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롯데그룹 대물림 이상기류 내막

왕회장에 밉보인 장남, 차남에게 밀리나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롯데일가에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장남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이 주력 자회사 세 곳의 임원 자리에서 해임된 것. 그간 두 형제가 지분 경쟁을 벌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게다가 일본롯데가 해임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1990년 일본롯데그룹 이사로 취임하면서 롯데그룹 경영일선에 등장했다. 같은 해 일본롯데그룹 부사장 자리에 올랐고 2003년 롯데칠성의 해외 담당 이사 및 롯데쇼핑 이사직을 맡으며 한국롯데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경영승계 막바지
갑자기 변수 돌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해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취임하면서 롯데그룹에 발을 들여놓았다. 1991년 롯데 오리온즈(현 지바 롯데 마린스)의 구단 사장 대행으로 취임했으며 1995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을 거쳐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에 올라 한국롯데 경영을 맡았다. 2004년부터는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을 겸임하면서 그룹 덩치를 키웠고 그룹 회장에는 2011년 2월 취임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1990년대 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동주·동빈 두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이때부터 한국롯데는 신 회장이, 일본롯데는 신 부회장이 오랫동안 경영을 맡아왔다. 재계에서도 롯데그룹이 '한국=신동빈, 일본=신동주' 구도로 안정적인 후계구도를 갖췄다고 평가해 왔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상 이들 형제 중 누가 우위에 서 있는지를 가늠하기란 매우 어렵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순환출자 고리만 417개에 달할 정도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롯데쇼핑이 43개, 롯데칠성음료가 24개, 롯데제과가 12개의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롯데는 호텔롯데가, 한국롯데는 롯데쇼핑이 각각 지주회사를 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먼저 롯데쇼핑은 43개 계열사에 출자하며 신 회장이 이끄는 한국롯데의 중심이자 단순 계열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롯데의 주요 순환출자고리는 '롯데쇼핑→롯데카드→롯데칠성음료→롯데쇼핑'으로 이어진다. 롯데쇼핑은 롯데카드 지분 92.54%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카드는 롯데칠성음료의 지분 1.59%를,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쇼핑의 지분 3.93%를 갖고 있다.

롯데쇼핑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신 회장이 13.46%, 신 부회장이 13.45%를 보유하고 있으며 호텔롯데(8.83%), 한국후지필름(7.86%), 롯데제과(7.86%)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호텔롯데의 지분율이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롯데홀딩스로 지분 19.07%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신 부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다.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은 사실상 신 부회장이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과적으로 신 부회장이 롯데쇼핑 지분을 22% 정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장남 신동주 부회장 자회사 3곳서 해임
잇단 롯데 지분 매입…아버지 미움 샀나

호텔롯데는 롯데건설(38.74%), 롯데상사(34.64%), 롯데물산(31.07%), 롯데캐피탈(26.60%), 롯데손해보험(26.58%), 롯데닷컴(17.20%), 롯데케미칼(12.68%), 롯데푸드(8.91%), 롯데쇼핑(8.83%), 롯데칠성음료(5.92%), 롯데제과(3.21%) 등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롯데리아, 부산롯데호텔, 롯데자산개발,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롯데알미늄, 대흥기획,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 유니버셜스튜디오코리아리조트개발, 롯데인천개발 등 41개 계열사 지분을 많게는 100%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렇다고 해서 롯데그룹 전반을 신 부회장이 장악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질적인 경영권은 신 회장이 갖고 있으며 신 총괄회장이 그동안 교통정리를 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롯데제과에서 생겼다. 신 부회장이 지난 2013년 8월 롯데제과 지분매입에 나서면서 2003년 이후 10년간 이어져온 두 형제의 지분 격차 1.4%가 깨진 것.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는 식품 계열사로서 유통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함께 롯데그룹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롯데쇼핑 다음으로 덩치가 큰 계열사다.

신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과 5월, 롯데케미칼 주식을 202억원어치 매입했다. 같은 해 6월에는 롯데제과 주식 6500주와 롯데칠성음료 주식 7580주를 각각 100억원, 99억원에 사들였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롯데케미칼 지분율은 0.00%에서 0.30%로, 롯데제과 지분율은 4.88%에서 5.34%로, 롯데칠성음료 지분율은 5.10%에서 5.71%로 높아졌다.

지분은 형이
실속은 아우가

주목할 만한 점은 신 회장이 개인 돈으로 계열사 주식을 매입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2003년 롯데제과 주식을 처음 매입한 후 지난 9년 간 단 한 번도 개인 돈으로 지분 확장에 나선 적이 없다. 계열사 간의 상호출자고리를 통해 2007년 말 46개였던 계열사 수를 2012년 말 79개사로 늘린 게 전부다.

