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살까? 말까?

한동안 잠잠했던 오피스텔 시장이 서울을 중심으로 최근 다시 꿈틀대고 있다. 올해 8월 평균 거래 가격이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일부 단지에선 부동산 거품이 심했던 2~3년 전 가격을 뛰어넘는 금액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오피스텔 평균 거래 가격이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일부 단지에선 부동산 거품이 심했던 2~3년 전 가격을 뛰어넘는 금액대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의 급등 여파로 수요가 옮겨간 것이란 분석과 함께 ‘규제의 풍선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거품이
꺼지고…

오피스텔 분양 업체들은 ‘비규제 프리미엄’을 내세워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피스텔은 수요가 제한적인 상품이므로 단기적인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서울 오피스텔 거래 건수는 7507건으로 2022년(1~7월 1만406건)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아파트 등 주택 매수 시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으로 제한되자 아파트 거래가 급격히 위축된 반면,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준주택에 해당,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오피스텔 거래는 크게 줄어들지 않은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6월 1만923건에서 규제 직후인 7월 3943건, 8월 2983건으로 급감했다. 반면 오피스텔 거래 건수는 6월 942건, 7월 948건, 8월 586건으로 꾸준히 거래되는 모습이다.

올해 8월 거래는 신고 기한이 9월 말인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거래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속속 최고가를 보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 ‘에스트레뉴’ 전용면적 107㎡ 규모 오피스텔은 지난 8월28일 17억8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6월20일까지만 해도 15억원에 거래됐으나 두 달 사이에 3억원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아파트와 달리 각종 규제 피해
서울 중심으로 최근 다시 꿈틀

용산 ‘대우월드마크’ 86㎡ 규모 오피스텔도 지난 8월11일 13억1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같은 달 28일 12억5000만원 하락가에 거래됐지만 6월 12억원 또는 13억원에 거래됐던 것보다 소폭 올랐다.

오피스텔은 6·27 대출 규제에서 배제됐을 뿐 아니라 외국인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 대상 부동산에서도 제외됐다. 국토부는 지난 8월26일부터 서울시 전역, 인천·경기 일부 지역을 외국인 대상 토허구역으로 지정했는데 여기서도 오피스텔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토허구역은 건축법 시행령 별표1에 따라 단독주택, 다가구 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 주택 거래에 한정된다.


오피스텔 거래가 더 활성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오피스텔 전·월세 건수(신규·갱신)는 지난 6월 7474건에서 7월 7712건으로 3.2% 증가했다. 반면 아파트 전·월세 건수는 6월 2만1951건에서 7월 2만148건으로 8.2% 감소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텔은 매매 차익보다는 임대 수익 목적으로 매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6·27 대출 규제로 아파트 전·월세 등 임대차 수요가 오피스텔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오피스텔 거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아파텔이라 불리는 중대형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신축이고 단지 규모가 큰 오피스텔은 내부 인테리어나 커뮤니티 시설까지 아파트와 거의 같은데 가격은 절반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연말까지
계약 늘 것

오피스텔이 아파트와 달리 규제 사각지대에 있어, 이를 겨냥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택에 적용되는 이 같은 규제들을 적용받지 않는다. 오피스텔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을 앞세워 부동산 투자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대출상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된다는 점은 투자자에겐 부담이 되는 요소다. 1주택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는 보유세 중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아무리 인기가 있다고 해도 아파트에 비하면 절대적인 수요나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투자의 취약점이다. 올 상반기 기준 서울의 오피스텔 거래량은 아파트 거래량의 9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오피스텔도 주택으로 간주되어 각종 규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실제 거주할 목적이라면 모르겠지만, 시세 차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대출받아서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서울에서 분양(예정) 중인 오피스텔.

▲라비움 한강= ‘라비움 한강’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합정7재정비촉진구역에서 공급된다. 지하 7층~지상 38층으로 전용면적 40~57㎡ 소형주택 198가구, 전용면적 66~210㎡ 오피스텔 65실, 총 263가구로 조성된다. 오피스텔 일부(전용면적 114~210㎡)는 펜트하우스 타입으로 희소 가치를 갖춘 주거 공간으로 설계된다.

최고 38층 초고층으로 조성되는 만큼 뛰어난 파노라마 뷰(일부 가구)를 자랑한다. 남동향 가구에서는 서강대교와 마포대교, 밤섬, 여의도를, 남서향 가구에서는 양화대교와 당선철교, 여의도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서향에서는 양화대교와 성산대교, 선유도를, 동향에서는 신촌, 남산,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는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바로 앞 도보 1분 초역세권 입지에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양화로 등 서울 핵심 교통망도 인접해 있으며 도심업무지구, 여의도업무지구, 상암 DMC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아파텔
수요 ↑

합정역과 연결돼있는 마포한강푸르지오와 메세나폴리스 내 상업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망리단길, 홍대 상권 등 대형 상권도 인접해 있다. 도보 10분 거리에는 망원한강공원이 있다. 성산초등학교와 성산중학교에도 도보 10분 내로 통학할 수 있다.


