원장)가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이사의 사임은 임기를 절반가량 채운 상태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월 김 전 이사를 신임 사외이사(임기 2년)로 선임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례적 인사 김 전 이사가 사외이사 직위를 내려놓을 당시만 해도 명확한 사임 이유는 드러난 게 없었다. 메리츠증권 측은 단지 ‘일신상의 사유’라고 밝혔을 뿐이고, 공석이 생긴 사외이사직 한 자리는 곧바로 이상철 동국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로 채워졌다. 공교롭게도 사임 이유를 유추할만한 단서는 보름 남짓 지난 시점에서야 공개됐다. 지난 4월7일 메리츠증권은 4월1일자로 김 전 이사를 전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했다. 김 전 이사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전 이사는 1987년 증권감독원에 입사한 뒤 금감원에서 증권감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보복운전으로 인해 뭇매를 맞고 있다. 보복운전으로 차량을 파손하고, 상대 운전자를 다치게 한 혐의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도덕성에 큰 흠집이 생겨버렸다. 결과적으로 구 부회장의 일탈 행동은 엄청난 나비효과로 되돌아왔다. 동생에게 경영권을 빼앗기게 된 배경이 된 것이다. 구본성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의 보복운전 행각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특수재물손괴와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구 부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 3월 재판에 넘겨졌고, 변론은 지난 5월13일 마무리된 상태였다. 욱하는 성격 민망한 추태 구 부회장은 지난해 9월5일 서울시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보복 운전을 감행했다. 압구정로데오역 방향으로 자신의 BMW X5 차량을 몰던 중 40대 남성의 벤츠 차량이 차선을 바꿔 자신의 차 앞에 끼어들자 홧김에 저지른 일이었다. 구 부회장은 순간적으로 격분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A씨의 차를 앞지른 뒤 급정거했고, 이 과정에서 A씨 차의 전면이 구 부회장 차의 후면과 충돌했다. A씨는 추돌사고로 인해 400만원에 가까운 차량 수리비가 나온 것으로 전해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코아스가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를 만나면서 실적은 급격히 나빠졌고, 재정에 빨간불이 목격된 상태다. 1992년 출범한 코아스는 2005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안착한 사무용 가구 제조업체다. 해당 분야에서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21%(매출액 기준)이고, 선두 업체인 퍼시스(61%)를 뒤쫒고 있다. 되는 게 없다 다만 최근 흐름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특히 지난해에는 심각한 실적 뒷걸음질이 목격됐다.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982억원에 머물렀고, 2019년 3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년 새 2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코아스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2016년 이래 4년 만이다. 코아스의 부진한 성적표는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이다. 사무용 가구 업체들은 언택트 문화 확산 및 재택근무 보편화로 인해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코아스 역시 오피스 가구 교체 수요 감소라는 악재를 맞았다. 코아스는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냉각된 시장 분위기에 대응하고자 변화를 모색 중이다. 우선 사업 조직 강화로 기획, 제품 개발 등 부문별 외부 전문가를 적극 영입했고, 배송부터 생산, 디자인,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신영증권 사외이사 명단에 전직 국회의원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후보자의 전문성에 주목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견제 기능보단 대관업무를 감안한 결정쯤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십수년 넘게 이어진 내부인 출신 사외이사 선임 행보마저 재조명받는 양상이다. 사외이사 제도의 목적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 및 감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본래의 감시기능 대신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한 거수기 역할에 그치곤 했던 게 현실이다. 방파제 역할을 기대하기도 한다. 특히 국회의원 출신 사외이사가 선임되면 외풍을 차단용 혹은 방패 역할을 기대한 인사라는 시각이 대두되곤 한다. 최근 신영증권의 사외이사 선임 움직임도 비슷한 맥락이다. 화려한 이력 진짜 목적은? 신영증권은 지난 6월25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제67기(2020년 4월 1일~2021년 3월 31일)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2인 선임의 건 등을 처리했다. 특히 지난 5월28일자로 임기가 만료된 신현걸·이병태 사외이사를 대신할 신규 사외이사 2인 선임의 건에 관심이 집중됐다. 두 사람은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웅제약 오너 일가 구성원이 또 한 번 구설에 휘말렸다. 창업주가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자식 세대에서 연이어 잡음이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수년 전에는 후계자가, 이번에는 딸이 문제였다.