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판세 바꿀 ‘막판 돌발변수’ 대예측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2.18 16:55:15
  • 댓글 0개

운명의 24시간 1% 되돌리는 자가 마지막에 웃는다!

[일요시사=정치팀] 역대 대선 막판에는 늘 돌발변수가 있었다. 하지만 변수라고 다 같은 변수가 아닌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대선에 직격타를 날리는 변수도 있지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변수의 변수’도 있다. 그것이 대선 정국을 오리무중에 빠지게 한다. ‘완벽한 한방’에도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대통령선거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제18대 대선에는 과연 어떤 변수가 있을까? <일요시사>가 대권 판세를 뒤집을 치명적인 18일 마지막 돌발변수를 점쳐봤다.

대선을 앞두고 발생하는 변수는 악재가 되기도 하지만 때론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성공하면 반대층 분열을 일으키지만, 때로는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기도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게 바로 선거판이다.
올해는 어떨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변수도 있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막판변수’도 각오해야 한다. 특히 선거를 하루 앞두고 터지는 막판변수는 되돌리기엔 시간이 없다는 점에서 치명적이기도 하다.

마의 70% 뚫을 ‘2030 투표율’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89.2%. 이후 투표율은 계속 하락했다. 14대 81.9%, 15대 80.7%, 16대 70.8% 그리고 2007년 17대 선거는 사상 최저인 63.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관건은 20~30대 투표율이었다.

전문가들은 예나 지금이나 젊은층 투표율을 선거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2030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들 세대의 정치의식이 세대 지형에 비례해서 반영돼, 현재 야당인 민주당 세력의 ‘선거승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들의 투표 참여가 저조했던 선거에서는 현재 여당인 새누리당의 완승이었다는 평이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 당시의 투표율을 비교해 보면 익히 알 수 있다.

2007년 대선 투표율은 직전 대선보다 6.2%p 하락했다. 16대 선거에서 각각 56.55%, 67.55%를 기록했던 2030투표율은, 17대 선거에서 각각 47%, 54.9%를 기록한다. 20대 투표율은 9.55%p, 30대 투표율은 무려 12.65%p 나 하락했다. 2030의 저조한 투표가 전체 투표율을 하락시킨 것이다.

 승패 가를 최대 승부처 'PK'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로는, 오는 대선의 투표율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8대 대통령선거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가 79.9%로 앞서 지난 대선에 진행된 같은 조사 결과 67.0%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 중에서도 젊은층의 투표의지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5년 전보다 20대 22.9%p, 30대 14.9%p, 40대 9.7%p, 50대 7.0%p, 60대 이상이 2.3%p씩 증가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변수가 많다. 2030 세대가 투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투표소에 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부재자선거, 대학교 기말고사 시기, 투표시간 연장, 선거일 공휴일 여부 등의 논란이 있었던 만큼 여러 가지 사회적 여건 또한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PK(경남·부산)는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이다. 경남 거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태어난 곳이다. 부산은 문 후보가 자란 곳으로 PK 표심이 출렁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 후보 양측이 PK에 주목하는 이유다.

젊은층 투표율, 그들 둘러싼 사회적 여건이 당락 좌우 
PK, 새누리당은 당 대결 VS 민주통합당은 사람 대결


새누리당은 PK에서 문 후보 지지율을 35%로 묶어둔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40%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즉 득표율 5% 사수 싸움이다.

새누리당은 당 대결로 굳히고,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대 문재인’ 싸움으로 가겠다는 복안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대한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민주통합당은 문 후보의 지역연고를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득표수로 보면 이렇다. 박 후보가 PK에서 100만표 이상으로 문 후보를 따돌리느냐, 반대로 문 후보가 100만표 이내로 격차를 묶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100만표는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최소득표수인 1100만~1200만표의 10%에 육박하는 수치로,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문 후보는 PK에서 35% 내외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 지지자의 3분의 2 가량이 문 후보 지지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안 전 후보 사퇴 , 그리고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공동유세 후 PK에서 박-문 후보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의 지지로 문 후보의 `민주당 색채'가 옅어지는 동시에 `PK출신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지지율 제고를 예상하고 있다.

진보 여전사 ‘이정희 사퇴’

제18대 대선 후보 TV토론은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치열한 설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결과는 딴판이었다. 주인공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였다. 이 후보는 평소 하고 싶은 말들을 마음껏 쏟아내며 박 후보에게 총공세를 가했다.

일찍이 이 후보는 통합진보당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로 정치권의 ‘따돌림’과 국민의 눈총을 받았다. 야권연대 구상 밑그림에 이 후보와 통합진보당은 없었다.

반면 사퇴한 심상정 진보정의당 전 대선 후보는 달랐다. 야권연대 가도에 합류하면서 ‘안철수+민주통합당+진보정의당’의 구도를 확실히 했다.

이 후보도 ‘새누리당 심판’과 정권교체를 외치며 야권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끝내 러브콜을 받지 못했다. 민주통합당으로선 소수점 지지율의 통합진보당과 손잡을 메리트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이 후보는 TV토론을 거치면서 대선의 또 다른 변수로 급부상했다. 그는 ‘대성공’을 거두며 정치적 입지를 굳혔다는 평이다.

결정적 두 사람, 사퇴 앞둔 이정희, 기대되는 이명박
막판 결정적 ‘스캔들’, 부정선거 시도도 예의주시해야


오는 19일 박-문 두 후보의 득표는 1~2%, 약 30~50만표 차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현재 1%를 웃도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 후보가 사퇴가 미치는 영향력은 최대 3~5%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민주통합당이나 새누리당 역시 이 후보의 존재가 ‘편치 않은’ 이유다.

어쨌든 지난 16일 이 후보의 전격 사퇴 선언은 박 후보에게는 악재로 문 후보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문 후보가 박 후보에게 이명박 정권 실정의 ‘공동책임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현정권과의 단절은 박 후보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MB와의 연결고리는 현정부가 실패한 국정운영에 관한 공동책임으로 이어진다. 박 후보가 ‘득’ 볼 게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현재 ‘6대 민영화’ 정책이 MB에서 박 후보에게 그대로 승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대선을 앞두고 박 후보가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현재 정부는 청주공항, 인천공항 면세점 민영화, 철도 관제권 회수, 상수도 민간위탁, 영리병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가스 민영화, KS인증 민영화 등도 마찬가지다.


동업자냐 배신자냐 ‘MB의 한마디’

MB가 이러한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박 후보를 거론할 경우, 박 후보는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MB로서는 입이 근질근질하겠지만, 정책 연장을 위해서라도 입에 자물쇠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치열한 대립 구도를 보이고 있다. 양측 지지자의 결집력도 놀라울 정도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지지자의 자발적인 제보가 잇따르면서 수면 아래 잠복했던 논란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손해는 박 후보가 더 컸다. ‘박근혜 굿판’ ‘국정원 댓글 조작’ ‘재외 부정선거 논란’ 등 예상치 못한 논란 탓이다.

지난주 기습적으로 벌어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아직은 누구에게 유리하고 불리한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형국이다. 

대선 직전에는 어디에서 ‘악성 스캔들’이 불거질지 모르는 일이다. 한 쪽에서 오랫동안 쥐고 있던 ‘마지막 일격’을 아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리고 투표 당일, ‘디도스’와 같은 부정선거 시도도 주의해야 할 ‘신종’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19일 날이 밝기 전 24시간이 두 후보의 명운을 가르는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 정치권과 국민들의 시선은 온통 18일에 맞춰져 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