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검풍 덮친 삼표그룹 막전막후

'철피아' 검은 커넥션 "끝까지 턴다"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세월호 참사 이후 검찰은 '관피아' 척결을 위한 칼을 빼들었다. 첫 번째 타깃은 '철피아.' 지난 30년 동안 철도분야에서 성장한 삼표그룹이 수사 대상 1호로 지목됐다. 철도 부품 납품 관련 비리 정황을 포착한 것. 압수수색에 총수 일가 출국금지까지 내려졌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가 삼표그룹을 덮쳤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민관 유착 고리가 노출됐다. 검찰은 오랜 기간 쌓여온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달 21일에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국 고검 및 지검 검사장 22명이 참석한 검사장회의를 열어 민관유착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검찰은 '관피아'(관료+마피아) 관행을 척결하기 위해 전국 18개 검찰청에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했다. 특히 기업 범죄와 고위공직자 수사를 전담하며 대검 중앙수사부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에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특별수사부와 금융조제조사부 등 3개 부서가 민관유착 비리 수사를 전담하도록 했다. 다른 지역 검찰청도 실정에 맞는 특별수사본부에서 관할기관과 단체의 관피아 비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적폐 청산 위해
팔 걷어붙인 검찰

특별수사본부 구성 일주일만에 척결 대상 1순위로 '철피아'(철도+마피아)가 지목됐다. 검찰이 철피아를 정조준 한 것은 2011년 2월 KTX광명역 탈선사고 이후 철도와 지하철에서 대규모 인명피해 전조 증상이 여러 차례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사고 원인은 '레일체결장치' 불량이었다. 레일체결장치는 열차 하중을 분산하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철도와 침목을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지난해 신분당선에서 400여 개가 파손된 채 발견된 것도 레일체결장치였다.

검찰은 이날 독일 보슬러에서 레일체결장치를 수입, 납품하는 ㈜에이브이티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에이브이티는 호남고속철도 납품업체 선정과정에서 제출한 시험성적서를 위조했다는 게 드러나 지난해 국회에서 논란이 된 회사다. 검찰은 시험성적서 위조가 밝혀졌음에도 에이브이티가 납품업체로 선정된 경위를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업체는 따로 있다. 국내 철도궤도용품 시장의 '큰 손'인 삼표그룹이다. 삼표그룹은 국내 철도궤도 공사 시공능력 1위인 삼표이앤씨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삼표이앤씨는 1980년부터 철도용품을 제작하기 시작해 침목, 레일체결장치, 레일, 분기기 등 철도 관련 핵심 부품들을 만들고 있다. 전체 철도궤도용품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철도궤도 업체다.

검찰은 삼표이앤씨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과 임직원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검찰은 삼표 측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납품비리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담합의혹도 있다. 검찰은 호남 고속철도 궤도공사 업체로 2012년 7월 삼표이앤씨와 궤도공영이 선정되는 과정에서 가격을 미리 조율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입찰은 오송~익산(1공구), 익산~광주송정(2공구) 구간으로 나눠 진행됐다.

1공구는 예정가격의 89.03%인 1316억원을 적어낸 궤도공영 컨소시엄(궤도공영·대륙철도·삼동랜드·포스코엔지니어링)이 따냈으며 2공구는 예정가격의 89.48%인 1716억6490만원을 써 낸 삼표이앤씨 컨소시엄(삼표이앤씨·삼표건설·화성궤도·천운궤도)이 공사를 수주했다.

이들은 1단계 저가 심사를 통과한 뒤 2단계 저가 심사를 생략하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투찰가격을 사전에 조작해 두 컨소시엄에 공사를 밀어주고 수주액을 나눠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담합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발주처인 철도공단은 이를 묵인한 채 계약을 체결했다.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이유다.

철도공단은 수서발 KTX의 레일 장치 공급 계약 과정에서도 삼표이앤씨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지난 3일 <중앙일보>는 철도공단 직원의 말을 인용해 철도공단이 경쟁 입찰 없이 2016년 개통하는 수설발 KTX 건설 사업(수서역∼평택역, 총 길이 61.4km)에서 역차 진행 방향과 레일을 바꿔주는 장치인 '고속 분기기'(열차 선로 전환기) 납품 업체로 삼표이앤씨를 선정해 2일 통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척결 의지
'첫 타깃' 철도부품 납품비리 혐의 도마

고속 분기기 38개를 납품하는 이 사업은 총 사업비만 약 200억원. 국가계약법상 5000만원을 초과하는 물품은 경쟁 입찰에 부치도록 되어 있지만 철도공단 측은 입찰 공고도 없이 삼표이앤씨와 수의계약을 추진했다는 얘기다. 논란이 되자 철도공단은 계약 체결을 잠정적으로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공단은 성능검증심의위원회가 '부적합' 판정을 내린 삼표이앤씨의 철도 레일 자재 '사전제작형 콘크리트궤도(PST)'를 호남고속철도 등 10여곳에 도입하기도 했다. PST는 레일 아래 자갈을 까는 대신 미리 제작해 놓은 콘크리트패널을 까는 공법으로 레일 표면이 일정해지고 공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ST는 삼표이앤씨가 국산화에 성공, 국내 철도에 전량 공급했다. 현재까지 수주액만 400억원에 이른다. 철도공단은 2011년 삼표이앤씨와 PST 실용화 협약을 맺고 같은 해 8월 중앙선 망미터널, 2012년 7월 경전선 구간에 시험 부설했고 호남고속철도에도 지난달 공사를 마쳤다.

문제는 지난해 6월 망미터널에서 균열이 발생하거나 깨진 충전재가 342곳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경전선 구간에서도 최대 11mm까지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하고 균열이 생겼다.

