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개발' 옥스필드CC 기업회생 악용 고발

빚잔치 하게 되자 ‘문닫고 배째라’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회원제 골프장인 옥스필드CC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회원과의 합의는 없었다. 졸지에 800억원가량의 입회보증금을 날리게 된 회원들은 '옥생회'라는 비상대책기구를 조성하고 집단 대응에 돌입했다. 옥생회 가입 회원은 500명에 달한다.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한일개발 소유의 옥스필드 컨트리클럽(18홀 회원제, 이하 옥스필드CC)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옥스필드CC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옥스필드CC의 회생절차 개시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옥스필드CC는 골프장 완공 전 회원권 586여억원어치를 분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114억원의 누적적자(2009년)를 기록하고 있었다. 2010년 영업개시 이후 66억여원의 적자를 냈고 2011년 45억여원, 2012년 23억여원, 2013년 37억여원 등 매년 20억~70억 적자를 지속했다. 2013년 기준 옥스필드CC의 누적적자는 311억원이다. 

전체 부채 중
회원권 채무 62%

옥스필드CC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주중·무기명 회원권을 남발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적자는 가중됐다. 강원권 골프장 중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아 연 입장객이 18홀 회원권 골프장 평균보다 2만명가량 많았음에도 불구, 코스관리비와 판관비를 과다 지출하고 과도한 차입금과 빈약한 자기자본으로 결국 일어서지 못했다.

지난해 12월19일 옥스필드CC는 개장 5년 만에 입회보증금 반환시기가 돌아오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냈다. 그리고 지난달 16일 옥스필드CC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향후 절차는 채권자들의 채권 신고가 취합되면 법원에서 임명한 조사위원들이 옥스필드CC를 방문, 회사 측이 제출한 채권금액과 채권자가 제출한 채권금액의 내용이 맞는지 여부와 부실 발생사유 등을 조사한 후에 오는 3월20일 제1차 관계인 집회를 열고 확정된 채권금액 조정안과 회사가 제시하는 회생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회생신청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산에 직면한 채무자(회사)가 채권자, 주주, 이해관계자들의 부채를 조정하여 기업을 회생할 수 있도록 법원에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일부 부도덕한 회원제 골프장의 사주들은 이를 악용, 회원들의 입회금을 거의 반환하지 않으면서, 파산절차를 통해 사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회사를 통해 헐값에 인수하면서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겨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북 모 지역에 있는 A골프장이다. A골프장은 회생절차신청 후 골프장을 사주의 관계사인 B사에 26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회원들의 입회보증금은 한 푼도 반환되지 않았다.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도 없었다. 오히려 막대한 차익을 남겼을 뿐이다. 이는 회원제 골프업계에서 대표적인 모럴해저드 사례로 꼽힌다.

옥스필드CC 또한 내부 직원의 고발로 인해 한일개발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등 회사 측과 사주에 의한 여러 가지 불법행위와 비리혐의에 관한 검찰(춘천지검 원주지청)의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업체 한일개발 회원들 몰래 법정관리
입회보증금 반환시기 다가오자 '나몰라라'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이는 다름 아닌 회원들이다. 옥스필드CC도 마찬가지다. 대출기관인 금융기관은 이미 한일개발 소유 부동산에 담보를 설정했고 한일개발의 주요 재산 또한 이미 신탁회사로 소유권이 이전되어 있는 상태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확보했다. 하지만 회원들은 다르다.

한일개발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기업회생개시신청서 중 회원권채권 변제안에 따르면 회원권자들이 회원권을 반납하고 퍼블릭으로 전환동의를 해 준다는 조건으로 회원권을 보유한 채권자에게 2021년 2%, 2022년 2%, 2023년 2%, 2024년에 14%를 상환하여 총 20%의 채권액만을 상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1억원의 회원권을 보유한 회원은 한일개발의 회생계획안에 따라 회원 지위를 상실함은 물론, 2021년에 200만원, 2022년에 200만원, 2023년에 200만원, 2024년에 1400만원만을 지급받게 된다. 1억원의 채권을 가진 회원이 10년이 지나서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2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마저도 상환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옥스필드CC의 재무구조를 보면 부채총액은 1172억원(입회보증금 785억원, 금융권 차입금 387억원)이다. 반면 자본금은 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만5420%에 이른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채권자인 농협과 제1·2저축은행의 신탁자산 담보권 행사다. 공매에 의해 진행되는 신탁재산의 담보권 행사는 회원권채무 승계가 법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다. 자칫하다가는 회원권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법원에 의해 선임된 조사위원이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 보다 높지 못하다는 결론에 이르면 법원에 의한 강제 파산절차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법원이 옥스필드CC를 청산하는 게 옥스필드CC를 유지하는 것보다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다면 완전히 파산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옥생회'가 조성된 이유다.

