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 정년 연장 논의 급물살⋯노·사·정 셈법 동상이몽

민주노총 “연내 입법 추진” 촉구
민주당 “기업·청년 등 감안할 것”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최근 정년 65세 상향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조기 도입을 요구하는 노동계와 신중론을 펴는 재계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찾아 입법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노동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민주노총의 목표인 동시에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의 목표”라며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면서, 지속적으로 지혜를 모아 목표 도달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일은 이미 이재명정부의 국정 과제에도 반영돼있는 만큼, 오늘 귀한 말씀주시면 경청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 당장 출생률이 반등하더라도 향후 20년간은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정년 연장으로 노후 빈곤을 해소하고 청년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서 희망을 주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날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비공개 간담회 직후 취재진에게 “당과 민주노총이 신뢰를 쌓아가자는 의미에서 자주 만나 소통하자고 얘기했다”며 “정년 연장 등 현안은 국회와 상임위원회별로 소통하고 있으며, (오늘)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내에 정년 연장 입법을 추진하느냐’는 질문엔 “연말까지 입법에 속도를 내 통과되도록 해달라는 노조 측의 요청이 있었지만,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한쪽 주장만으로 법안을 만들 수 없기에, 기업과 청년 고용 등도 감안해서 최적의 안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입장은 노동계의 입법 압박에 호응하되, 속도는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한 정년 연장 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양대 노총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현행 60세 정년이 유지되면, 노후 빈곤과 소비 위축의 악순환이 불가피하다”며 “정년 65세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며, 공공부문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자 측이 주장하는 ‘선별을 통한 퇴직 후 재고용’은 사업주 재량 하에 뽑고 싶은 사람만 계약직으로 뽑아 불합리한 방식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고용 방식”이라며 “또 단기 반복 계약을 통해 임금과 노동 조건을 하향화시켜 고용불안을 심화시키는 구조로, 노동계로서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와 국회 정년연장특별위원회의 논의까지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숙성됐다”며 “노사 입장이 더 이상 접점을 이루기 힘든 상황에서 마냥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다. 이제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길 때”라고 강조했다.

정가에선 노동계가 연내 처리를 촉구하는 이유와 관련, 정년 연장 카드로 붙은 탄력을 이어가려는 판단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앞서 대통령 직속 경사노위는 지난해 6월부터 정년 연장을 논의했지만 노·사·정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공익위원이 계속 고용 의무화를 제안했으나, 법적 강제력이 없어 주도권이 사용자 측에 치우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반면 법정 정년 연장이 도입되면 기업이 만 65세 미만의 정년 해고가 금지되는 만큼 실질적인 고용 안정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정가의 대체적 해석이다.

또 정년 연장은 초고령사회 대응이라는 명분이 있어 노동계가 굳이 물러설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은퇴 시점과 국민연금 수급 사이의 간극을 보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고, 정치적 이견도 비교적 적다.

여론 역시 우호적이다. SBS 의뢰로 입소스(Ipsos)가 지난달 1~2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연장하는 데 대해 81%가 찬성했으며 반대는 18%에 그쳤다. 전 연령대에서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2%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별다른 변수만 없다면 정년 연장 법안이 통과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등 야당 역시 우려 목소리를 내면서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대수명 연장 등 시대 상황의 변화에 맞춰 정년을 연장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도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정책위의장은 “AI 시대 도래, 국내 기업의 엑소더스(대탈출) 현상 등으로 국내 일자리 총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정년을 늘리면 사회에 진출하는 우리 청년들의 일자리에 타격이 불 보듯 뻔해 보인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년 연장을 하더라도 사회보장제도, 청년 일자리 보장 등 여러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세밀하게 따져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이 보장되는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노동정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일각에선 부작용을 막을 안전장치가 없다면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 등으로 경영 부담이 이미 커진 만큼, 속도 조절과 보완책 병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는 전날 ‘2025 하반기 국회에 바라는 경영계 건의 과제’를 내 법정 정년 연장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다.

경총은 “정년 연장은 그 혜택이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에 집중되고, 기업의 청년 고용 여력을 떨어뜨려 청년 취업난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또 60~64세 정규직 근로자 59만명가량을 고용하는 비용이 연간 약 30조원으로 추산돼, 인사 적체가 심화되고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 확산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앞서 정년 60세 의무화 시행 이후 축적된 통계에서도 일정 부분 드러난다.


한국은행에서 지난 4월 발간한 조사연구집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집필진인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장 외 4인은 지난 2016년 정년 60세 연장 이후 고령 고용 증가 효과가 노조 비중이 높은 대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고, 그 과정에서 청년 고용 위축, 조기 퇴직 증가 등의 부작용이 초래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존 정년이 낮았던 사업장일수록 23~27세 청년 고용은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고령 근로자 1명 증가 시 청년 근로자 0.4~1.5명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감소세는 임시·일용 근로자에게서 더 뚜렷했다.

이에 대해 집필진은 “기업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고용 형태가 유연한 일자리를 청년 고용 조정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부작용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정년 연장은 평균수명 연장과 고령화 심화에 맞춰 추진해야 할 과제라는 데에는 각계가 공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근속연수에 비례해 커지는 임금 부담을 낮추고, 사회적 비용을 분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무급’이 언급된다.

직무급은 근속연수가 아니라 담당 직무의 난이도, 책임 등을 평가해 기본급을 정하는 임금체계다.

국회 산하 정책연구기관인 국회미래연구원은 이달 발표한 ‘정년 연장 시대, 직무급과 사회적 합의’에서 “단순 정년 연장만으로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과 세대 간 갈등으로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구조적 불균형을 완화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직무급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23년 기준 한국의 근속 30년 이상 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1년 미만자의 2.95배로, 일본(2.27배)과 독일(1.8배)을 웃돈다”며 “또 300인 미만 사업장의 임금은 대기업의 약 65% 수준이다. 현 구조에서 정년이 연장되면 대기업은 고연차 인건비 부담이 늘고, 기업 간 격차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 작성자인 정혜윤 부연구위원은 “과거 좌초됐던 성과관리형 직무급과는 명확히 구분된다”며 “직무급을 비용 절감 장치가 아닌, 임금체계의 수평적 재편 수단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년 연장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중고령자 고용과 노동시장 전반의 형평성을 함께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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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