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특별인터뷰' 민우아빠 이종철씨

“제발 인양하지 말란 말만 말아 달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식 잃은 슬픔은 사자성어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아픔은 말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1년 즈음, 세상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지만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은 아직 2014년 4월16일을 붙잡고 망부석이 된 채 인양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단원고 2학년 7반 학생은 총 34명, 그 중 33명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그 속에는 꿈 많은 민우도 포함돼 있었다. 평소 다정다감했던 민우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고 밝힌 민우아빠 이종철씨. 아들과 하고 싶던 것이 너무도 많았지만 이젠 그럴 수 없다는 사실에 인터뷰 도중 눈가가 촉촉이 젖어갔다.
청천벽력 같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 난지도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흐른 이 시점에 <일요시사>가 민우아빠를 찾아가 가슴 시린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민우아빠와의 일문일답.

- 생업을 제쳐두고 광화문 광장에 나오셨다. 나오신지 얼마나 되셨나?
▲ 단식할 때부터 나왔으니까 9개월 조금 넘었다.

- 힘들지 않나? 수척해 보인다.
▲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특히 ‘일베’라든지 몇몇 보수단체 측에서 찾아와 하루에도 서너 번씩 싸워야 했다. 그러나 마음이 아픈 게 더 힘들다. 진상조사해서 우리 아이들 어떻게 죽었는지 알기 위해 버티지 그것만 아니면 잘못된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

- 세월호 1주기가 다가왔다.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국민안전의 문제에서 정치문제로까지 이어졌다. 유가족의 시선으로 되돌아본다면 어떻게 얘기할 수 있겠는가?
▲ 1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우린 4월16일 그 시간에 멈춰있는데, 믿기지 않는다. 처음에는 특별법 만들어 달라고 국회 농성을 했고, 결국 반쪽짜리지만 어느 특별법보다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법이 되었다 생각한다. 현재 시행령이 발표됐는데, 내용을 보면 가해자가 가해자를 수사하겠다는 말과 같다. 참…싸우기도 많이 했는데 한편으로 1년을 어떻게 보냈나 싶다. 날짜만 흐른 게 아닌지 걱정된다.

- 실례가 안된다면 민우에 관한 얘기를 해줄 수 있나?
▲ 제일 난감한 질문이다. 아주 어렸을 때 빼고는 함께 놀아준 기억이 잘 없다. 직장생활에 쫓겨 민우가 자고 있을 때 나가고 귀가했다. 그게 한스럽다. 민우는 다정다감했다. 우리 가족을 서로 연결시켜준다고 해야 되나. 낚시를 굉장히 좋아했다.


- 4월16일, 민우와 대화를 나눴나?
▲ 못했다. 그 전날에 잘 갔다 오란 말만 했다. 4월16일에는 오전 9시22분에 민우가 엄마랑 통화했다. 지금 배가 기울어졌다고 말했단다. 민우의 마지막 말이 물이 들어오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엄마는 ‘거기 말 잘 듣고 있어라’라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민우엄마는 그때의 기억에 죽을 만큼 힘들어 한다. 마지막 말이 선원들이 한 말이랑 똑같았으니까.
 

- 전원 구조 오보가 났었다.
▲ 사실 보도보다 민우를 더 믿었다. 키가 181cm에 수영도 무척 잘했다. 그리고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을 만큼 부지런했다. 그래서 사고가 난 시간이면 민우는 벌써 갑판 위에 올라가서 놀고 있겠구나 생각했다. 나중에 사진 찍힌 걸 보니 선미 중앙 쪽에서 구명조끼 입고 누워있더라. 몇 발자국만 걸어 나가면 갑판인데…. (눈물) 민우는 7일 만에 나왔다. 6시43분에 인근 해역에서 떠올랐다. 바지선 옆에서 떠올라 기름이 얼마나 많이 묻었는지 모른다. 다행히 민우는 학생증을 가지고 있어 찾을 수 있었다. 일자로 누워있는데 주먹을 꼭 쥐고 있더라. 처음엔 너무 말라있어서 몰라봤다. 식물인간이 돼도 좋으니 목숨만 붙어 나오라고 그렇게 빌었는데….