옥생회는 '옥스필드를 생각하는 회원들의 모임'의 준말이다. 옥스필드CC의 회원들 중 대부분인 500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기구로, 옥스필드CC 측의 기업회생신청사건에서 회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구성된 모임이다. 옥스필드CC 회원채권자인 황극성, 이강의씨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잠실교통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회원들의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회원권 뺏기고
돈도 날리고

이들은 우선 옥스필드CC 회생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채권금액의 62%를 소유한 회원들이 회생신청에 반대해 골프장을 공매절차로 이끈 뒤, 금융권이 공매절차에 진입하고자 하면 공매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등 공매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막아내는 것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회생법상 이해관계인인 회원채권자들이 별도의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는 바 회원들의 결집으로 회원채권자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회생계획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더불어 회원지주제 회원제나 회원지주제 대중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회원부담이 커서 불가피하게 제3자에게 매각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경우가 도래하더라도 회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매각방향을 결정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옥생회 측은 "오래 전부터 법정관리를 준비해 왔던 경영주와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는 금융권에 대항해 조직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회원들이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회원 결집"이라며 "전체 채권의 50%, 회원채권자 2/3이상의 의견을 모은다면 회원을 완전히 배제하고 독자적인 회생계획안의 인가와 실행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옥생회는 또 "모든 회원권자들을 모아서 한 목소리로 법원에 회원들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와 같은 결정은 비록 회원권 금액은 돌려받을 수 없더라도 불의에 대항하는 운동이라도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회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옥생회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청화의 신동원 대표변호사는 "회원 개개인을 대신해 회원채권자의 채권신고 및 수정을 진행하고 부실과 부정이 포함되지 않은 회계자료가 제출되어 정확한 조사보고서가 제출될 수 있도록 회생사건의 진행에 조력할 것"이라며 "법인은 법원에 전체회원의 의견을 전달하고 법원에서 선임한 관리위원, 조사위원과의 면담을 통한 회원권 권익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돈 못 받아도
불의는 못 참아


<일요시사>는 관련 내용에 대한 사측 입장을 듣기 위해 옥스필드CC에 연락을 취했지만 관계자는 "옥생회라는 단체가 조직된 것은 일부 회원들이 골프장으로 관련 건을 문의해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 채권 신고 시간으로 별 다른 입장 표명을 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했을 뿐이다.

입회보증금을 둘러싼 회원들과 골프장 운영업체와의 갈등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간 재판부는 통합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왔다. 통합도산법은 회원권을 담보권 없는 채권으로만 인정하고 있다. 담보권을 통해 우선순위를 가진 금융회사들이 먼저 회수하고 남은 금액만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
 

반면 회원들은 통합도산법과 충돌하는 체육시설법 27조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의견으로 맞섰다.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 제 27조는 ‘체육시설업자가 사망, 영업 양도, 합병의 경우 그 상속인, 영업양수인,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은 기존 회원의 권리를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골프장이 회생절차에 돌입하더라고 회원의 채권을 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법원 판결은 골프장 운영업체에게 유리하게 나왔다. 골프클럽Q안성 사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은 골프클럽Q안성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통합도산법(기업회생법)을 적용해 회원들에게 입회보증금 원금의 17%만 돌려주는 것으로 결정했다.

회생계획안 "10년 뒤까지 20% 돌려주겠다"
채권자 '옥생회' 결성하고 집단대응 예고

옥생회와 법무법인 청화는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소규모 인원들이 제각각 모여 골프장과 대립하던 것과는 달리 옥스필드CC의 경우 850여명의 회원 중 500명이 규합해 법원도 지금과 같은 판결을 내리기 힘들어졌다는 게 그 이유다.


옥스필드CC 회생절차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의 판단은 향후 골프장 법정관리 사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기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접수된 골프장 법정관리 사건은 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진 옥스필드CC를 포함해 삼공개발의 신라CC(인가), 동양레저의 파인크리크CC·파인밸리CC(인가), 캐슬파인리조트의 캐슬파인CC(진행 중), 광릉레저개발의 광릉포레스트CC(진행 중), 오션뷰의 오션뷰CC(진행 중) 등 7곳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는 지난해 말 기준 20개 회원제 골프장이 회생절차를 개시했고 자본잠식 골프장은 75개(대중제 포함 174개)다.

입회금 반환 규모는 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입회금 반환 시기가 도래하는 골프장 수는 지난해 51개(2조9525억원), 올해는 57개(3조4598억원)다. 2000년 이후 분양한 회원제 골프장 대부분이 입회금 반환에 직면해 있다.

이처럼 회원제 골프장이 죽을 쓰고 있는 이유는 뭘까.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회원제 골프장의 구조적 문제점 때문이다. 회원제 골프장은 소액의 자기자본으로 골프장 사업을 시작, 투자비의 95% 정도를 회원권 분양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회원제 골프장 전체 이용객 중 절반이 회원이고, 회원 10명 중 6명이 입장료를 면제받고 있어 적자경영이 불가피하다. 그러다보니 골프회원권값이 폭락하고 입회금 반환 청구 소송이 불가피해지는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자본금은 48억원이다. 1억∼5억원 이하가 23.7%, 1억원 이하도 9.2%를 차지하고 있다. 자연스레 부채비율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부채비율은 2621%, 업체당 평균 부채액은 1251억원이다.

옥스필드CC 측
"할 말 없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회원제 골프장의 해결방안으로 대중골프장 전환을 최선책으로, 주주대중제로의 전환을 차선책으로 꼽는다. 자금력 있는 회원제 골프장은 입회금을 모두 반환하고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하면 재산세·종부세 등이 낮아지는 등 소비세를 면제받아 평균적으로 입장료 4만~5만원 인하를 통해 이용객수 증가를 꾀할 수 있다.

자금력이 없는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입회금을 전액 반환하고 회원들을 골프장 운영회사의 주주로 하는 주주대중제로 전환할 경우 일반세율을 적용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회원들은 입장료 할인과 부팅혜택 등을 포기하는 대신에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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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