단지가 들어서는 마포구에는 상암 DMC 롯데복합쇼핑몰·랜드마크용지 개발사업, 국내 최대 규모 대관람차 서울 트윈아이, 마포유수지 한류공연·관광 콤플렉스 조성사업, 마포디자인·출판 특정개발진흥지구 등 다양한 개발 사업이 계획돼있다.

분양 관계자는 “최상급 인테리어 등 하이엔드 주거시설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봉역 반도유보라 퍼스트리브= 서울 중랑구 상봉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상봉역 반도유보라 퍼스트리브’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8층, 전용면적 39~84㎡ 196실 규모로 조성됐다. 1.5룸부터 3룸까지 다양한 평면이 구성된 주거형 오피스텔로, 실거주 및 임대 모두에 적합하다.

스마트IoT 시스템이 적용된 주거 공간은 가전, 조명, 난방 등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어 편리하다. 북카페, 게스트룸, 옥상정원 등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과 상업 시설도 단지 내 함께 조성된다. 주차 공간도 넉넉하다. 100% 자주식 주차 방식을 도입해 인근 오피스텔과 비교해 주차 환경이 여유롭다.

공정률 100%를 달성한 선시공·후분양 단지라는 점도 주목된다. 하자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물을 직접 확인한 후 계약할 수 있어 안정성이 높다.

또 다른 강점은 우수한 입지다. 서울 중랑구 상봉역에서 불과 160m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쿼드러플 환승 거점’이라는 탁월한 교통 프리미엄을 갖추고 있다. 현재 상봉역에는 지하철 7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KTX중앙선이 지나고 있으며 GTX-B 노선(예정)과 면목선 경전철(예정)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경춘선 셔틀열차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동북권 대표 환승 거점으로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GTX-B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역, 용산,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직주근접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거래 가격 4년 만에 가장 올라
일부 투자 수요 과열 우려 제기

원스톱 라이프를 기대하게 하는 다양한 인프라도 갖춰져 있다. 코스트코 상봉점과 홈플러스, 국내 최대 규모의 다이소를 비롯해 엔터식스, CGV, 중랑아트센터 등 대형 쇼핑·문화시설이 들어서 있어 생활의 편리함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학원가와 금융기관, 병원, 먹자골목, 중심 상업지역도 가깝다.

상봉역 일대는 대규모 개발 호재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 ‘상봉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통해 약 7800세대의 신규 주택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계획이다. 상봉터미널 부지를 활용한 복합개발사업도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어 공동주택, 오피스텔, 상업시설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단지의 탄생이 예고된다.

▲강남역 루카831=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첫 번째 강남역 명품 오피스텔 ‘강남역 루카831’이 분양 중이다.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지하 7층~지상 29층 규모로 건축됐다. 총 세대수는 337세대로 전용면적 약 50~71㎡(약 15~21평)의 타입이 마련됐다. 시공사는 대표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이 담당했으며, 주택수 미포함 오피스텔에 속한다.

내부는 해외 명품 브랜드 수전 및 가구가 무상 제공된다. 높은 천장고의 와이드 뷰(Wide View)로 탁 트인 강남 도심 뷰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계약 혜택과 함께 강남에서도 휴양지 같은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는 주거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계약자에게 계약 축하금 5%, 황금 열쇠, 중도금 전액 무이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2022년 분양가로 계약 및 바로 입주가 가능하다.

강남 최초 29층 스카이뷰 루프톱, 인피니티 풀, 라운지, 프라이빗 피트니스 센터 등의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마련됐다. 5성급 호텔 수준의 입주민 전용 APP(SLP Plus)으로 홈 클리닝, 비서, 발레파킹 등 다양한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단기 투자
조심해야

강남역(2호선, 신분당선) 도보 2분 거리로 우수한 교통 환경을 갖췄다. 여기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롯데백화점, 메가박스, CGV, 교보문고, 예술의전당 등의 문화시설까지 가깝다.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의 의료시설과 역삼초, 은성중, 서운중, 은광여고 등의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도곡근린공원, 말죽거리공원, 서리풀공원 등으로 쾌적한 생활도 가능하다. 롯데칠성음료 부지, 코오롱 스포렉스 부지, 서초 정보사 부지, 양재 R&D,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및 공원 조성 등 수많은 개발 호재로 미래가치가 더 기대되는 주거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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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