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노원병’ 무시 못 할 막판 변수 셋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4.03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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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에 재 뿌릴까 조심 또 조심

[일요시사=정치팀] 올 것이 왔다. ‘미니대선’으로 불렸던 4·24 재보선 대진표가 확정됐다. 서울 노원병에서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일찌감치 후보자 등록을 마친 가운데, 새누리당에서 중량감이 다소 떨어지는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출마했다. 노회찬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는 노원병에 풀뿌리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어 그의 완주 여부가 노원병 선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정태흥 후보까지 출사표를 던져 노원병은 4파전 구도로 짜였다. 이들의 치열한 선거전이 어떻게 펼쳐질지, 노원병 선거판 막판 변수를 짚어봤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야권연대 여부가 노원병 선거의 최대 변수로 점쳐졌다. 민주당 지도부가 숙고 끝에 무공천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안 후보의 짐이 가벼워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당초 민주당의 기대와 달리 당 안팎 여론은 썩 좋지 않다. ‘불임정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게 쏟아지는 탓이다. 안 후보 측도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선거판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체면만 잔뜩 구겼다.  

정치권 안-김 연대 주목
안캠프, 지역 현안에 집중

민주당이 빠진 노원병 선거는 새누리당과 안 후보 그리고 진보정당들의 대결로 압축됐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부재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안 후보와 ‘협력적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연대 가능성에 대한 정치권의 의견은 엇갈린다. 양측 모두 매체를 통해 야권연대 가능성을 열어둬, 일단 ‘안-김 연대’에 무게가 실리고 있었다.


<일요시사>와 만난 안철수 후보 측 윤태곤 공보팀장은 “언론에서 야권연대에 대해 보도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김 후보는 김 후보대로 열심히 하고, 안 후보는 안 후보대로 열심히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야권연대에서 한발 물러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주목 받는 진보정의
외면 받는 통합진보

윤 팀장은 또 “언론은 외부시선으로 안 후보를 바라본다. 하지만 캠프 분위기나 안 후보의 관심은 언론과 거리가 있다. 안 후보와 캠프 인사들은 노원병 지역 현안과 발전방향 논의에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노회찬 공동대표가 추진하고자 했던 일들을 이어가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는 일을 찾고 의견을 나누는 게 안 후보의 최고 관심사다”라고 말했다.

한 비주류 측 인사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각자 완주하는 것이 맞다”며 “양측이 손을 잡을 이유가 없다”면서 연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합진보당은 몹시 난처하다. 김 후보가 단일화를 해도 안 해도 부담이다. 김 후보가 안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경우,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는 새누리당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된다. 안-김 연대가 실패하더라도 야권 삼분열로 새누리당과 사파전을 벌여야 하니, 여론의 화살은 여전히 따가울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그랬던 것처럼, 공동의 ‘연대’ 합류가 아닌 자발적 ‘사퇴’를 통한 간접적 단일화도 찝찝하다.

장담 못하는 ‘안철수 대세론’ 김지선의 ‘풀뿌리 민심’ 제압할까?
1. 야권연대-가능성 낮지만 배제 못해, 허준영 여론조사 맹추격 


안 후보가 여의도에 입성한다 해도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 과정에서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노원병이 사파전으로 치러지지만, 김 후보에 가려져 정 후보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진보당은 변수에 이르지 못한 고독한 완주를 할 공산이 큰 것으로 야권은 보고 있다.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와 안 후보가 막판까지 각축전을 벌일 경우 야권연대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허 후보의 선전이 야권연대에 동력을 불어넣는 셈이다.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를 보더라도 안 후보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국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6일 노원병 지역구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허 후보는 38.1%, 안 후보는 37.4%의 지지를 받았다.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 조사 결과, 안 후보는 38.8%, 허 후보는 32.8%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큰 차이가 나지 않은 결과에 일각에서는 안 후보의 대세론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안 후보가 야권연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투표율’이다. 안 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이어서 쉽지 않은 선거”라며 재보선 특유의 낮은 투표율을 염려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우선 출퇴근 시간이 투표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노원병은 서울 북동쪽 끝에 위치해 주민의 평균 출퇴근 시간이 서울에서 제일 긴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재보선이 치러지는 4월24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아,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오후 8시까지 투표할 수 있을지 염려되는 부분이다. 

박원순 회동 두고
“전략적” vs “무전략”

윤 팀장은 “선거 당일 출퇴근 시간을 전후한 젊은층 투표율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번째 변수는 안 후보 지지자들이 지난 대선 때처럼 결집력을 발휘할지 여부다. 윤 팀장은 “안 후보가 별 무리 없이 당선될 것으로 생각하는 안 후보 지지 주민이 많다. 긴장감이 풀어진 다소 이완된 분위기도 극복 대상이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안 후보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안 후보의 승리에 무리가 없다는 관측에 더욱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노원병 지역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결국 안 후보가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지자들의 방관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안 후보에게 붙은 ‘박근혜 대항마’라는 수식어가 투표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주민이 느끼는 불편함이 안 후보 지지자로 하여금 투표를 망설이게 한다는 것. 윤 팀장은 “지역주민들은 안 후보가 당선되면 노원병이 혹시 모를 상대적 박탈이나 불이익을 당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라며 “이러한 불안을 해소시키는 것도 과제”라고 지적했다.

2. 투표율-출퇴근 시간, 여당 견제 부담, 안 지지자 결집력 관건 
3.
조직력-새누리당 조직력 총동원, 안철수 정당 없는 설움 극복?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스킨십을 늘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갤럽의 허진재 이사는 “안 후보 측이 박 시장과 회동을 추진한 것은 선거전략의 일환이었을 것”이라고 매체를 통해 말했다. 박 시장과의 친분을 과시해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여당인 새누리당과 대립구도에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시키려 한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하지만 윤 팀장은 이러한 안 후보의 전략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 팀장은 “안 후보는 선거전략, 금권선거, 네거티브 선거에 확실히 줄긋고 있다. 안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특별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특정의 목적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움직인 적은 거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마지막 세 번째 변수는 ‘조직력’이다. 작년 대선에서 ‘정당 없는 설움’을 뼈저리게 경험한 안 후보의 조직력 열세는 이번 노원병 선거에서도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집권여당인 새누리의 거대조직을 상대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의 특성상 조직 동원이 가능한 새누리당에 비해 안 후보 측은 조직력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안철수 막아라”
“고전 예상돼”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매체를 통해 “허준영 후보의 인지도가 낮은 만큼 새누리당이 조직을 총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조직 열세를 극복할 시간이 부족하고, 현재 큰 이슈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권 내에서 “안철수 당선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어, 새누리당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이용길 시사평론가는 이에 대해 “안 후보가 민주당 지지자와 김 후보 지지자를 포용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과의 싸움에서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돌아온 안 후보는 과연 4월의 전쟁에서 부활해 여의도로 무난히 입성할 수 있을까? 그 결과는 막판 변수를 얼마만큼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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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