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부동산 동향]‘정부발’ 개발호재 마을은?

[박민우 부동산전문기자] 전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48곳이 풀린다. 정부는 이곳에 ‘걷고 쉬고 체험하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 집값은 물론 주거환경이 훨씬 나아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혜(?)를 입는 지역을 둘러봤다.

전국 개발제한구역 48곳 생활문화공간 조성
‘걷고 쉬고 체험’4개 사업 5년간 1천억 투입

전국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48곳이 도시민의 걷는 길, 여가와 전통문화 및 자연환경·생태 체험 공간으로 거듭난다. 국토교통부(이하 국교부)는 도시민의 생태휴식 공간 조성을 위해 개발제한구역의 뛰어난 자연환경을 이용, 자연·역사·체험이 어우러진 생활문화 공간을 조성한다. 이 사업에 향후 5년간 1000여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1억∼5억씩 지원
“주민 소득 기여”

그 일환으로 국교부는 지난 6일 개발제한구역이 있는 90개 시·군·구로부터 공모 신청을 받아 사업제안서 평가 및 현장조사를 거쳐 48개 친환경·문화사업을 최종 선정했다. 사업은 ▲걷는 길(21개·116.3㎞) ▲여가녹지(8개·5만4974㎡) ▲경관(17개) ▲전통문화(2개) 등 4개 분야로 시행된다.

지원금액은 ▲걷는 길 89억4500만원 ▲여가녹지 32억7500만원 ▲경관 74억6900만원 ▲전통문화 7억5000만원으로 정해졌다. 국교부는 총 209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번 선정된 사업들에 대해 해당 시군구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사업비의 70∼90% (1억∼5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은 개발행위를 제한만하고 방치하는 소극적 접근방식을 넘어 도시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생태체험, 여가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친환경·문화 사업을 통하여 보다 많은 도시민들이 개발제한구역을 여가 휴식공간으로 이용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구역 주민들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걷는 길] = 누리길로 불리는 걷는 길 사업은 지난 3년간(2010∼2012년) 총 연장 116.3㎞를 조성했다. 국교부는 향후 관할 지자체와 협의해 권역(수도권·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창원)별로 중심도시를 외곽에서 벨트형으로 두르는 둘레길을 완성할 계획이다. 21개 사업에 지원되는 금액은 89억4500만원이다.

누리길 사업지로 가장 많이 뽑힌 지역은 전남이다. 나주시 금당 누리길(L=2.1㎞·지원금 4억5000만원), 담양군 대전 생태하천(L=6㎞·4억5000만원), 화순군 도덕산 누리길(L=4.0㎞·3억6000만원), 장성군 황토 단감(L=11.5㎞·4억5000만원) 등 4곳이나 된다.

경북은 3곳이 선정됐다. 경산시 생명 누리길(L=4.2㎞·4억5000만원), 고령군 낙동강 행복(L=12㎞·4억9500만원), 칠곡군 동무골(L=4㎞·4억5000만원)이다. 여기엔 휴게시설, 돌탑, 주차장, 보행데크, 전망데크, 화장실 등이 조성된다.

서울시에선 은평구 북한산(2.5㎞·1억2000만원)이 선정됐다. 부산시는 해운대 반송동 석대천변 황토숲길(L=1.2㎞·4억8000만원)과 금정구 범어사 문화체험길(L=2.3㎞·5억원)이 들어선다. 대구시는 북구 화담마을(18㎞·4억5000만원), 충북은 청원군 대청호반(L=7㎞·5억원), 세종시는 비학산(L=5㎞·5억원)이 그린벨트가 해제됐다.

또 ▲광주시는 동구 너릿재(L=1.5㎞, B=1∼2m·4억5000만원)와 북구 삼각산(L=4.5㎞·9000만원) ▲대전시는 대덕구 산디마을(5.8㎞·5억원)과 동구 식장산 몽돌지압길(1.7㎞·3억6000만원) ▲울산시는 중구 입화산 참살이숲(L=14㎞·5억원)과 북구 강동 사랑길(L=1.7㎞·4억원) ▲경남은 창원시 국화꽃 향기속으로(B=4m, L=5㎞·4억9000만원)와 김해시 김해 백두산(2.29㎞·5억원)이 개발된다.

[여가녹지] = 여가녹지는 원칙적으로 국가가 매수한 토지나 기타 유휴 국공유지를 활용해 조경수 식재, 야외수영장, 분수, 실외 체육시설 기타 여가시설 등을 설치해 도시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참고로 정부(LH공사가 대행 중)가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현재까지 매수한 토지는 1198필지 2070만7000㎡다. 여가녹지 사업은 8곳에 32억7500만원 지원된다.


사업지로 가장 많이 뽑힌 지역은 경기도다. 의왕시 포일2지구 숲속마을주변(5억원)에 보행·안전시설·광장·숲가꾸기 시설이, 의정부 자일IC 하부 체육시설(4억8000만원)에 풋살경기장·휴게시설이, 남양주 황금산 문화공원(3억5000만원)에 산책로·피크닉장·휴게쉼터가 들어선다.

대전시는 대덕구 산디마을(5억원), 동구 효평동(4억9500만원)에 편의시설, 생활체육시설, 팔각정자 등이 조성된다. 이밖에 광주시 광산구 운평마을(2억7000만원), 대전시 유성구 송림마을(4억원), 울산시 남구 솔마루길(2억8000만원)엔 각각 다목적구장, 편의시설, 데크, 파고라, 체육시설 등을 설치한다.

