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없는 CJ그룹 위기론 막전막후

‘수장 부재’ 재계 15위 기업이 흔들린다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회장님 없는 상황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CJ그룹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룹 주요계열사의 지난 2분기 실적은 적자를 기록하거나 이익이 크게 감소했고, 미래 비전이나 신사업 추진이 올스톱 된 상황이다.

이재현 CJ그룹에 대한 '징역 4년, 벌금 260억원'이라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이 내려진지 6개월이 지난 8월14일, 항소심 결심 공판이 열렸다. 환자복 차림의 이 회장은 휠체어에 앉아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 그룹 임원들과 함께 10여분 일찍 공판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건강도 잃고
명예도 잃고

지난 1년간 이 회장은 너무나도 나약해져 있었다. 지난해 5월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 기조에 따라 재벌기업에 대대적인 칼바람이 몰아쳤고 CJ그룹도 타깃이 됐다. 이 회장은 1990년대 중·후분 조성한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조세포탈·횡령·배임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수감됐다. 이 회장은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고 지난해 8월 신장이식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은 이 회장은 법원이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지난 4월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이후 다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이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변호인은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치의 의견에 따라 지난 22일 만료된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다시 신청했다.

이날 공판장에 나타난 이 회장의 얼굴은 마스크로 가려져 있었지만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은 그의 상태를 대변했다. 환자복 아래로 드러난 하체 종아리는 뼈만 남아 있는 앙상함 그 자체였다. 60kg이 넘던 몸무게는 수술 후 50kg 안팎으로 줄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부인 김희재 여사로부터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 나빠져 구치소와 병원을 오가며 치료와 재판을 병행해 왔다. 이 회장은 희귀유전병(CMT)과 말기신부전증,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다.

회장 수감 사이 그룹 날개 없는 추락
미래 비전·신사업 추진 전면 올스톱

이 회장이 앓고 있는 유전병은 '샤르코-마리-투스병'이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손발의 근육이 점점 약해져 심하면 걷지도 못하게 되는 희귀질환이다. 지난해 이 회장이 검찰 출석을 할 때 구부정하게 걷거나 특수신발 등 보조기구를 이용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이 병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CMT의 근본치료법은 없다.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 뿐이다. 심해지면 근육 변형을 교정하는 수술을 한다. 인구 10만명당 36명 꼴로 발생하며 50대를 넘어서 급격히 악화된다.

만성신부전증도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이 회장의 신장 기능은 정상인보다 기능이 10% 이하로 감소한 상태. 그는 신장 이식 수술 후 고용량 면역 억제 치료를 받고 있어 감염 위험이 높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또 94년 처음 고혈압을 확인하고 97년에는 뇌경색이 발생해 뇌졸중 판정을 받은 후 약물치료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상 이식 수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는 이 회장의 유전병을 악화시켰고 이날 재판에 참석해기 위해서도 이 회장은 면역제와 신경안정제를 투여 받았다. CMT병은 루게릭병의 일종으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면 무릎과 팔꿈치부터 신경과 근육이 퇴화되는 병으로 손발을 못 쓰게 돼 결국 앉은뱅이가 된다.

이 회장의 변호인은 "이 회장이 이식받은 신장의 수명은 10년 정도인데 거부반응으로 인해 수명은 더 단축됐을 것"이라며 "이 회장은 사실상 10년 미만의 시한부 생을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회장님 아프니
그룹도 아프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제 불찰이며,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책임지겠습니다"라며 "살고 싶습니다. 살아서 제가 시작한 문화 사업을 포함한 CJ의 미완성 사업들을 반드시 세계적인 글로벌 생활 문화 기업으로 완성시키려 합니다. 이것이 길지 않은 저의 짧은 여생을 국가와 사회에 헌신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앞서 재판부에 자필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최후진술이 끝나자 이 회장의 부인 김희재 여사와 CJ그룹 임직원들 일부는 눈물을 글썽였다. 재판 종료 후에는 이 회장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의 지시를 받아 해외 비자금 조성 업무를 총괄한 혐의를 받고 있는 CJ 홍콩법인장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에게는 징역 4년에 벌금 1100억원이, 범행에 가담한 성용준 CJ제일제당 부사장, 배형찬 전 CJ재팬 대표, 하대중 전 CJ 대표에게는 각각 징역 3년 등이 구형됐다.

검찰은 "회사를 투명하고 건전하게 운영해야 할 이 회장이 세금을 포탈하고 회삿돈을 횡령한 만큼 엄히 벌해야 한다"며 구형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CJ가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으로 한국의 문화를 수출하고 경제에 기여한 바는 크지만 대한민국이 없으면 CJ도 없고, 대한민국의 존립 근거는 국내에 납부하는 세금에 있다"며 "최근 인기를 끈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이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다'고 말하며 왜구를 물리치러 나갔던 것처럼 물질보다는 건전한 정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 회장의 변호인은 이번 항소심의 핵심 쟁점이던 603억원의 부외자금 횡령 혐의와 관련해 거듭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비자금 조성 자체로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고 사적 용도로 썼을 때만 횡령죄가 된다"며 "이 사건 비자금은 모두 지원의 격려금 등 공적 용도로 사용한 만큼 이를 횡령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부외자금 사용처에 대해 아무런 입증을 못했다"며 "원심은 검찰 주장에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채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됐는지 전혀 심리하지 않고 유죄를 선고해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 "포탈 세액을 모두 납부했고 부외자금 횡령 부분은 유무죄를 다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액 변제했다"며 "이 사건과 관련된 피해액을 모두 변제했고 경영권 확보를 위해 부득이하게 차명주식 거래를 했덤 점, 이 회장이 신장이식 수술 후 사실상 10년 미만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회장 측은 1심에서 포탈 세액을 전액 변제한데 이어 부외자금 횡령액 603억원에 대해서도 모두 변제했다. 서울형사고법은 다음달 4일 항소심 선고를 내린다.