철도공단은 같은 해 8월 성능검증위를 열었다. 검증위 일부 위원은 PST가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4차례의 자문위원회를 거친 철도공단의 최종 결정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PST는 전국에서 강행되고 있다. PST 부설이 허가난 철도만 해도 동해 남부선만 10여곳에 이른다.

그렇다면 삼표이앤씨가 철도공단의 무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삼표그룹의 철피아 인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표이앤씨는 2012년 영입한 대표이사 겸 부회장 신모씨를 비롯한 임원 대다수가 철도청·철도공단·서울메트로 등 철도 관련 공기업 출신이다.

담합 알면서도
발주계약 체결

삼표그룹 수사 '키맨'은 신씨다. 경기도 평택 출신의 신씨는 71년 9급으로 국방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80년 국방부 시설국 시설과 사무관으로 승진했고 82년 5월부터 철도청과 인연을 맺었다. 94년 서기관, 99년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면서 시설·건설본부장을 맡았다. 2002년에는 기술직 최초로 기획·예산·조직·인력을 관장하는 기획본부장에 올랐고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2004년 1급인 차장에 임명됐다.

같은 해 10월 신씨는 제 24대 철도청장에 취임했고 이듬해 1월 한국철도공사 초대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철도청을 공사로 전환시키는 시점에서 벌어질지 모를 노조의 반발과 직원들의 사기를 감안한 청와대의 인사였다.

당시 철도청장 공모에는 전·현직 건교부 간부와 현 코레일 사장인 최연혜 당시 한국철도대학 교수 등 여럿이 응모했다. 최 교수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최종 결정권자인 청와대가 재공모를 요구, 애초 공모에도 나오지 않았던 신씨가 지원해 청장으로 결정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사장에 취임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른바 '오일게이트'로 불리는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 의혹 사건 때문에 5개월 만에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신씨는 전문기관의 분석을 무시한 채 러시아 유전사업에 참여했다가 철도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아 2005년 10월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2007년 6월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정도원·대현 오너부자 출금
각종 특혜에 비자금 조성 포착

신씨는 지난 2012년 9월 삼표이앤씨 상임고문을 맟으며 삼표와 연을 맺었다. 삼표이앤씨 부회장에는 지난해 1월 취임했다. 삼표그룹이 신씨를 영입하자 업계에서는 "방패막이와 로비 창구로 철도공사 고위급 인사를 영입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삼표그룹 측은 "철도 사업 관련 업무에 밝은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라고 신씨 영입 이유를 밝힌 뒤 "(신씨가) 업계를 떠난지 7년이 넘어 현재 영향력을 발휘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신씨는 2005년 5월 철도공사 사장직을 내놓은 뒤 2007년까지 재판을 받은 기간을 제외하면 철도 업계를 떠난 적이 없다. 신씨는 2008년 5월부터 지난 2012년 9월 삼표이앤씨에 발을 들이기 직전까지 신분당선(주), 네오트랜스(주)의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이 기간 동안 신씨는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도입한 무인운전시스템을 도입, 이를 적용한 신분당선(강남-정자)을 개통하기도 했다.

삼표이앤씨에 신씨가 있다면 철도공단에는 김광재 전 이사장이 있다. 김 전 이사장은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장 출신으로 2011년 8월 철도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가 지난 1월 이사장직에서 사임했다. 김 전 이사장은 무리한 업무와 징계 등의 이유로 노조와 마찰을 빚었고 인사권 남용으로 징계를 남발해 거액의 소송비용을 낭비했다는 이유로 감사원에서 주의 조치를 받는 등 재임 시절 많은 잡음을 일으켰다. 검찰은 김 전 이사장과 철도공단 전현직 간부, 서울메트로 5급 직원 등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비리 사슬을 포착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각종 의혹 포착
소환조사 예고

관피아 척결로 시작된 삼표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 회장 일가의 소환조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검찰은 정 회장과 아들인 정대현 전무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사실이 알려졌다. 단순 납품비리로 총수 일가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이 납품비리에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음을 가늠케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정 회장과 정 전무가 궤도 관련 시설공사나 부품 납품을 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두 사람이 비자금 조성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대해서도 영장을 발부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이들이 조성한 비자금이 철도공단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사용됐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어서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삼표그룹은 정 회장이 83%, 정 전무가 1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표는 66년 강원산업그룹이 설립한 삼강운수를 모태로 한다. 74년 삼표산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건설자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4년 7월 지금의 삼표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레미콘 골재 등 건설 기초자재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98년 외환위기 당시 자발적 워크아웃을 선언하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2002년 워크아웃 졸업 후 2년 만에 삼표그룹을 출범시키면서 빠르게 확장했고 지금은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흔치 않은 혼맥
현대·포스코·LS

정 회장은 재벌가에서도 흔치 않은 화려한 혼맥으로 유명하다. 현대차, 포스코, LS그룹 등과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켜 있다. 정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장녀 지선씨는 지난 95년 현대차그룹의 후계자 정의선 부회장과 혼인했다. 정 회장은 정몽구 회장과 경복고 선후배로 그전부터 친분이 두터운 관계자다. 정 부회장과 지선씨의 사촌오빠 대우씨(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 차남)가 휘문고 동창이라 의선-지선 커플도 어릴 때부터 서로 알고 지내던 중 연인사이로 발전했다.

차녀 지윤씨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 박성빈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박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자가 친딸 희경(미국명 캔디 고)씨의 교육감 자질 논란에 대한 폭로 글과 관련해 공작정치의 일환이라며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자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정 회장의 외아들 정 전무도 지난 2011년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녀 윤희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앞서 96년 구자엽 LS산전 회장의 장녀 은희씨가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 일선씨와 결혼을 해 LS그룹과 삼표는 겹사돈 관계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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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