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히든카드 '박근혜 X파일' 실체 추적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7.15 11:54:21
  • 댓글 0개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

[일요시사=정치팀]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과연 '박근혜 X파일'을 만들었을까? 국정원 대선개입사건과 4대강 사업 관련 금품비리사건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향한 검찰의 수사망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박근혜 X파일의 실존 여부가 정치권의 뜨거운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원 전 원장 측에서 '박근혜 X파일을 폭로하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요시사>가 한동안 잠잠하던 박근혜 X파일의 실체를 추적해봤다.



황보연 전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억대의 금품과 고가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정치권은 MB의 행보를 눈여겨보고 있다. MB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순간에 '이명박근혜'의 공조(?)가 또다시 이뤄지지 않겠냐는 의심의 눈초리다. 가능성은 반반으로 엿보인다. 작년 대선 전부터 각 대선후보 진영에서 떠돌았던 '이명박-박근혜 빅딜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한폭탄급
원세훈 입

"원(세훈) 전 원장은 MB가 재산을 만드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원 전 원장을 터는 것은 결국 MB를 터는 것이다. 검찰 수사강도를 두고 MB 쪽에서 현 정권에 다시 '빅딜'을 제안하려 할 것이다."

최근 검찰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함께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에서 MB와 박근혜 대통령의 빅딜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이미 작년 대선 당시 각 후보 진영에서 파다하게 나돌았던 '박근혜 X파일'을 일컫는 말이다.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을 둘러싼 검찰 수사는 결국 박근혜 X파일의 폭로 여부, 또는 폭로 수위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수사강도 두고 MB 쪽에서 현 정권에 '빅딜' 제안할 것"
"박근혜 불법사찰 위해 MB 취임하자마자 청와대 움직였다"

실제로 얼마 전 여의도와 서초동 사이에서는 원 전 원장 측에서 "재직기간 동안 알게 된 '친박 X파일'을 공개하겠다"며 사실상 청와대를 정면 겨냥해 협박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정치권에서 원 전 원장을 계속 궁지에 몰아넣으면 원 전 원장 측이 결정적인 카드를 꺼내 불리한 국면을 타개하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원 전 원장이 국가정보의 수장으로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비리도 상당수 알고 있을 것이란 추측에서다.

새누리당이 원 전 원장의 불구속 기소를 종용하거나 야권의 국정조사 요구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NLL대화록 공개라는 초강수를 둔 것도 따지고 보면 청와대와 모종의 합의(?)를 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들이 핵폭탄보다 더 큰 위력을 지닌 원 전 원장의 입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미 새누리당 핵심과 청와대 실세들이 원 전 원장 측과 모종의 빅딜을 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
'사찰수첩' 전격공개

박근혜 X파일은 MB정권 시절 전국을 뜨겁게 강타했던 '민간인 사찰'과 맥을 같이 한다. MB정권의 민간인 사찰로 논란이 불거질 당시 민주당은 박 대통령을 겨냥해 "침묵사찰 박근혜, 불법사찰에 동조한다"라고 비난의 날을 세운 바 있다.

때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0년 12월7일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던 때였다.


민주당은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였던 박 대통령이 정권 차원의 사찰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2008년 당시 청와대 박영준 비서관 밑에 있던 이창화 행정관이 박(근혜) 전 대표를 사찰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박 전 대표의 동향을 기록한 이 전 행정관의 수첩사본을 공개하면서 "C&그룹의 임모 회장의 누나가 운영하는 강남의 'D일식집'에서 식사한 게 사찰의 과녁이 됐다"며 "전남 영광 출신의 이성헌 의원이 (박 전 대표를) 그 집에 왜 모시고 갔는지, 임 회장과 회동을 했는지 등을 알아내려고 여주인과 종업원을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MB정부 출범과 동시에 탄생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수첩의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사찰수첩에 노조동향과 구성원의 성향, 쫓아내려는 공기업 임원직의 판공비, 업무추진비에 대한 관심, 휴대폰 도청 열람한 일, 세무조사, 누구를 밀어내기 위해서 누구를 압박해야 하는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행위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의원은 이 같은 발언으로 국정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고초를 겪었다.

