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발 세금대란 막전막후

‘양치기 정권’ 국민들은 또 속았다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증세 없는 복지증대.' 박근혜 정부의 세금·복지 정책의 대원칙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징수된 세금은 3조1200억원, 당초 목표치보다 3800억원을 초과했다. 그런데도 세수는 부족하기만 하다. 그래서 꺼내 든 카드가 세금 인상. 담뱃값 인상을 시작으로 주민세 및 지방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세금 인상은 없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공염불이 됐다.

지난해 국민 한 사람당 평균 세금 부담은 509만1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와 지방세를 합쳐 계산한 국민 1인당 평균 세금 부담은 509만1000원으로 2012년 513만9000원에 비해 4만8000원가량 줄었다. 하지만 3년 전인 2010년 459만2000원보다 3년새 50만원가량 늘었다.

1인당 평균 세금
3년새 50만원↑

국민 1인당 세금 부담은 1년간 걷힌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 국세와 취득세·주민세·지방소비세 등 지방세를 합한 금액을 해당연도 인구 수로 나눠서 계산한다. 지난해에는 201조9065억원의 국세와, 53조7789억원의 지방세(잠정치) 등 총 255조6854만원의 세금이 걷혔다. 2013년도 추계인구는 5021만9669명으로 1인당 509만10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실제 국민 1명이 낸 세액과는 차이가 난다. 수치에는 기업이 부담하는 세수인 법인세가 포함돼 있고 국민 중에는 면세자나 소득세 등을 내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도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세 부담액은 경기부진에 따른 세수 감소의 여파로 2012년보다 4만8000원 정도 줄었다. 1인당 평균 세금부담이 직전 해보다 감소한 것은 2009년 434만7000원에서 2009년 426만3000원으로 줄어든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작년 국세 세수를 세목별로 보면 2012년에 비해 소득세는 2조원, 부가가치세는 3000억원 가량 증가했으나 법인세는 2조원, 교통·에너지·환경세는 6000억원가량 줄었다. 지방세의 경우 지방소비세는 1000억원, 재산세는 2000억원, 지방소득세는 500억원가량 늘었으나 지방교육세는 600억원, 취득세는 5000억원가량 감소했다. 다시 말해 평균 세금부담이 줄어든 것은 서민들의 세금 납부가 줄었다는 얘기가 아니라 경기침체로 기업 매출이 줄고 그에 따라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부동산 등 재산세가 줄었다는 게 주된 이유인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자 시절 복지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마련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증세 없는 복지공약 실천'을 약속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공약집을 통해 "소득보장과 사회서비스를 균형 있게 제공해 평생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일자리를 통해 소득을 창출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일과 함께하는 복지를 확대하겠다"며 "더불어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맞춤형 빈곤정책과 급여체계를 통해 필요한 급여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빈곤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담뱃값 2000원 인상안 "사재기 확산"
지방세 개편안 발표…국회 진통 예고

취지는 좋지만 문제는 예산, 즉 돈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직후 복지확대 등 각종 대선공약 실천을 위해 향후 5년간 50조70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조2000억원을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확보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증세 없이 세제개편을 통해 나락된 세금을 철저히 걷는 것으로 재원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은 일회성에 그쳤고 각종 세금 인상안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정부는 현금연수증 발급 의무 강화를 비롯한 각종 제도개편,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활용의 증가와 세무조사를 강화하면서 3조1000억원을 거둬들였다. 2조7000억원을 걷겠다던 본래 계획을 16% 초과 달성한 수치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증가했다.


먼저 조세 불복 소송 인용률(국가 패소)은 지난해 32.9%로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고 5만원권 회수율은 올해 1~5월 기준 27.7%로 전년 동기보다 24.6% 급감했다. 지난해 2조1000억원의 세수를 거두기 위해 국세청은 4조7000억원(징수율 45%)을 부과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목표 3조6000억원을 위해서는 8조원을 부과해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목표달성이 불과하다는 회의론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지하경제 양성화에 대한 언급자체를 꺼리고 있다. 

돈이 부족해진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을 시작했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산업용 6.4%, 주택용 2.7%, 일반용 5.8% 등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했다. 도시가스는 지난 7월 경남 1.7%~2.31%, 대구 0.55% 등 인상을 시작으로 서울은 8월부터 도시가스공급비용을 7.7%, 주택용 기본요금을 7.1% 각각 인상했다. 같은 달 대전도 소비자요금을 0.42% 올렸다.

공공요금 인상
또 증세안 추진

이밖에 지하철 신분당선 요금이 2년 만에 12.5% 올랐으며 청주시와 공주시는 공영주차장 요금을, 파주시는 종량제봉투값과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을, 강원도는 시내버스 운임요율을 인상하는 등 지역별로 공공요금 인상 쓰나미가 몰려왔다.

추석연휴가 끝난 뒤에는 담뱃값 2000원 인상 카드가 전격 발표됐다.