신 회장의 이러한 움직임은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앞두고 경영권을 확고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특히 신 부회장이 장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롯데쇼핑은 제쳐두고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등 나머지 주요 계열사에서 우위를 점해 지배구조의 축으로 삼으려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 부회장의 지분 매입은 재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신 부회장은 신 회장이 지분 확장에 나선 직후인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롯데제과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기존 3.48%에서 3.96%로 끌어올려 신 회장(5.34%)과의 격차를 1.38%포인트까지 좁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분율 변화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재계는 신 부회장이 한국롯데에 대한 장악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사직 해임 배경
신 총괄회장 있다?

신 부회장이 지분 매입에 나선 당시 롯데그룹은 사상 최대의 시험대에 오른 상태였다.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에 대한 국세청의 대규모 세무조사가 이뤄졌고 높은 내부거래 비율과 배당금 형태로 총수 일가에게 돌아간 자금 때문에 불똥이 오너 일가 쪽으로 튈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세무조사 결과는 추징금 600억이었다. 롯데그룹에 부과된 역대 추징금은 가장 큰 규모였지만 오너 일가의 검찰 고발은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5일 신 부회장이 일본롯데 자회사 세 곳의 임원직에서 전격 해임된 사실이 전해졌다.

<산케이신문>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일본롯데 부회장과 롯데상사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 임원에서 최근 해임됐다. 지난해 12월26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해임건이 전격 결정됐다. 단 신 부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했다.

일본롯데 홍보ㆍ선전부는 해임 이유에 관해 "이사회의 결정 사항이므로 상세하게 말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현지언론은 전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일본 내 롯데 계열사들은 물론 한국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최상위 지주회사다. 지난해 3월 말 연결기준 자산은 7조6889억엔(약 70조3834억원), 매출은 5조7572억엔(약 52조7000억원)으로 국내 재벌그룹 순위로 5위권에 해당한다. 계열사수는 해외 16개를 포함해 총 52개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신 총괄회장으로 28%를 보유하고 있다. 그 뒤를 포장자재 판매업체인 광윤사(22%)가 잇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또 광윤사의 지분 50%를 갖고 있으며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신 부회장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인사는 신 총괄회장이 유일하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재계는 이번 신 부회장의 이사직 해임 배경에는 신 총괄회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한국은 차남, 일본은 장남이 경영하는 것으로 일찌감치 교통정리에 나섰는데 장남이 지분 매입 등에 나선 게 반기를 든 것으로 비춰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번 해임이 신 총괄회장의 '경고성 메시지'라는 얘기다.

일본=신동주 한국=신동빈
지속되던 체제 변화 오나

신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심기를 건드린 일은 또 있었다. 지난 8일 비상장 회사인 롯데알미늄은 지난해 8월 반기보고서와 3분기 보고서 임원 및 직원 등에 관한 사항에 착오기재가 있다며 정정공시를 냈다. 롯데알미늄은 8월 반기, 12월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신 부회장의 담당업무를 그룹회장으로, 주요 경력을 롯데칠성음료 이사로 표기했던 것을 각각 자문과 호텔롯데 이사 겸직으로 정정했다. 신 부회장이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그룹 회장'으로 있었던 셈이다. 특히 2013년까지 등기임원이던 신 회장은 이번 반기와 분기 보고서상에 제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이사회에서 빠진 시점이 신 총괄회장이 투병 중이던 지난해 시기와 겹치고, 신 부회장이 일본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을 이용해 롯데알미늄에 대한 경영권과 지배권을 확보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는 일본L제2투자회사와 광윤사 등으로 지분율이 절반이 넘는다. 신 부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일본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충분히 롯데알미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롯데그룹은 "공시 담당자의 기재 착오에 불과하다"며 "비상장 회사다 보니 수개월 동안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업계는 한국롯데의 매출 규모가 일본롯데보다 10배 이상 크다는 점과 두 형제의 한국·일본 롯데 계열사 지분율이 엇비슷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지역별로 나누는 기존 '일본=장남, 한국=차남' 구도의 후계구도가 설득력을 잃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이 계열사 합병과 지주사 전환 등을 거쳐 두 아들에게 롯데그룹을 나눠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계열 분리를 통해 신 부회장이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식음료, 호텔 등을, 신 회장이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유통, 상사, 소재 등을 맡는다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신 부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롯데의 후계구도 경쟁에서 신 회장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동주=식음료·호텔
동빈=유통·상사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롯데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타워 완공에 신 회장이 총력을 다하면서 신임을 얻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는 오너가 가족일 뿐 완전히 별도로 경영하고 교류도 전혀 없다"며 "후계 구도와 관련해 계열사 합병이나 분리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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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