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세권’ 계절이 왔다

해마다 무덥고 긴 여름이 지속되자 주택시장에서 ‘숲세권’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숲세권은 ‘숲+(역)세권’의 합성어다. 요즘처럼 길어진 여름철에 숲세권 아파트는 역세권 못지않은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한마디로 ‘숲=돈’인 시대다.

공원이나 녹지와 인접한 아파트 단지, 이른바 숲세권이라 불리는 주거지가 더위와 미세먼지, 건강까지 한번에 잡을 수 있어 여름철에 가장 이상적인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시 숲은 여름철 기온을 3~7℃ 낮추고 습도는 9~23%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상 속 자연 그늘 효과는 물론,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해 실질적인 체감온도 저감 효과를 만들어낸다.

열섬 현상
저감 효과

숲세권이 주는 높은 가치는 숲이 주는 실질적인 혜택에 근거한다. 주변에 숲이 우거진 곳은 나무가 내뿜는 산소와 음이온, 피톤치드 등이 풍부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탁 트인 녹색 조망권도 만족을 주는 프리미엄 요소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06년부터 2023년까지 경기도 시흥시에 조성된 ‘곰솔 누리숲’을 분석한 결과 도시 숲 조성 후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49.5% 감소,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진료 건수도 43.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숲이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공기 질을 개선해 지역주민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숲세권의 장점은 주거 선호도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의 ‘2025 미래 주거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3%가 주거 선택 시 ‘쾌적한 녹지 환경’을 최우선 요소로 꼽았다. 이는 교통(24%), 생활 편의시설(19%)보다 높은 수치다.

KB경영연구소의 ‘KB 골든 라이프보고서’에서도 은퇴 전 가장 살고 싶은 곳으로 ‘공원 및 자연환경이 우수한 지역’이 50% 이상을 차지했다.

도심 속 녹지와 공원은 이제 단순한 힐링 요소를 넘어 건강과 환경, 자산 가치까지 좌우하는 중요한 주거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여름철이 다가올수록 숲세권 단지에 대한 실수요자 선호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쾌적한 환경을 갖춘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전에는 집이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었다면,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공간으로 개념이 변화하면서 쾌적성이 내 집 마련 시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상반기 분양시장에서 쾌적성을 갖춘 단지가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지난 2월 분양에 나선 ‘래미안 원페를라’의 경우 268가구(특별공급 제외)모집에 4만635명이 청약에 나서며 151.62대 1의 상반기 최고경쟁률을 기록하고 완판됐다. 단지 인근에 서리풀공원이 위치한 공세권 단지다.

경기도 화성시 산척동에서 지난 5월 공급에 나선 ‘동탄포레파크자연앤푸르지오’도 63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35 47명이 청약통장을 사용하며 68.6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주변에 동탄호수공원을 비롯한 공원과 녹지를 갖춰 인기를 누렸다.

길어지는 여름 다시 주목
더위 먼지 건강 ‘한번에’


쾌적한 환경을 갖춘 아파트 집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수원시 원천동에 위치한 ‘광교아이파크’ 전용 84㎡의 경우 올해 6월 13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1년 전 매매가인 12억3500만원에 비해 1억3500만원이 오른 것이다. 단지는 광교호수공원 남쪽에 인접해 있어 일부 가구에서 호수 조망이 가능하고 집과 가까운 곳에서 산책 및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업계는 숲세권 아파트의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주거 공간 가까이에서 힐링을 추구하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녹지를 품고 있는 쾌적한 주거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지방에 비해 녹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도권의 경우 숲세권 아파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숲세권 단지.

▲안양자이 헤리티온= GS건설이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398-32번지에 건설하는 ‘안양자이 헤리티온’을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29층 17동, 1716가구 규모다. 이 중 조합원과 임대 물량 등을 제외한 일반 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49~101㎡ 639가구다. 49㎡ 164가구, 59㎡ 404가구, 76㎡ 39가구, 84㎡ 25가구, 101㎡ 7가구 등 최근 수요가 많은 중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된다.

남향 중심으로 단지를 배치하고 힐링가든, 웰컴가든, 엘리시안가든 등이 계획돼있다. 수리산을 바라보며 요가나 명상을 할 수 있는 힐링라운지와 스카이홀 등도 마련된다. 커뮤니티센터에는 골프연습장을 비롯해 스크린골프, 피트니스클럽, GX룸, 탁구장, 북카페, 남녀 사우나, 남녀 독서실, 키즈카페 등이 들어선다. 단지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숙박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별도로 조성된다.

쾌적성
따진다

도보 약 11분 거리에 지하철 1호선 명학역이 있어 가산디지털단지역을 비롯해 용산역, 서울역, 종각역 등 서울 중심 업무 지역으로 환승 없이 한번에 갈 수 있다. 명학역에서 서울 방향으로 한 정거장이면 갈 수 있는 안양역에는 시흥 월곶에서 성남 판교를 연결하는 월곶판교선이 2029년 개통될 예정이어서 교통 여건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명학역에서 수원 방향으로 한 정거장 거리인 지하철 1·4호선 금정역에는 경기도 양주에서 수원까지 이어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도 뚫릴 예정이다.

단지 남측으로 수리산을 끼고 있는 ‘숲세권’ 아파트다. 인근에 안양천 수변 산책로와 명학공원 등 공원 시설이 있다. 안양시립만안도서관이 가깝고 단지 바로 옆에 성결대학교가 있어 대학교 상권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지 내부에도 주민들이 쉴 수 있는 여러 공원을 조성한다.

▲해링턴 스퀘어 리버파크= 효성중공업은 경기도 광주시 역동에 ‘해링턴 스퀘어 리버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39층, 4개동, 전용면적 59~161㎡ 아파트 818가구(일반분양 817가구)와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72실을 더해 총 89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바로 앞에는 청석공원과 경안천이 위치해 아름다운 자연을 영구 조망(일부 세대)할 수 있다.