정부는 지난 11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들이 '종합 금연대책'을 논의한 뒤 담뱃값 인상 추진을 포함한 대책을 발표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담뱃값 인상 등 금연 종합대책'과 관련해 "담뱃값을 내년 1월부터 평균 2000원 인상한다"며 "늘어난 건강증진지원금은 금연지원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담배에 새로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인상된 가격인 4500원 중 594원이다. 과세 방식은 개별소비세를 종가세(2500원 담배 기준 600원 상당)로 부과한다. 종가세는 물품 가격을 세율 책정의 기초로 하는 조세를 말한다.

종가세 부과에 따라 고가 담배일수록 세금이 높아 세부담 역진성이 완화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담배에 붙는 국세는 40%가량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이전된다.

담뱃값이 4500원으로 인상됨에 따라 제세 및 부담금 비율은 담배소비세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건강증진부담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기타 433원이 된다.

비가격 정책으로는 담배갑에 경고그림이 부착되고 소매점 내 담배 광고가 금지된다. 또 금연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부자감세 유탄
힘없는 서민에게

정부는 담뱃값 인상에 이어 주민세 인상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주민세 인상과 지방세 감면혜택 중단 등을 담은 지방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현재 4000원 정도인 주민세는 2년에 걸쳐 1만원 이상으로 오르게 되고 카지노에도 레저세가 부과되며 부동산펀드·호텔 등에 적용됐던 지방세 감면 규정은 올해 시효가 만료된 후 더 이상 적용되지 않게 된다.


주민세는 1년에 한번 거주지 지방자치단체에 내는 '지방세'다. 현재 전국 평균 주민세는 4600원 수준. 전북 무주군 주민들의 경우 2000원을 내는 반면, 충북 보은군 주민들은 5배인 1만원을 내는 등 징수액은 지자체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99년 정부가 1만원 이하에서 지자체가 알아서 조례를 제정해 부과하도록 주민세 기준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간 재정자립도가 어려운 지자체에 한해 주민세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선거 등을 의식해 선뜻 나서는 지자체가 없었고 아예 법을 재정할 계획인 것이다. 일선 지자체들은 정부의 지방세 개편안을 반기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으로 3175억원인 주민세 징수액은 최소 두 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카지노 레저세는 기존 경마, 경륜, 경정, 소싸움에 부과하는 세금을 카지노에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매출의 10%가 레저세로 부과되는데 대표적 카지노시설인 강원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1조2773억원으로 1277억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정행정부는 앞서 지난달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세 기본법·지방세법·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었지만, 입법예고 예정일 이틀 전 당·정·청 협의 실패로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담뱃세에 이어 지방세 개편안은 박 대통령의 '증세 불가' 방침을 깨는 것이다. 따라서 입법예고 후 여론수렴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만만찮은 진통이 예상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인 흡연율을 낮춰서 국민건강을 지키겠다는 게 정부가 내건 표면적 이유지만 사실상 세수증대를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정부는 조세재정연구원 연구결과를 인용, 담뱃값을 2000원 인상했을 때 담배소비량이 34.0% 감소하지만 2조8000억원의 세수증대가 기재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증세 없다"던 청와대 말바꾸기
"흡연율 감소" VS "꼼수 증세"

청와대는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 참여정부의 담뱃값과 소주가격 인상 대책에 대해 "소주와 담배는 서민이 애용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절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담뱃값 인상의) 명목상 이유는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라지만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애꿎은 서민 호주머니만 털겠다는 꼼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힘없는 서민만 부자 감세의 유탄을 맞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의원은 "정부가 공약이행이나 경기침체로 부족한 세수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에서 담뱃세 인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진정 국민의 건강을 염려한다면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 부자증세와 함께 담뱃세 인상을 검토하는 등 종합적이고 균형 있는 세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담뱃값을 4500원으로 올리면 흡연율이 2.9%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수 있고 단계적으로 올리는 담뱃값은 고스란히 저소득층 부담으로만 전해질 수 있다"면서 "금연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적정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도 정부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복지부 설문 조사에서도 담배를 끊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가 69.9%이고 경제적 이유가 6.2%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또한 "정부가 겉으로는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는 명백한 증세"라며 "재정 확충을 위해 증세를 하겠다면 과세 공평성 확보와 함께 고소득자·재벌 및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누진체계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선행 또는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소설가 이외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값 올린다는 주장은, 용왕님 토끼 간 씹다 어금니 부러지는 소리입니다. 한마디로 믿기 어렵다는 얘기지요"라며 "진실로 정부가 국민건강을 그토록 염려하신다면 깔끔한 정치로 국민 스트레스나 좀 줄여주시지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듯 소매점과 소비자의 담배 사재기 조짐이 관측되는 등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 따르면 지난 11일 하루 동안 담배 판매량은 2배 증가했다. 인기 있는 상표는 정오를 못 넘기고 매진이 됐고, 한번에 5보루, 6보루씩 사가는 흡연자들도 등장했다.

담배 사재기
부작용 속출

유통업계는 내년 인상시기가 다가올수록 사재기 움직임을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담배 판매점에 사재기를 막기 위해 평균 매출과 공급량을 관리하고 사재기 적발시 2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지만 흡연가들 사이에서는 "편의점 여러 곳을 돌며 조금씩 사 모으면 된다" "미리 사둔 담배를 인상 가격보다 조금 싸게 팔아 제태크를 해야겠다" 등 정부 정책을 비웃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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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