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부동산 동향]‘정부발’ 개발호재 마을은?

[박민우 부동산전문기자] 전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48곳이 풀린다. 정부는 이곳에 ‘걷고 쉬고 체험하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 집값은 물론 주거환경이 훨씬 나아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혜(?)를 입는 지역을 둘러봤다.

전국 개발제한구역 48곳 생활문화공간 조성
‘걷고 쉬고 체험’4개 사업 5년간 1천억 투입

전국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48곳이 도시민의 걷는 길, 여가와 전통문화 및 자연환경·생태 체험 공간으로 거듭난다. 국토교통부(이하 국교부)는 도시민의 생태휴식 공간 조성을 위해 개발제한구역의 뛰어난 자연환경을 이용, 자연·역사·체험이 어우러진 생활문화 공간을 조성한다. 이 사업에 향후 5년간 1000여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1억∼5억씩 지원
“주민 소득 기여”

그 일환으로 국교부는 지난 6일 개발제한구역이 있는 90개 시·군·구로부터 공모 신청을 받아 사업제안서 평가 및 현장조사를 거쳐 48개 친환경·문화사업을 최종 선정했다. 사업은 ▲걷는 길(21개·116.3㎞) ▲여가녹지(8개·5만4974㎡) ▲경관(17개) ▲전통문화(2개) 등 4개 분야로 시행된다.

지원금액은 ▲걷는 길 89억4500만원 ▲여가녹지 32억7500만원 ▲경관 74억6900만원 ▲전통문화 7억5000만원으로 정해졌다. 국교부는 총 209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번 선정된 사업들에 대해 해당 시군구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사업비의 70∼90% (1억∼5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은 개발행위를 제한만하고 방치하는 소극적 접근방식을 넘어 도시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생태체험, 여가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친환경·문화 사업을 통하여 보다 많은 도시민들이 개발제한구역을 여가 휴식공간으로 이용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구역 주민들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걷는 길] = 누리길로 불리는 걷는 길 사업은 지난 3년간(2010∼2012년) 총 연장 116.3㎞를 조성했다. 국교부는 향후 관할 지자체와 협의해 권역(수도권·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창원)별로 중심도시를 외곽에서 벨트형으로 두르는 둘레길을 완성할 계획이다. 21개 사업에 지원되는 금액은 89억4500만원이다.

누리길 사업지로 가장 많이 뽑힌 지역은 전남이다. 나주시 금당 누리길(L=2.1㎞·지원금 4억5000만원), 담양군 대전 생태하천(L=6㎞·4억5000만원), 화순군 도덕산 누리길(L=4.0㎞·3억6000만원), 장성군 황토 단감(L=11.5㎞·4억5000만원) 등 4곳이나 된다.

경북은 3곳이 선정됐다. 경산시 생명 누리길(L=4.2㎞·4억5000만원), 고령군 낙동강 행복(L=12㎞·4억9500만원), 칠곡군 동무골(L=4㎞·4억5000만원)이다. 여기엔 휴게시설, 돌탑, 주차장, 보행데크, 전망데크, 화장실 등이 조성된다.

서울시에선 은평구 북한산(2.5㎞·1억2000만원)이 선정됐다. 부산시는 해운대 반송동 석대천변 황토숲길(L=1.2㎞·4억8000만원)과 금정구 범어사 문화체험길(L=2.3㎞·5억원)이 들어선다. 대구시는 북구 화담마을(18㎞·4억5000만원), 충북은 청원군 대청호반(L=7㎞·5억원), 세종시는 비학산(L=5㎞·5억원)이 그린벨트가 해제됐다.

또 ▲광주시는 동구 너릿재(L=1.5㎞, B=1∼2m·4억5000만원)와 북구 삼각산(L=4.5㎞·9000만원) ▲대전시는 대덕구 산디마을(5.8㎞·5억원)과 동구 식장산 몽돌지압길(1.7㎞·3억6000만원) ▲울산시는 중구 입화산 참살이숲(L=14㎞·5억원)과 북구 강동 사랑길(L=1.7㎞·4억원) ▲경남은 창원시 국화꽃 향기속으로(B=4m, L=5㎞·4억9000만원)와 김해시 김해 백두산(2.29㎞·5억원)이 개발된다.

[여가녹지] = 여가녹지는 원칙적으로 국가가 매수한 토지나 기타 유휴 국공유지를 활용해 조경수 식재, 야외수영장, 분수, 실외 체육시설 기타 여가시설 등을 설치해 도시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참고로 정부(LH공사가 대행 중)가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현재까지 매수한 토지는 1198필지 2070만7000㎡다. 여가녹지 사업은 8곳에 32억7500만원 지원된다.


사업지로 가장 많이 뽑힌 지역은 경기도다. 의왕시 포일2지구 숲속마을주변(5억원)에 보행·안전시설·광장·숲가꾸기 시설이, 의정부 자일IC 하부 체육시설(4억8000만원)에 풋살경기장·휴게시설이, 남양주 황금산 문화공원(3억5000만원)에 산책로·피크닉장·휴게쉼터가 들어선다.

대전시는 대덕구 산디마을(5억원), 동구 효평동(4억9500만원)에 편의시설, 생활체육시설, 팔각정자 등이 조성된다. 이밖에 광주시 광산구 운평마을(2억7000만원), 대전시 유성구 송림마을(4억원), 울산시 남구 솔마루길(2억8000만원)엔 각각 다목적구장, 편의시설, 데크, 파고라, 체육시설 등을 설치한다.