단지 외관에 커튼월룩과 입면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내부 전 가구에 드레스룸을 적용하고, 타입에 따라 집안 곳곳에 펜트리를 추가로 구성해 수납력을 확보했다. 커뮤니티는 건강 관리를 위한 피트니스 센터부터 GX룸, 골프연습장, 사우나, 독서실, 작은도서관, 영상제작실, 다함께돌봄센터 등이 다채롭게 마련된다. 게스트하우스도 2개 소 조성돼 외부 손님을 맞이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녹지서
힐링을

스마트홈 시스템도 도입된다. 홈 IoT 기술이 적용돼 스마트폰 앱으로 어디서나 전등, 난방, 가스, 환기 등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고, 방문자 조회도 가능하다. 또 비대면 무인 택배 시스템과 어린이놀이터,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공동현관 등 단지 곳곳 범죄 예방 CCTV 설치를 통해 안전에도 신경 썼다.

단지 인근 경강선 경기광주역 이용 시 판교역까지는 14분대, 강남역까지는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경기광주역에는 GTX-D 노선(계획)과 수서~광주 복선전철(예정)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개통 시 GTX-A 노선을 이용하면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 현대건설은 서울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를 분양 중이다. 전용 39~84㎡, 총 1816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 59·84㎡, 674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단지 곳곳에 어린이놀이터가 있고 소셜커뮤니티가든, 힐링가든, 패밀리가든, 힐링숲, 피크닉가든, 그래스가든, 잔디광장, 중앙광장 등 다양한 조경시설이 마련됐다. 피트니스 센터,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장, GX룸, 사우나, 키즈플레이룸(실내 놀이공간), 남녀 구분 독서실, 작은도서관, 다함께돌봄센터, 워크 라운지, 힐스 라운지, 게스트하우스 등 대규모 커뮤니티가 있다.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 ‘H 사일런트 홈 시스템 Ⅰ’와 지하 주차장 건식 세차 공간 ‘H 오토존’, 반려동물 맞춤 공간 ‘H 위드펫’ 등 현대건설만의 특화 설계 ‘H 시리즈’가 적용됐다.


도봉산, 사패산, 수락산, 중랑천 수변공원, 북한산 둘레길 등 주변으로 자연환경이 갖춰져 쾌적한 주거 환경이다. 지하철 1호선과 의정부경전철이 지나는 회룡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역세권 입지로 시청역, 강남구청역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까지 40분대로 도달 가능하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와 동부간선도로 등 주요 도로망과 가깝다.

▲엘리프 검단 포레듀= 계룡건설은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엘리프 검단 포레듀’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5층, 11개동, 총 669가구로 조성된다. 전용 64㎡부터 110㎡까지 다양한 평면을 구성해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다.

단지는 토당산, 역사공원, 다수의 근린공원 등으로 둘러싸여 있는 자연 친화적 입지를 자랑하는 4단계 구간 내 위치한다. 지난 6월 개통한 인천지하철 1호선 검단호수공원역을 통해 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7호선 연계로 서울 및 인천 도심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쾌적한 녹지 환경이 최우선
공원·자연 우수한 지역 선호

인근 인천지하철 2호선 마전역 이용이 가능하며, 향후 GTX-D 노선 검단역,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등 대형 교통 호재가 예정돼있다. 도계~마전 간 도로 신설 등 도로망 확충 계획도 추진 중이다. 단지 옆에는 초등학교 신설이 예정돼 있고, 인근에 검단초·능내초·검단중·검단고·마전고 등이 밀집해 있어 원스톱 학세권을 형성한다.

생활 인프라로는 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시설과 검단 탑병원 등 구도심 편의시설이 가깝다. 주변에는 커낼콤플렉스, 휴먼에너지타운, 워라밸빌리지 등 5개의 특별계획구역이 있다. 이 중 단지는 에너지 자족 시범단지로 개발되는 휴먼에너지타운과 수변형 상업특화거리인 커낼콤플렉스와 인접한 이점이 있다. 커낼콤플렉스는 향후 상업·문화 복합단지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생활 편의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더파크 비스타동원= 동원개발은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사상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더파크 비스타동원’을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25층, 10개동, 전용면적 84㎡ 단일 면적으로 총 85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타입별 가구수는 ▲84㎡A 55 2가구 ▲84㎡B 143가구 ▲84㎡C 135가구 ▲ 84㎡T 22가구다. 특히 84㎡T는 오픈형 테라스 특화 설계가 적용돼 탁 트인 조망과 사상공원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다.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사상공원은 부지 면적이 62만3118㎡(약 18만7000평)에 달한다. 이는 축구장 약 90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연과 교감하는 ‘풍경누리’, 자연 재생 공간 ‘활력누리’, 자연 문화 공간 ‘무지개누리’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사상공원에는 숲체험교육관, 반려동물 놀이터와 산책로 등도 조성된다. 부산시와 민간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조성 계획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단순 녹지 공간을 넘어 문화와 휴식, 체험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백양산을 등지고 낙동강을 바라보는 배산임수형 입지를 갖췄다.

실질적
혜택은?

도보 거리에 부산 2호선 감전역이 위치하며, 2호선·부산김해경전철·경부선 이용이 가능한 사상역과 부산서부버스터미널, 김해국제공항과도 인접하다. 단지 주변으로 부전~마산 복선전철(예정), 사상~해운대 지하고속도로(예정), 사상~하단 도시철도(예정), 북부산 세무서~백양로간 도로(예정), 엄궁대교(예정), 대저대교(예정) 등 광역 교통망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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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