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채무자 A씨 측이 채권자 윤영 전 대웅제약 부사장 등을 공동 공갈과 공동 강요,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 2월 윤영 전 부사장 등은 A씨의 딸 결혼식장에 나타나 빚을 갚으라며 축의금을 가져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의 집 잔치서… A씨는 윤영 전 부사장 등이 채무변제 명목으로 축의금을 강탈했으며, 축의금을 주지 않으면 식장에서 난동을 피우겠다며 협박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윤영 전 부사장이 건장한 남성 6명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채무로 인한 것이다. A씨는 보험 실적 등을 유지하기 위해 초등학교 동창인 윤영 전 부사장으로부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수차례에 걸쳐 돈을 빌렸다. 이 기간 동안 윤영 전 부사장이 빌려준 돈은 7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A씨는 해당 금액 중 일부를 갚지 않았고, 지난해 1월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든든한 소방수가 될 거란 기대는 이미 사라졌다. 세간의 눈총을 받으면서까지 무리하게 복귀한 것 치고는 보여준 게 영 시원찮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는 화장품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1993년 화장품 사업과 인연을 맺은 정 대표는 2003년 설립한 더페이스샵을 앞세워 로드숍 화장품 시장을 공략했고, 더페이스샵은 출범 2년 만에 업계 선두로 등극했다. ‘정 대표가 있었기에 더페이스샵이 업계 1위로 올라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로 그의 사업 수완은 독보적이었다. 잘나갔던 옛 기억 정 대표는 덩치가 커진 더페이스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2005년 사모펀드에 더페이스샵 지분 70%, 2009년 LG생활건강에 나머지 지분을 넘기면서 2000억원대 현금을 확보했다. 다음 행선지 역시 동종업계였다. 정 대표는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옛 장우화장품)을 인수해 또 한 번 로드숍 화장품 시장을 노크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수딩젤’ ‘아쿠아 수분크림’ 등 히트상품의 활약에 힘입어 정 대표가 인수한 지 1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하기에 이르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오리온그룹이 파격적인 인사를 결정했다. 타 업종에서의 경력 1년이 전부인 인물을 데려오고자 핵심부서 수석부장이라는 직함을 건넨 것이다. 물론 오너의 장남이라는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1남1녀(담경선·담서원)를 두고 있다. 이들 가운데 독자인 서원씨는 유력 승계 후보자로 꼽혀왔다. 배경이 힘 1989년생인 서원씨는 뉴욕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중국 유학을 떠났다. 서원씨의 중국 유학은 담 회장의 결정으로 해석됐다. 담 회장은 증조할아버지가 타이완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화교 3세다. 중국 유학을 마친 서원씨의 행선지는 오리온그룹이 아니었다. 서원씨는 지난해 하반기에 카카오그룹 인공지능(AI)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재무팀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첫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출범했던 AI랩(LAB)이 2019년 12월 분사하면서 만들어진 회사다. 서원씨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입사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담 회장 부부가 서원씨를 둘러싼 그룹 안팎의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외부에서 경력과 노하우를 쌓은 후 입사하는 게 낫다고 판단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뱅뱅어패럴 후계자들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뒤바뀐 형국이다. 아쉬움을 남겼던 장남이 재평가의 계기를 마련한 반면, 수월했던 초창기를 보냈던 차남과 삼남은 자질에 대한 물음표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권종열 회장이 1961년 창업한 뱅뱅어패럴은 1990년대에 토종 패션 브랜드 ‘뱅뱅’의 활약에 힘입어 국민 청바지 회사로 등극했다. 권 회장 일가는 뱅뱅어패럴에 대한 확고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회사 지분 100%를 권 회장 일가가 보유 중이고, 특히 권 회장의 지분율은 57.2%에 달한다. 떼어 주고 능력 검증 아흔을 넘긴 권 회장은 여전히 뱅뱅어패럴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대신 권 회장의 세 아들(성윤·성재·성환)은 뱅뱅어패럴 경영에 참여하기보다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계열분리된 법인을 운영하는 길을 택했다. 이 무렵 장남인 성윤씨는 유·아동복사업을 영위하는 ‘디시티와이’에 둥지를 틀었다. 차남인 성재씨는 UGIZ를 운영하는 ‘더휴컴퍼니’를, 삼남인 성환씨는 ‘에드윈’을 전개하는 ‘에드윈인터내셔널(현 헨어스)’에 터를 잡았다. 성윤씨는 미국 사우스이스턴대와 아메리칸대에서 MBA를 마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투자의 귀재가 지휘하는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쉼 없이 사들이고 있다. 단순 투자 차원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일순간 경영 참여를 선언해도 크게 놀라울 건 없는 상황. 이런 가운데 회장 얼굴에 먹칠해버린 세종텔레콤의 초보적인 실수가 향후 주식 매수 행보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도가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1954년 5월 설립된 유진투자증권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유진그룹 산하 금융계열사다. 2007년 12월자로 서울증권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고, 최대주주는 올해 1분기 기준 보통주 2640만920주(지분율 27.25%)를 보유한 유진기업㈜이다.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29.03%(2811만7385주)다. 거듭된 사들이기 유진기업의 유진투자증권 지분은 30% 근방에 불과하지만, 지금껏 지배력을 행사하는 동안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경영권을 위협할법한 외부 요소가 딱히 없는 데다,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곳은 유진기업에 국한됐을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양상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뭇 달라졌다. 