- 학생들이 찍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국민들이 많이 분노하고 아파했다. 보셨나?
▲ 5월8일, 청운동을 나와서 새벽 3시에 함께 봤다. 그걸 본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파출소까지 찾아갔다. 같이 죽자 그런 마음이었다. 민우 찾았을 때는 슬프기만 했는데 동영상 봤을 때는 ‘저렇게 해서 죽었구나’라는 생각이드니 미치겠더라. 분노를 억누르고 안산으로 내려가는데 문자가 하나 왔다. 옆 반 아이의 부모님이었는데 “아이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희는 먼저 갑니다. 다음 세상에서 봐요”라고 보냈더라. 보도가 안되서 그렇지 자살시도가 많았다.

“함께 낚시 가려 했었는데…7일 만에 떠올라”
시행령, “가해자가 가해자를 심판하겠다는 것”

- 민우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 수학여행 갔다 오면 함께 낚시가려고 준비를 다 해놨었다. 지금은 낚싯대를 닦아놓고 집에 고이 놔두고 있다. 민우가 바다를 좋아한다. 오죽했으면 초등학교 때 꿈이 어부였다. 대학생이 되면 술도 한 잔하고 싶었다. 군대 가면 면회 자주 가야되겠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지금도 민우가 가끔 꿈에 찾아온다. 49제 때 와서 “아빠 그만 울어. 나 어떻게 하라고”라고 말하더라. 생일이 12월9일인데 그전에 다시 왔었다. 살이 쪄서 찾아와서는 옆 섬으로 떠내려가 살고 있었다고 전하더라. 그 말을 들으니 민우가 죽었다는 사실에 꿈인데도 울음이 났다. 찾아오면 좋은데 한 번 나오고 나면 며칠 동안 힘들다. 그래도 꿈에서라도 보니 좋더라.

- 배상·보상 얘기가 먼저 나와 자존심이 상했을 것 같은데.
▲ 배상은 누가,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는지 밝혀졌을 때 나오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밝혀진 상황에서 자식 죽었다고 배상하나? 4억2천이면 일반 국민들에게는 큰 금액이다. 모든 걸 돈으로 덮으려는 데에 화가 난다. 문제는 뭐만 하면 돈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우리 자식들이 돈 때문에 죽었는데 계속 돈 얘기다. 돈이야 벌면 되지만 자식은 돌아오지 않는다.
 

- 일각에서는 인양에 대해 반대를 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위성에 대해 말해주실 수 있는가?
▲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실종자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죽은 시체라도 건져야 하지 않겠나. 6·25전쟁 희생자도 유골을 찾지 않는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규명이고 책임자 처벌이다. 선체 하부에 모든 증거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큰 배가 1시간20분만에 가라앉을 리 없다. 충격이 있었거나 어디가 뚫어져 있으니 그렇지 않았겠나.

- 삭발을 했다.
▲ 삭발의 의미는 죽을 각오가 돼 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시행령 전체를 바꿔야 한다. 정부가 모르는 게 있는데, 단원고는 자식을 보냈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법에 타협할 수 없다. 삭발했을 때 여기 뼈를 묻는다는 다짐을 했다. 마지막까지 안됐을 경우 하늘공원에 가서 납골함을 빼서 여기 묻자는 마음이다.


- 인터뷰를 읽고 있는 국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지금 내 일이 아니라고 나에겐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살면서 아픔을 많이 겪어 봤지만 자식 잃은 아픔을 국민들이 겪게 하고 싶지 않다. 제발 (인양)하지 말라는 말씀만 안 해 주셨으면 한다. 하는 건 저희가 할 테니 제발 그 말만은 안 해 주셨으면 좋겠다. 최소한 국민의 생명만큼은 지켜줄 수 있는 나라에서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 하늘나라의 민우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 말도 안되지만 단 한 번의 기회가 있다면… 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 한 번의 기회, 단 한 시간만 있다면 밥 한 번 먹고 보냈으면 싶다. 아빠가 금방 간다고 전하고 싶다. 아이고, 눈물 나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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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