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케이트렌드 특허 소송 휘말린 내막

송지효 모자는 분쟁 중

[일요시사 취재 1팀] 박창민 기자 = 엠케이트랜드에서 출시한 ‘송지효 모자’는 현재 중소기업과 특허권 분쟁 중이다. 송지효 모자는 송지효가 엠케이트렌드와 함께 디자인한 모자라며 붙여진 이름이다. 모자챙이 접히는 특이한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 뻔했지만, 이 모자는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송지효는 이 모자 때문에 수사 의뢰 대상자로까지 이름이 올라갔다. 


지난해 9월 모자 전문 중소기업 업캡은 엠케이트렌드가 출시한 ‘송지효 모자’를 특허권 침해라며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배우 송지효도 수사의뢰 대상자로 함께 지목해 소를 제기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검찰은 올해 1월 특허청 소속 특허소송지원단에 자문을 의뢰했다. 특허청 소송지원단은 지난 2월9일 엠케이트렌드의 송지효 모자가 특허 침해를 했다는 취지로 결론을 내렸다.
 
엠케이트렌드는 이에 불복해 지난 4월23일 특허심판원에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검찰은 특허심판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소를 중지한다며 불기소 결정서를 당사자들에 보낸 상황이다.
 
불티나게 팔릴 뻔한
 
지난해 송지효가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쓰고 나온 모자는 대박을 ‘칠 뻔’ 했다. 엠케이트렌드는 송지효와 콜라보레이션한 일명 송지효 모자를 내놓았다. 당시 송지효가 썼던 모자는 챙이 접히는 모자(폴더팝)로 신선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송지효가 직접 디자인하고 엠케이트렌드가 개발한 줄만 알았던 이 모자의 또 다른 주인이라고 주장한 이가 등장했다.
 
오창복 업캡 대표는 지인으로부터 송지효가 자신이 개발한 모자를 쓰고 있다는 제보를 받는다. 오 대표는 송지효가 쓰고 있는 모자를 보며 깜짝 놀랐다. 이미 자신이 2년 전에 특허 등록한 모자가 계약도 하지 않은 업체에서 버젓이 상품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네티즌들은 송지효 모자를 구입한 후 블로그에 사진이나 글 등 후기까지 올리고 있었다.언론도 ‘송지효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모자’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오 대표는 곧장 엠케이트렌드에 항의했다. 그리곤 엠케이트렌드는 지난해 6월 출시한 지 한 달도 안 된 송지효 모자 생산과 판매를 즉각 중단했다. 
 
오 대표가 송지효를 수사 의뢰 대상자로 고소한 이유에 대해 “엠케이트렌드의 광고 모델로서 약 다섯 회 걸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특허를 침해한 모자를 쓰고 나왔다”며 “한 언론 매체에 광고성 기사를 게재해 위 모자의 판매를 권유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지효의 행위는 특허 제품을 양도 권유 또는 전시하는 행위로 특허권침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모자는 왜 사라졌나      
직접 디자인한 거 아니야
 
이에 대해 소속사 씨제이스엔터테이먼트는 내용증명을 통해 “송지효는 엠케이트렌드 측과 모델 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그쪽에서 제공한 모자를 착용하거나 요청한 문구대로 홍보에 참여했을 뿐”이라며 “실제로 상품 제작 등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연예인의 이름을 빌려 디자인에 참여했다는 콜라보레이션 광고는 업계에서 흔한 마케팅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대대적으로 홍보한 엠케이트렌드는 자칫 소비자 기망을 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에 대해 엠케이트렌드 관계자는 "송지효가 디자인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다. 모자의 컬러나 크기 등은 본인의 의견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며 "송지효 소속사 측과 의견이 다른 이유는 디자인했다는 범위의 해석 차이이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사건이 일어날 당시 판매가 중단됐던 모자가 여전히 송지효 모자라는 이름으로 계속 팔렸다고 주장했다. 오 대표는“엠케이트렌드가 이미 시중에 나온 특허 침해가 됐던 모자를 꼼수를 써 다시 팔았다”고 말했다. 엠케이트렌드는 특허 문제가 된 모자를 전격 회수 했지만, 이후 디자인은 바꾸지 않은 채 모자 챙만 바꿔 송지효 모자라고 칭해 판매했다. 엠케이트렌드는 기존의 송지효 모자를 찾는 이들에게 품절됐다며 신상으로 챙이 올라가지 않은 송지효 모자를 권했다는 게 오 대표의 주장이다.   


송지효 모자라고 샀는데 달라
양측 명예 걸린 일 
 
오 대표는 “문제가 됐던 송지효 모자는 6만9000원에 팔렸다. 올리고 내리는 기능이 있어서 모자치곤 비쌌다”며 “하지만 아무런 기능도 없는 일반 모자를 팔면서 같은 가격에 팔았으며 그걸 신상으로 내놓아 팔았다는 것은 소비자 우롱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엠케이트렌드는 챙만 접히지 않는다면 송지효 모자를 판매하는 데 문제될게 없다. 문제는 진짜 송지효 모자는 판매 중단된 상황에서 엠케이트렌드는 같은 디자인에 챙만 바꿔 판매한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송지효 모자라고 샀다가 모자챙이 올라가지 않는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판매 중단된 이후 챙이 접힐 줄 알고 송지효 모자를 샀다가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있다. 이 소비자는 송지효 모자를 사기 위해 매장을 방문했지만 품절이 됐다며 구하지 못했다. 대신 신상으로 모자챙이 접히지 않는 스타일로 송지효 모자가 진열돼 있었다.
 
접히는 모자를 구하고 싶던 이 소비자는 직영 온라인스토어에서 모자를 구매했다. 하지만 배송된 것은 접히는 모자가 아닌 매장에서 봤던 것으로 신상이라고 소개한 송지효 모자가 온 것이다. 이에 소비자는 실망했다는 취지로 글을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다. 챙이 올라간 특이한 모자를 갖고 싶은 이들에게는 손해가 아닐 수 없다. 
 
8년간 연구했는데…
 
오 대표는 이 모자를 8년간에 걸친 연구 끝에 만들었다. 만일 이번 특허 침해 소송에서 오 대표가 질 경우 기존에 모자 특허권을 사용한 업체들과 계약 파기해야 한다. 또 현재 모자 특허를 사용하고 싶지만, 특허 분쟁 탓에 계약을 미루는 업체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 대표는 “이번 특허 소송에서 진다면 난 자살해야 한다”며 “내 모든 걸 다 걸겠다”고 성토했다.  
 
반면 엠케이트렌드는 송지효 모자를 개발하기 위해 약 6개월간 상품 기획팀이 디자인 연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엠케이트렌드는 송지효 모자를 지난해 2월에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중소·벤처기업 특허권 침해 증가, 대기업이 노린다 
 
창조 경제는 지식 재산 기반 산업이다. 그중 특허 기술 개발은 정부가 가장 밀어주고 있는 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분쟁이 끓이질 않는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특허권 침해와 분쟁은 식상해졌을 정도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와 특허청이 지난 1월29일 발표한 ‘2014년 지식 재산 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재산권 침해를 받은 기업 비율은 6.0%였다. 
 
지식재산권 침해 피해율은 2012년 4.3%, 2013년 5.6%, 지난해 6.0% 등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특히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등 규모가 작은 기업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경우 지식재산권 관련 전문인력과 정보가 부족한데다 과도한 시간과 비용 문제로 침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탓으로 분석됐다. 지식재산권 유형별 침해 비중을 보면 특허권이 2.4%로 가장 높았고, 상표권 2.1%, 디자인권 1.5%, 실용신안권 0.5% 등이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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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