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한 군소후보들 ‘대선 후 행보’ 추적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1.09 09: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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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도 지키겠다는데 51.6 못 지킬 이유 없다!

[일요시사=정치팀] 제18대 대선이 51.6%대 48.4%로 막을 내렸다. 나머지는 1%에도 못 미친다. 실로 거대한 양강구도였다. 비록 박근혜 새누리당 당선인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가려졌지만 강지원, 김순자, 김소연 후보 등 무소속 대선 후보 3인도 구슬땀을 흘리며 완주했다. 이들은 작지만 강한 목소리로 유권자의 관심을 끌었다. 대선 이후 이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직접 이들과의 연결을 통해 근황을 추적했다.

제18대 대통령선거는 보수와 진보가 총결집한 선거였다. 여기에 중도로 분류되는 강지원 전 무소속 대선 후보와 노동계를 대표하는 김소연·김순자 전 무소속 대선 후보는 사퇴 소문에 시달리거나 지지층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서럽게’ 완주했다. 막상 대선이 끝나고 나니 여기저기서 호평도 나오고 있다. 나름의 소득이 있다는 평이다. 앞으로 정치를 계속한다고 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파장 큰 소수점

강 전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매니페스토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어떠한 유세도 하지 않고 선거를 치렀다.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매일 오전 정책토론회를 열었던 강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길거리 동원 조작 유세를 당장 취소하라”며 “이런 방식은 1950년대, 60년대 선거”라고 맹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강 전 후보의 아내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딱히 할 일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국민권익위원장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이유도 있었지만, 강 전 후보가 오로지 ‘정책선거’에 입각해서 선거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매체를 통해 “선거사무실도 지나만 가봤지 들어가 보진 않았다. 내가 굳이 가서 할 게 없다 싶었다.

지방에서 친척들이 전화해서 ‘선거운동 안 하느냐’고 묻곤 할 때도 ‘정책선거 할 거다. 이미지선거 아니니까 괜찮다’고 했다”라고 말할 정도다. 김 전 위원장은 또 “남편이 이번에 뭔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고, 분명히 밑거름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전 후보는 제18대 대선에서 5만3303표로 0.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는 현재 ‘정책선거’를 위한 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개정안의 내용은 선거과정에서 정책을 전달하는 미디어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고 했다.

강 전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선관위가 기탁금을 3억원이나 받았다. 기탁금은 후보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남는 돈은 어디에 쓰나? 정책을 전달하는 정견 발표의 장을 마련하는 데 써야한다. 공평하게 정책을 전달하고, 국민이 정책을 알 수 있도록 공영방송, 언론 등에 이를 강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전 후보는 현재 자신은 무직이라며 사회운동가로서 ‘정책선거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대선에도 지금처럼 쓴소리하고 호통 치려고 한다. 대선뿐만 아니라 총선, 지방선거도 제대로 된 선거가 치러지는지 지켜보겠다. 선거 풍토가 개선되는데 일조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취재기자가 "앞으로 국회의원 출마나 정계에 진출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강 전 후보는 “예나 지금이나 단언컨대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순자 전 후보는 강 전 후보에 이어 4만6017표를 얻어 4위를 기록했다. 비록 0.2%에 불과한 득표율이지만, 김 전 후보 측은 이를 “의미 있는 득표”라고 해석했다.

김 전 후보는 지난 2일 선거 캠프 해단식과 함께 청년으로 구성된 ‘알바연대’ 발족식을 가졌다. 김 전 후보는 알바연대 대표로, 서울과 울산을 오가며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알바연대는 비정규와 불안정한 노동사회에 저항하는 모임으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청소년, 20~30대와 40~50대의 노동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통계청이 제시한 최저생계비에 맞게 최저시급을 1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알바연대 활동의 핵심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지난 십 년 동안 매해 오른 최저시급은 채 200원도 안 된다”라면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반향을 일으키려고 한다. 생계를 위협하는 수준의 임금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강지원 ‘매니페스토’ 사회운동가로 활동 이어가
김소연 신당 창당에 몰두, 김순자 알바연대 대표로

알바연대는 우선 현 상황의 아르바이트의 실태를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관계자는 ‘단순히 떼쓰는’ 수준의 활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후보는 대선기간 휴직했다가 선거가 끝나고 복직해 현재 울산과학대에서 청소노동자로 근무하고 있다. 알바연대 발족식을 한 지난 2일에는 하루 휴가를 내 상경했다. 이날 그는 4만원을 내고 대리 청소노동자를 고용해 시간을 냈다.

김 전 후보는 “선거기간 너무 힘들었지만, 학교에 돌아오니 동료들이 케이크, 떡, 촛불, 풍선 등을 준비해 줘서 기분 좋았다. 마치 축제 같았다. 총장도 격려를 해주고, 학생들도 많이 알아보고 인사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정치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지금도 현장정치, 지역정치와 마찬가지의 활동을 하고 있다. 국회의원 출마는 지금 같아선 못할 것 같다. 알바연대도 체력적으로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반드시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전 후보는 마지막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내 문제는 내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참지 말고 말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김소연 전 후보는 1만6687표로 5위를 기록했다. 김 전 후보는 현재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며 ‘추진위원회’ 정도의 노동자계급 정당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당 창당은 올해 안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구성될 것이라고 김 전 후보는 말했다.

김 전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민주노총을 포함해 여러 단위의 사람들이 신당 창당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현재 논의의 중심은 정해져 있다. 확대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단계다”라고 밝혔다.

취재기자가 "현 진보정당에 합류하지 않고 신당을 창당하는 것을 두고 진보정당 지지자들의 거부감이 우려된다"고 말하자 김 전 후보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에 대해 “막상 노동현장을 가보면 상황은 다르다. 현재 진보정당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다”라며 “현 진보정당과 연대는 가능하지만 합당은 할 수 없다. 신당은 현장에서 더욱 치열하게 싸운 노동자가 주축이 돼 움직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후보는 대선이 끝나자마자 한시도 쉬지 못하고 한걸음에 노동현장으로 달려갔다. 노동자들이 연이어 자살한 탓이다. 그는 “대선 후 많은 노동자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수십, 수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과 가압류를 등에 업고 해고와 싸우고 있다”며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냈다.


노동자가 직접 나서

소수점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여의도 밖에서 공약을 지키려는 이들의 움직임은 아직도 치열하다. 51.6%의 지지를 받은 박 당선인 공약 실천 움직임도 이처럼 치열하기를 모든 국민은 바라고 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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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