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울리는' 영화쿠폰 사기주의보

‘반값 티켓’ 꼬셔놓고 증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영업자들을 울리는 영화쿠폰 사기주의보가 발령됐다. 마케팅 회사 지오플랜이 영화 쿠폰을 미끼로 전국에 있는 자영업자를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폐업했으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수백명에 달한다. 그런데 지오플랜 사업자는 고고플랜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똑같은 사업을 또 벌이고 있다.

    
“진심으로 다들 힘들게 고생하며, 푼돈 버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조금이나마 매출 올리고 싶은 자영업자들 마음을 이용한 사기꾼입니다.”
 
지오플랜은 보증금 150만원에 반값 영화 티켓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고 자영업자들에게 접근했다. 지오플랜은 매달 가입자에게 반값 티켓 300∼500장을 지급한다고 했다.
 
믿었는데…
 
의무사용 기간 8개월 이후에는 보증금 전액을 환급해주며, 보증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시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지오플랜은 자신들이 홍보 및 광고 대행사라고 소개하며, 무료로 매장 홍보도 해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태헌씨는 지난 6월 가입했다. 지오플랜과 ‘매월 300장 반값 영화 티켓 무료 제공’ ‘의무사용기간 8개월 보증금 100% 환급(8, 16, 24개월 회차)’ ‘동종업 중복 계약 불가’ ‘검색어 키워드 : 부산대 카페, 빙수, 와플’  등으로 계약을 맺었다. 김씨는 “보증금도 돌려준다고 했으며, 매출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했다”고 가입 이유를 설명했다. 
 

반신반의했던 자영업자도 많았다. 그런데도 지오플랜에 가입한 이유는 잘 만든 홈페이지와 지역 내 독점 계약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4년 9월 가입해 충남 천안시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인 현지호씨는 “3km 이내 지역 독점계약이라는 말에 계약했다”고 말했다. 올해 2월에 가입한 조아라씨는 “홈페이지가 마음에 들었고, 유명 업체들도 가입 돼 있어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지오플랜은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주요 극장과 계약을 했다며 자영업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오플랜 홈페이지에도 주요 극장 마크가 있어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한눈에 봐도 관계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걸로도 의심이 가지 않은 몇몇 가입자는 직접 영화 쿠폰을 사용하기까지 했다. 절차가 까다롭긴 했지만, 영화 쿠폰을 사용할 수 있었다.  
 
가입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지오플랜의 행보는 수상했다. 가입자들과 했던 계약을 제대로 이행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의무 사용 기간인 8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보증금 환급이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 폐업한 가입자에게 보증금 전액을 환급해준다고 했지만, 이 역시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오플랜 관계자는 “보증금은 2년 동안 나눠서 준다고 계약서에 적혀 있다”고 말했다. 그 단서 조항으로 대부분 가입자 계약서에 적시한 ‘(8, 16, 24 회차)’ 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입자들은 이 문구가 당시 ‘연장 계약’을 의미했다고 한다. 지오플랜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봐도 의무 사용 기간보다 보증금 환급 기간이 더 긴 계약을 누가 할지 선 듯 이해가지 않는다.
 
지오플랜은 신용카드로 보증금을 결제하면 24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결제 첫 달부터 이자가 붙었다. 가입자들은 24개월 무이자 할부라는 말에 대부분 신용카드로 보증금을 결제했다. 이런 탓에 평균 10만원 이상의 카드 이자가 나왔다. 이에 대해 가입자들이 항의하자 지오플랜은 “이자까지 같이 환급해주겠다”고 한 채 답변을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가입자들은 카드 할부이자는커녕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확인한 결과 지오플랜은 앞에서 언급한 영화사들과 그 어떤 계약관계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지오플랜이라는 업체는 처음 들어봤으며, 메가박스와 전혀 무관한 업체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 다른 영화사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지오플랜 홈페이지에 나온 영화관 중에는 이미 합병되거나 사라진 영화관들도 있었다. 이 사실은 인터넷으로 검색 한 번만 해봐도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회사가 사라진 영화관을 버젓이 협력사라고 놔두는지 의문이다. 
 
지오플랜 ‘사장님’ 상대로 사기 의혹

1년도 안돼 폐업…사명 바꿔 또 사업
 
지오플랜 관계자들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항의 전화를 한 가입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한 채 바쁘다는 이유로 답변을 회피하거나 돈이 없다는 이유로 보증금을 나눠서 주겠다고 답했다. 나중에는 아예 전화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오플랜은 올해 6월23일 돌연 폐업했다. 대부분 가입자는 지오플랜이 폐업한 사실도 몰랐다.  그런데도 지오플랜은 마치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속이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25일 한 가입자와 지오플랜 관계자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지오플랜 관계자는 “경찰에 가맹관련 신고하셨죠? (중략) 법적분쟁 끝날 때까지 이용제한입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미 사라진 회사가 어떻게 가입자에게 이용 제한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상식적인 회사라면 폐업한 사실을 고객에게 알리고, 보증금을 돌려주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지오플랜을 폐업한 이유에 대해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마음대로 계약을 파기하거나, 나를 사기꾼으로 몰아가서 도저히 영업할 수 없게 됐다”며 “현재 가입자들에게 환급금을 돌려주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바른가정경제실천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바실련)는 이번 사건에 대해 “법망을 피하려는 전형적인 사기꾼이다”고 말했다. 바실련은 더 나아가 지오플랜이 유사수신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실련은 “지오플랜은 8개월 안에 보증금을 줘야 하는데, 그걸 안 주고 있다. 어쨌든 지오플랜 입장에서 그건 ‘수익’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거나 마찬가지다”며 “더 나아가 과대광고로 소비자보허법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은 서울 중랑경찰서로 입건됐다. 중랑경찰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지오플랜이 가입자들을  기망한 행위가 더 강한지 민사 성이 강한지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중랑경찰서에 들어온 것은 단 두 뿐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입자들은 현재 고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에서는 피해가 소액으로 단순 사기 사건으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또 가입자들이 자영업자인 탓에 가게를 비우고 경찰서를 다녀갈 시간이 없어 신고가 미진한 상태다. 가입자 박미리씨는 “열심히 하루 벌어 일하는 자영업자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의욕상실이 아닐 수 없다”며 “한 달 동안 수익이 200만원도 안 된 업체도 한둘이 아니다. 자영업자에게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오플랜 관계자들은 현재 고고플랜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만 새로 설립했을 뿐, 지오플랜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홈페이지만 봐도 지오플랜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보증금 날려
 
지난 5일 서울시 중랑구 용마산로에 있는 고고플랜 사무실을 찾았다. 회사 간판이 없는 탓에 한참을 헤맸다. 사무실은 20∼30평 남짓 됐으며, 여직원 둘만 있었다. 이들은 텔레마케팅으로 영업을 한다고 밝혔다. 고고플랜 직원은 “지오플랜은 폐업됐으며, 가입자들에게 보상이 다 끝난 줄 알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지오플랜과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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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