[경관] = 경관사업은 도로변에 수목이나 화초를 심거나 조명시설 및 조경물, 전망데크를 설치하는 등 경관이 훼손된 지역을 복구하거나 경관이 수려한 지역을 도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국교부는 17개 사업지에 74억6900만원을 지원한다.

둘레길 재정비
국공유지 활용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많은 사업지가 선정된 지역은 경기도다. 시흥시 갯골 생태공원(3억5000만원)과 하우고개(3억3400만원), 남양주 재재기로(3억5000만원), 양평군 두물머리(4억5000만원)가 새롭게 단장된다. 이들 4곳엔 탐방로, 수목식재, 간판, 보행·안전시설, 편의시설, 조명, 보호수 등이 조성된다.
부산시에선 동래구 만덕고개길(4억5000만원)과 김해 국제공항 입구(3억5000만원)의 공간·경관이 개선된다. 대구시 동구 대곡지 에코갤러리(4억5000만원)에 체험센터 및 쉼터가, 달서구 도원지 수변(4억5000만원)엔 데크 및 데크광장이 생긴다. 울산시 중구 태화저수지(5억원)와 울주군 온양 대골못(4억9000만원)에도 수목식재, 편의·운동시설, 데크, 조명 등이 설치된다. 경북 고령군 월성 달맞이공원(4억9500만원)은 공원, 전망데크, 주차장, 편의시설 등을 만드며 칠곡군 송림사 주변(4억5000만원)은 경관등, 교량난간이 교체된다.

국교부는 ▲서울시 도봉구 무수골 재정비(4억원) ▲인천시 계양구 계양역 주변 벚꽃길 조성(5억원) ▲광주시 남구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4억5000만원) ▲대전시 대덕구 고속도로변 경관녹화사업(5억원) ▲충남 계룡시 신도안 전통문화사업(5억원)도 지원한다.

[전통문화] = 전통문화사업은 개발제한 구역내 문화재나 문화적 가치가 높은 시설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역사문화 체험공간으로 조성해 도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2개 사업지에 7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서울시 구로구 정선옹주 묘역(4억원)과 경기도 고양시 산영루(3억5000만원) 일대가 새롭게 정비된다.
국교부는 개발제한구역 48곳 해제와 함께 동서남해안의 지역거점 8곳을 휴양·체험·생태벨트로 조성하는 내용도 발표했다. 취지는 같다. 국민 여가생활 공간을 넓히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역균형발전의 기반을 닦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국교부는 올해부터 거점지역별로 본격적인 설계 및 공사에 착수한다.

국교부는 “‘동서남해안권 발전 종합계획’에 포함된 해안권별 핵심사업과 박근혜정부의 지역개발 공약인 ‘낙후지역 휴양·관광벨트 구축’사업과 연계해 해안권 거점지역별로 2013년부터 사업에 착수하는 등 해안권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고 밝혔다.

동서남해안 8곳 휴양·체험·생태벨트 조성
동해 고창 거제 등 여가·경제 활성화 기대

이에 따라 동서남해안의 지역거점을 대표하는 경남 거제 지세포 해양레포츠타운 등 8개 사업(동해안 4곳, 남해안 3곳, 서해안 1곳)은 올해 하반기부터 설계와 공사가 착공된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약 1181억원(국비 564억원, 지방비 618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동해안권은 맑고 청정한 동해바다, 다채로운 지형·해안경관 등 청정한 이미지의 자연·생태적 관광자원을 활용해 가족체험·휴양·레포츠 벨트가 조성된다. 광역교통망 확충(제 2영동고속도로, 상주∼영덕 고속도로)에 따른 동해안 관광객 수요 증가에 대비, 동해 망상 및 영덕 고래불 해수욕장에 다기능적 기능을 갖춘 ‘휴양·체험형 관광 거점’을 조성한다. 또 해맞이 명소인 울주 간절곶과 동해안 관광의 메카인 정동진 해안단구에 탐방로를 조성, 해안경관과 생태자원을 잇는 동해안 일주형의 ‘동해안 블루투어로드’도 만든다.

서해안권은 서해안의 역사·문화를 주제로 학습·체험형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갯벌·철새 등 세계적 생태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벨트가 조성된다. 고창의 람사르 갯벌생태지구가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관광거점’으로 재탄생한다.

남해안권은 섬, 리아스식 해안 등 독특한 자연자원을 활용해 복합 체험·휴양·문화·관광지대가 조성된다. 수려한 다도해 관광자원을 활용해 서남해안 해양관광 및 물류 거점항으로 진도항 배후지를 개발함으로써 환황해경제권 및 동남아시아 등 세계로 진출하는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훼손 경관 복구
체험공간 확대

고흥은 우주과학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국내 유일의 우주과학 시설과 천혜의 관광자원을 연계한 ‘우주테마형 대규모 복합 휴양·문화공간’이 만들어진다. 거제 지세포는 남해안권 관광중심축으로 세계적 해양관광 휴양지대로 조성하기에 적합한 지역으로 거가대교 개통과 더불어 부산∼거제∼통영을 연결하는 광역적 관광 거점 축으로 남해안 발전 모델로 구축된다.

국교부 관계자는 “해안권별 거점사업이 완료되면 국민 여가생활 공간을 넓히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외에도 해안권별로 지역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해안권 개발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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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