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


“‘한탕’ 아닌 ‘대안 정책국감’ 돼야”
뉴라이트 출신의 한나라당 장제원(41) 의원은 같은 지역에서 재선(11, 12대)을 했던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차남이다. 장 의원은 “10년만에 찾아온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데 스스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국회에 첫 입성한 소감을 밝혔다.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바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는 장 의원을 만나 정견과 포부를 들어봤다.

18대 총선에 당선된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당과 나라의 개혁’을 열망하는 신선한 젊은 신예다. 장 의원은 아버지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이 정계에 진출하면서 중·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을 정치인의 아들로 성장하게 됐다. 그런 아버지 뒤를 이어 국회의원이 된 장 의원은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당시가 5공, 6공 때였는데 아버지는 교통체신위원회에서 일하시면서 ‘철도현대방안’이라는 논문을 만드셨고, 정말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의원이셨다”며 “아버지는 정부가 어떻게 탄생했든 간에 국정을 잘 책임질 수만 있다면 역사에 참여해 그 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아버지처럼 연구하고 공부하는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정치는 함께 하는 것이고 함께 하려면 무엇보다 ‘신의’가 중요하다”며 자신의 정치 철학을 밝혔다. 그는 “동료 국회의원과의 신의, 국민들과의 신의가 유지되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장 의원과의 일문일답.
- 최근 초선 모임이 활성화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 일하는 초선의원 모임이라는 뜻의 ‘일초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 아침에 스무명정도의 초선의원들이 모여 국정현안에 대해 공부한다.

- MB정부가 초기부터 경제, 외교, 안보 등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은.
▲ 일종의 ‘명현현상’이 아닐까 싶다. 더 큰 성장을 위한 일시적 고통이라고 본다. 10년 동안이나 굳어진 사회구조와 관습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일은 쉽지 않다. 변화는 고통스러울 수 있으나, 결과는 좋으리라고 확신한다.

- 경제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 지금의 경제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다. 대한민국은 수출이 70%나 차지하는 수출주도형 국가로서 환율 및 유가 등의 대외 변수에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서비스산업을 키워 내수기반을 늘려 경제의 안전성을 도모하고,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감세 및 주택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국민경제에 유동성을 제공하여 국민들의 고통체감지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 완화 문제에 대한 견해는.
▲ 종부세는 징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화되어야 마땅하고, 결국엔 재산세와 통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그릇된 인식, 그리고 지방세수 확보 등을 감안하면 보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이번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시정을 요구하는 불교계의 대규모 시위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항상 종교계가 국민 통합을 위해 큰 역할을 해왔다. 조금의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불교계의 입장에서는 섭섭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동안 사과도 있었고 화해를 위한 노력도 많이 했으니, 불교계에서 국민통합적 차원에서 자비심을 베풀어주셨으면 좋겠다.

- 한나라당이 ‘미디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구성했는데 역할과 구성원은.
▲ 문방위 의원들 일부와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의원들 일부로 구성되어 있다. 특위 위원장은 정병국 의원이 맡았고 나경원 제6정조위원장을 비롯 최구식, 이계진, 김재경, 강승규, 조해진, 구본철, 구상찬, 성윤환, 손범규, 안형환, 장제원, 정미경, 주광덕, 진성호, 허원제 의원 등 총 16명의 위원이 참여한다. 미디어특위는 언론 자유를 신장하고, 대국민 언론서비스를 향상한다는 세가지 원칙 아래 언론산업의 활성 방안 및 방송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방안, 뉴미디어와 융합서비스 발전방안 등 종합적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 18대 국회에서 가장 중점을 둘 곳이 행정안전위원회인데 앞으로의 계획은.
▲ 행정안전위원으로서 행정의 효율화 및 법질서 확보, 지방의 살림살이를 좋게 하기 위한 지방재정 확충, 법적 제도적 장치, 그리고 IT강국을 더욱 선도하고, 국민의 소중한 재산과 인명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법안 마련과 정책 개발에 매진하겠다.

- 10월 국정감사의 화두와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 이번 국감의 화두는 대안국감이다. 한건 잡았다하는 ‘한탕주의식 국감’이 아니라 ‘대안국감’, ‘정책국감’을 해야 한다. 국감에서 정부를 무조건 질타하는 네거티브보다 잘한 것은 칭찬하고 좋은 사례를 제시해 훌륭한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포지티브 전략으로 나서겠다. 공직기강 및 법치질서 확립, 지방광역도시 경쟁력 개선, 전자정부 등 행정안전부의 다양한 현안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 프로필
▲2008년 5월 제18대 국회의원
▲2008년 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
▲2007년 7월 경남정보대학 학장직대

글 구명석·사진 송원제 기자
gms75@ilyosisa.co.kr

장제원의 ‘재창조 프로젝트’
장제원 의원에게는 목표가 있다. 고향이자 지역구인 사상구 전체를 구민들과 함께 재창조해, 후세에 이러이러한 시기에 국회의원 장제원이 있었기에 사상구가 이렇게 변하고 발전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게끔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로 국정에 임하고 있다.
장 의원은 “공단이미지가 강한 사상지역구를 교육, 문화, 환경 주거가 살아 넘치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면서 “사상의 재창조 프로젝트를 주민의 힘을 총 결집하여 꼭 성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사상구에는 학장천 정화, 지하철노선연장, 국립도서관 유치, 덕포 유수장이전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참 많다”면서 “‘복지, 문화, 환경, 교통, 교육’ 등 사상구에 관한 것이라면 어느 하나 소홀할 수가 없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겠다. 끝으로 사상과 국민들에게 희망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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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