[경관] = 경관사업은 도로변에 수목이나 화초를 심거나 조명시설 및 조경물, 전망데크를 설치하는 등 경관이 훼손된 지역을 복구하거나 경관이 수려한 지역을 도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국교부는 17개 사업지에 74억6900만원을 지원한다.

둘레길 재정비
국공유지 활용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많은 사업지가 선정된 지역은 경기도다. 시흥시 갯골 생태공원(3억5000만원)과 하우고개(3억3400만원), 남양주 재재기로(3억5000만원), 양평군 두물머리(4억5000만원)가 새롭게 단장된다. 이들 4곳엔 탐방로, 수목식재, 간판, 보행·안전시설, 편의시설, 조명, 보호수 등이 조성된다.
부산시에선 동래구 만덕고개길(4억5000만원)과 김해 국제공항 입구(3억5000만원)의 공간·경관이 개선된다. 대구시 동구 대곡지 에코갤러리(4억5000만원)에 체험센터 및 쉼터가, 달서구 도원지 수변(4억5000만원)엔 데크 및 데크광장이 생긴다. 울산시 중구 태화저수지(5억원)와 울주군 온양 대골못(4억9000만원)에도 수목식재, 편의·운동시설, 데크, 조명 등이 설치된다. 경북 고령군 월성 달맞이공원(4억9500만원)은 공원, 전망데크, 주차장, 편의시설 등을 만드며 칠곡군 송림사 주변(4억5000만원)은 경관등, 교량난간이 교체된다.

국교부는 ▲서울시 도봉구 무수골 재정비(4억원) ▲인천시 계양구 계양역 주변 벚꽃길 조성(5억원) ▲광주시 남구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4억5000만원) ▲대전시 대덕구 고속도로변 경관녹화사업(5억원) ▲충남 계룡시 신도안 전통문화사업(5억원)도 지원한다.

[전통문화] = 전통문화사업은 개발제한 구역내 문화재나 문화적 가치가 높은 시설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역사문화 체험공간으로 조성해 도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2개 사업지에 7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서울시 구로구 정선옹주 묘역(4억원)과 경기도 고양시 산영루(3억5000만원) 일대가 새롭게 정비된다.
국교부는 개발제한구역 48곳 해제와 함께 동서남해안의 지역거점 8곳을 휴양·체험·생태벨트로 조성하는 내용도 발표했다. 취지는 같다. 국민 여가생활 공간을 넓히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역균형발전의 기반을 닦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국교부는 올해부터 거점지역별로 본격적인 설계 및 공사에 착수한다.

국교부는 “‘동서남해안권 발전 종합계획’에 포함된 해안권별 핵심사업과 박근혜정부의 지역개발 공약인 ‘낙후지역 휴양·관광벨트 구축’사업과 연계해 해안권 거점지역별로 2013년부터 사업에 착수하는 등 해안권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고 밝혔다.

동서남해안 8곳 휴양·체험·생태벨트 조성
동해 고창 거제 등 여가·경제 활성화 기대

이에 따라 동서남해안의 지역거점을 대표하는 경남 거제 지세포 해양레포츠타운 등 8개 사업(동해안 4곳, 남해안 3곳, 서해안 1곳)은 올해 하반기부터 설계와 공사가 착공된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약 1181억원(국비 564억원, 지방비 618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동해안권은 맑고 청정한 동해바다, 다채로운 지형·해안경관 등 청정한 이미지의 자연·생태적 관광자원을 활용해 가족체험·휴양·레포츠 벨트가 조성된다. 광역교통망 확충(제 2영동고속도로, 상주∼영덕 고속도로)에 따른 동해안 관광객 수요 증가에 대비, 동해 망상 및 영덕 고래불 해수욕장에 다기능적 기능을 갖춘 ‘휴양·체험형 관광 거점’을 조성한다. 또 해맞이 명소인 울주 간절곶과 동해안 관광의 메카인 정동진 해안단구에 탐방로를 조성, 해안경관과 생태자원을 잇는 동해안 일주형의 ‘동해안 블루투어로드’도 만든다.

서해안권은 서해안의 역사·문화를 주제로 학습·체험형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갯벌·철새 등 세계적 생태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벨트가 조성된다. 고창의 람사르 갯벌생태지구가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관광거점’으로 재탄생한다.

남해안권은 섬, 리아스식 해안 등 독특한 자연자원을 활용해 복합 체험·휴양·문화·관광지대가 조성된다. 수려한 다도해 관광자원을 활용해 서남해안 해양관광 및 물류 거점항으로 진도항 배후지를 개발함으로써 환황해경제권 및 동남아시아 등 세계로 진출하는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훼손 경관 복구
체험공간 확대

고흥은 우주과학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국내 유일의 우주과학 시설과 천혜의 관광자원을 연계한 ‘우주테마형 대규모 복합 휴양·문화공간’이 만들어진다. 거제 지세포는 남해안권 관광중심축으로 세계적 해양관광 휴양지대로 조성하기에 적합한 지역으로 거가대교 개통과 더불어 부산∼거제∼통영을 연결하는 광역적 관광 거점 축으로 남해안 발전 모델로 구축된다.

국교부 관계자는 “해안권별 거점사업이 완료되면 국민 여가생활 공간을 넓히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외에도 해안권별로 지역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해안권 개발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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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