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보좌진이 뽑은 ‘여의도 얼짱’ 계보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7.03 11:28:45
  • 댓글 0개

얼굴 예쁘고 잘생겼는데 일도 잘하면 금상첨화

[일요시사=정치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던가. 국민은 수려한 외모를 갖고 호감을 주는 정치인에게 더욱 관심을 보이기 마련이다. 다른 정치인들보다 더욱 집중적인 언론의 조명을 받으니 그들로서도 ‘얼짱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에 <일요시사>가 국회보좌진들을 통해 그동안 뛰어난 외모로 명성을 날린 이른바 ‘여의도 얼짱’들을 찾아봤다.




제13대 국회의원이었던 최무룡 전 의원(민자당)은 꽤나 이름을 날린 영화배우였다.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총 5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계에서도 그는 영화인협회 연기분과위원장, 영화배우협회 명예회장 등을 역임했다. 최 전 의원은 1988년 고향인 파주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며 명실공히 최고 ‘얼짱 국회의원’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로 인해 이순재·신영균·신성일 등 유명 영화배우들의 본격적인 정치 입문이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 언론인, 변호사까지

14대에는 한나라당 이순재 전 의원이 대표적인 배우출신 국회의원으로 꼽힌다. 함경북도 회령군 출신인 이 전 의원은 서울대학교 철학과 재학 시절부터 연극공연을 했다. 이 전 의원은 1956년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려는가>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고, 한창 인기를 누리다 서울 중랑구에서 민자당 후보로 출마해 14대 국회에 입성했다.

그 뒤를 이어 배우인 신영균 전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얼짱 정치인의 계보를 이었다. 황해도 평산군 출신인 그는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제15·16대 각각 신한국당·한나라당 소속으로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수많은 여성팬을 보유했던 영화배우 출신 신성일 전 의원은 1978년 제10대 서울 용산·마포 중선거구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내부무·체신부·교통부 장관 등을 지낸 박경원 전 장관의 특별보좌역으로 발탁되어 처음 정치계에 입문했다. 대구에서 출생한 그는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17대 때는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다 포기하기도 했다.

이들의 뒤를 잇는 얼짱 정치인으로 지목된 사람 역시 일찌감치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인물이다. MBC 기자 출신으로 앵커까지 맡았던 민주당 정동영 전 의원은 통일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대표를 역임했다.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한 후 언론인을 거쳐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제15대 총선에서 전주시 덕진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제16·18대 의원을 지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져 낙선했다.


서울시장을 지냈던 오세훈 전 의원은 제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변호사 시절부터 이미 미디어를 통해 ‘얼짱 변호사’로 유명세를 떨쳤다. 서울에서 출생해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변호사 생활을 하다 정계에 입문했으며 현재는 ‘대륙아주’라는 대형 로펌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오 전 의원과 함께 얼짱 정치인으로 이름을 올린 주인공은 왕년의 유명한 영화배우 남궁원의 아들 홍정욱 전 의원이다. 이미 자신의 저서 <7막7장>으로 필명을 떨친 홍 전 의원은 서울에서 출생했으며 미국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그는 2008년 4월9일 서울 노원구(병)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진보신당의 노회찬 후보를 누르고 18대 국회 얼짱으로 등장했다.

13대 최무룡부터 배우 정치입문 본격화, 변호사?언론인 초강세
박영숙·도영심·추미애 유명, 영화 <완득이> 출연했던 이자스민

국회의 한 원로급(?) 보좌관은 ‘여성운동의 대모’로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박영숙 전 안철수재단 이사장을 훌륭한 외모를 가진 여성정치인으로 기억했다. 박 전 의원은 자신의 삶 대부분을 여성운동에 바쳤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1987년 평민당 부총재로 정계에 입문해 13대 국회 전국구 1번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박 전 의원은 여성이 부모로서 자식에 대권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가족법 개정,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탁아법 제정, 환경부의 위상을 높이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등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김대중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내기도 했다.

박 전 의원과 함께 의정활동을 했던 도영심 전 민정당 전국구 의원 또한 ‘얼짱 정치인’으로 기억하는 이가 많다. 도 전 의원은 서울출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유학길에 올라 미국 위스콘신대를 졸업하고 오클라호대 석사를 마쳤다. 그 후 국회사무처와 국회의장비서관을 거쳐 정치에 입문했다.

몇몇 국회 보좌진들은 그동안 얼짱으로 언급되지 않았던 의외의 인물을 꼽기도 했다. 그들은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단아한 미모와 자태를 가진 정치인이라며, 실제로 추 의원을 보면 그의 고운 외모에 다소 놀란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한 판사출신 첫 여성 국회의원인 추 의원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추다르크’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또한 추 의원은 대한민국 최초 서울·수도권지역 선출직 4선 여성국회의원으로 제15대부터 지금까지 서울 광진을을 수성하고 있다. 

이후 본격적으로 얼짱 국회의원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이가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전 의원이 그 주인공. 웬만한 영화배우를 능가하는 그의 미모는 아직까지도 정치권에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서울에서 출생해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나 전 의원은 제17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고, 제18대에서는 서울 중구에서 당선됐다.


새누리당 대변인 출신의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의원 시절 나경원 전 의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여의도 얼짱이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조 전 의원은 나 전 의원과 같이 법조인의 길을 걷다가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지난해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그림자를 자처하며 혁혁한 공을 세운 그는 그 공을 인정받아 박근혜정부의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얼굴’만큼 ‘능력’ 따라주길

현 19대 국회에는 영화 <완득이>에 출연했던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민주당의 이언주·유은혜 의원, 통합진보당의 김재연 의원 등이 얼짱 국회의원 반열에 올라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역시 모두 여성의원이다.

그렇다면 19대 국회에도 남성 얼짱 의원들은 없을까? 국회보좌진들은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과 무소속 송호창 의원을 19대 국회 남성 얼짱 국회의원으로 지목했다. 민주당의 홍익표 · 박수현 의원 등도 잘 생긴 의원 축에 속한다고 보좌진들은 입을 모았다.

정치인도 역시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임에 틀림없다. 국민의 지지와 유권자의 표가 없다면 여의도에 진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들로선 잘생기고 예쁜 얼굴만 뜯어먹고 살수는 없는 일.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 수려한 외모만큼이나 일까지 잘한다면 금상첨화라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이다. 과연 이들이 뛰어난 외모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만큼 눈부신 의정활동으로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