1년 새 급격하게 악화된 이 회장의 모습은 CJ그룹의 현 상황과 투영된다. 비슷한 시기 검찰 수사를 받은 최태원의 SK그룹과 김승연의 한화그룹은 비교적 오너리스크가 덜했지만 그룹 전체가 '1인 독주 체제'로 이뤄진 CJ그룹의 사정은 달랐다. CJ그룹은 이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6명이 4개 상장계열사 주식을 1조600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98%를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어 1인 경영체제가 확고하다.

이 회장의 경영공백은 고스란히 CJ의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28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목표인 30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영업이익 목표치는 1조6000억원이었으나 70%(1조1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그룹에 대한 투자도 줄었다. CJ그룹은 2010년(1조3200억원), 2011년(1조7000억원), 2012년(2조9000억원) 등 해마다 투자 규모를 늘려왔다.

특히 2012년에는 문화 사업 글로벌 진출 확대 의지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20%를 초과한 투자를 했다. 하지만 지난해 투자금액은 계획대비 20% 줄어든 2조6000억원에 머물렀다. 올해는 그보다 20% 더 줄어든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9% 감소했다. 상반기 실적도 전년 대비 제자리 걸음을 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5635억원으로 0.1% 소폭 줄었다.


영업이익은 1857억원으로 2.1% 감소했다. CJ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부문은 베트남과 중국 업체를 대상으로 인수·합병(M&A)를 추진했지만 최종 인수 전 단계에서 중단됐다.

CJ푸드빌도 실적 악화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드 DWJDQB 구제 영향으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지난해 매출은 10.8% 향상된 9478억원을 기록했지만 124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지난 5년간 손실만 239억원에 달한다.

자회사 중 지난해 수익을 거둔 곳은 CJ엔씨티와 미국법인 뚜레쥬르 인터내셔널이 유일하다. CJ베이징베이커리는 98억원의 적자를, CJ베이커리베트남은 57억원의 적자를, CJ푸드빌USA는 55억원의 적자를 냈다.

'1인 독주체제'
마땅한 대안 없다

대대적인 브랜드 철수도 이어졌다. 씨푸드오션, 피셔스마켓 브랜드가 폐점했고 루고커리는 본사 푸드월드점을 제외하고 모든 점포를 정리 중이다. 비비고 1호점인 광화문점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식자재유통·급식기업인 CJ프레시웨이도 지난해 외식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익이 대폭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4억9800만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68.1% 감소했으며 같은기간 매출액은 1조8769억원으로 0.2%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은 141억80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CJ프레시웨이와 CJ CGV, CJ대한통운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8.1%, 6.7%, 55.1%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월 충청지역에 물류 터미널 거점 마련을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의사 결정이 미뤄지면서 계획 추진이 보류됐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미국과 인도 물류업체 인수를 추진하다 협상단계에서 계획을 미룬 바 있다.

CJ CGV의 해외 극장사업 투자 역시 지연되고 있으며 CJ오쇼핑의 해외 M&A를 통한 사업 확대 계획도 거듭 연기되고 있다.

징역 5년에 벌금 1100억원 구형
"살고 싶다" 재판부에 선처호소

CJ그룹이 야심차게 기획하고 시작한 인천 굴업도 관광단지내 골프장 건설계획은 전면 백지화됐다. 2009년 인천 서해 굴업도에 골프장과 관광호텔, 콘도미니엄 등이 포함된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었다.

총 예상 투자비는 3500억원으로 CJ 측은 연간 20만명의 관광객, 56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 2만여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골프장 건설로 인한 환경 훼손을 우려한 환경단체의 반대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CJ그룹 측은 "골프장을 포기하는 대신 환경친화적인 대안시설을 도입해 관광단지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핵심 수익시설인 골프장 건설이 무산되면서 사실상 관광단지 개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게 재계의 분석이다.

'한국판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관심을 모았던 동부산관광단지 영상테마파크 사업도 포기했다. 2500억원이 들어가는 건설 투자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지 내 상업시설을 아울렛 사업자에게 임대하려고 했지만 부산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불거지면서 결국 협약을 해지하고 철수한 것이다.

경기도 광주시에 착공 예정이던 수도원택배허브터미널 사업은 무기한 연기했다. 공사비 1500억원, 총 3000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으로 하루 130만 상자를 처리해 '수도권 하루 2배송'을 실현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아직 어린 자녀
승계 시기상조

마땅한 대책도 없다. 올해 초부터 이 회장의 삼촌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필두로 '그룹경영위원회'가 꾸려졌지만 여전히 CJ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나아지고 있지 않다. 마땅한 '포스트 이재현'도 없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그간 CJ E&M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관련 분야만 이끌어온 이 부회장은 부적절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장녀 경후씨와 장남 선호씨 등 이재현 2세가 있긴 하지만 둘 다 20대로 어린데다가 각각 2011년 2013년 그룹에 발을 들이는 등 아직 승계는 시기상조라는 시선이 많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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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