MB정권의 박 대통령에 대한 사찰 의혹이 인 것은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친박 핵심인 이성헌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논란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전신)의 계파 갈등이 극에 달했던 당시 박 대통령 역시 정권 차원의 뒷조사를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뭔가 있다?'
역효과 조심

정작 피해자인 박 대통령의 반응은 의외였다. 유력 대선후보가 사찰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당사자는 오히려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당사자는 가만히 있고, 주변에 있는 이들이 강하게 나서라는 주문을 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친박계 의원들도 이후 사찰의혹 논란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당시 박 대통령의 대변인격이었던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매체를 통해 "사찰 이야기는 오래전에 나온 이야기다. 사찰을 했느냐 마느냐에 대해 더 알아보겠지만 루머로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에서 결정적인 사실을 내놓는다면 모를까, 우리는 사찰의혹에 대해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정치권은 박 대통령이 사찰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치적인 필요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찰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이 강한 대응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뭔가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친이계 vs 친박계 여권 분열 막기 위해 침묵·무대응 일관  
작년 대선 당시 연이은 금품비리·공천헌금은 X파일 맛보

당시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대다수 박 대통령의 침묵에 대해 이와 비슷한 해석을 내놨다. 박 대통령이 사찰의혹에 강하게 대응을 하면 여권 내에 분란이 벌어져 친이계와 친박계의 싸움구도가 될 것으로 판단해 일절 대응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것이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그때와 지금은 엄연히 다른 상황이다. 당시는 박 대통령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면 일은 저절로 해결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MB정권 심판이라는 큰 과제가 앞에 놓여있다. 잘못하다가는 악화되는 여론으로 국정지지율을 떨어트릴 수 있다. 그렇다고 작년 대선개입 의혹을 다 밝힐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 와중에 새누리당이 꺼내든 회심의 카드가 NLL논란인데, 예상 외로 역풍이 거세게 불었다. 지금 친박 인사들은 원 전 원장의 입이 제일 무서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친박 비리로 쑥대밭
'최후의 무기' 지켜봐야 


그는 "작년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일명 '꼬리 자르기 사건'으로 유명했던 공천헌금 사건이 X파일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그는 "MB가 취임하자마자 사찰해서 쌓아놓은 자료만 해도 어마어마한 걸로 알고 있다. 대선 때는 MB가 정무라인을 통해 박 대통령 쪽에 사람 하나를 심어놨는데 그 사람이 자금 흐름의 전 과정을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좀 이상하다 싶은 건 따로 모아놓고 그때그때 언론에 흘리면서 자신의 퇴임 후를 보장받으려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전당대회를 통해 새누리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연이어 위기를 맞았다. 현영희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이 터져 나오고 연타로 홍사덕 전 의원의 불법자금수수 혐의가 검찰에 수사망에 오르는 악재를 만났다. 홍 전 의원은 친박계의 좌장 격이었기에 박 대통령의 충격은 더욱 컸다.



홍 전 의원은 박 대통령 경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6선 의원으로 그 진위를 떠나 불법정치자금이라는 구설수에 오른 것만으로도 박 대통령에게는 상당한 타격이었다.

홍 전 의원은 "큰일을 앞둔 당과 후보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탈당했지만 바로 다음날 송영선 전 의원의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필요하다"며 금품을 요구한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박 대통령 진영은 한때 쑥대밭이 됐다.

정치권은 그때 '호되게' 당했던 박 대통령이 원 전 원장을 무리하게 몰고 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원 전 원장 측이 협박에 가까운 폭로전을 예고한 만큼, 이번에는 측근의 공천헌금 정도로 끝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시한폭탄'이 돼버린 원 전 원장의 입에 정치권의 모든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MB와 박 대통령의 물밑 줄다리기도 한동안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MB가 가지고 있는 박근혜 X파일이 자신의 퇴임 후를 충분히 보장받고도 남을 만한 '비장의 무기'인지는 검찰의 수사를 더욱 지켜봐야 알 일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