세종텔레콤이라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 급부상한 영향이었다.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4월23일 유진투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미뤄지고 있다. 국외에서는 기업결합 심사가, 국내에서는 극렬한 반대 목소리가 암초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산업은행은 2019년 1월 현대중공업그룹을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확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5970만주)을 현대중공업에 현물출자하는 게 골자다. 대신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상환전환우선주 1조2500억원어치와 보통주 600만9570주를 받는다. 안팎 악재 하지만 계약이 체결된 지 2년이 넘도록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합병 작업은 좀처럼 완료되지 않고 있다. 승인 작업이 지지부진한 까닭이다. 지난달 말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현물출자 투자계약 기한’을 추가 연장키로 가닥을 잡았다. 유럽연합(EU) 등이 양사 합병 기업결합 심사를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연기한 데 따른 것이다. 산업은행이 현물출자 투자계약 기한을 연장한 것은 이번까지 총 세 차례다. 일단 산업은행은 이번 기한을 최대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합병 기업결합 심사가 그쯤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한국마사회가 때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김우남 현 회장의 측근 채용 시도 의혹이 부각된 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이번에는 보복성 인사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근로감독관 파견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왔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지난달 26일 한국마사회는 부회장·인사처장·인사부장을 대상으로 하는 인사발령을 결정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길을 끄는 건 인사처장과 인사과장의 보직 이동이다. 이들은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이 측근 부당채용 시도, 직원을 향한 폭언 논란에 휘말리는 과정에서 김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이다. 오비이락? 지난 3월 김 회장은 국회의원 시절 자신을 보좌했던 인물을 한국마사회 비서실장으로 특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이를 거부한 인사담당자에게 수차례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사건의 파장은 제법 컸다. 지난 5월 김 회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감찰을 받았고, 청와대는 마사회의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에 감찰 및 규정에 다른 조치를 지시했다. 또 채용을 강요한 혐의(강요미수 및 업무방해)로 김 회장에 대한 고발이 이뤄졌고, 경찰은 지난달 24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독립문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실적은 수년째 내리막이고, 매각 작업은 소리만 요란할 뿐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오너 경영인이 구원투수로 등장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독립문은 1947년 고 월암 김항복 선생이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세운 대성섬유공업사에 뿌리를 둔 토종 패션기업이다. 가내수공업 형태로 만든 메리야스를 취급했던 대성섬유공업사는, 1960년대 평안섬유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미 8군이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1970년대에 1300만달러 수출을 달성한 섬유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다. 패션 한우물 심각한 위기 1971년 론칭한 캐쥬얼 브랜드 'PAT'는 대성섬유공업사 패션전문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게끔 만든 전환점이었다. PAT는 국내 패션기업으론 최초로 대리점 체제를 도입하는 등 기존과 다른 수익모델을 제시했고, 이 무렵 평안섬유공업은 내의 업체를 넘어 패션기업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마냥 탄탄대로만 달려온 건 아니다. 오일 쇼크 여파로 1980년에 법정관리를 받는 신세로 전락하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 과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장지선·구동환 기자 = 피고인의 유죄를 자신했던 검찰이 ‘유니패스’로 인해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유니패스에 남겨진 통관 기록이 검찰의 기존 입장과 상충되는 형태를 보여준 덕분이다. 이참에 사건의 도화선 역할을 했던 태경농산마저 소환되는 양상이다. 2019년 6월 검찰은 이성열씨와 그의 동생에 대한 불구속구공판을 결정했다. 검찰은 두 사람을 슈퍼마린종합물류(창고보관업, 이하 슈퍼마린), 슈퍼코리아종합물류(무역업)의 실질적 운영 주체로 인식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현재 검찰과 피고인 측은 수원지검 평택지원에서 치열한 법정 다툼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치열한 공방전 검찰은 피고인이 중국에서 2013년 12월4일부터 12월30일 사이에 순차적으로 수입한 태경농산 소유의 냉동홍고추 1848톤을 본인 소유의 슈퍼마린 보세창고에 업무상 보관하던 중 일부를 특정 시기에 임의 처분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성열의 주도 하에 해당 품목에 대한 계획적인 밀반출이 행해졌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태다. 검찰 측 주장에 따르면 피고인이 2013년 12월8일부터 2015년 1월29일 사이에 임의 처분한 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