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분양시장 대기업 따라가라

아파트 분양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삼성·LG 등 대기업 인근 단지의 인기는 여전히 견고한 모습이다. 가격이 크게 뛰고 거래량도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기업이 있는 경기도 화성의 경우 최근 집값이 오름세다. 화성시 오산동 일원에 있는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 1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1월 매매가(14억7000만원) 대비 1억원이 오른 가격이다.

화성시 청계동 일원에 위치한 ‘더샵센트럴시티’ 동일 평형도 6월 13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5월 거래액 12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9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최근 집값
오름세

대기업 효과는 지방도 마찬가지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현대자동차와 석유화학 대기업들이 몰려 있는 울산시 남구 아파트의 6월 평당 매매가는 1245만원으로, 울산시 전체 아파트 평균(1044만원)을 웃돈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같은 달 울산시 남구 아파트의 매매 건수는 513건으로, 전월(388건) 대비 약 32.2%(125건) 증가했다.

대전 유성구 일원 ‘죽동 금성백조 예미지(2016년 5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올해 6월 7억5000만원에 거래돼 전년 동기 실거래 가격(6억2000만원) 대비 약 1억3000만원 올랐다. 단지서 차량 10분 거리에 LG생활건강 대전R&D캠퍼스, 한화솔루션 중앙연구소 등이 위치해 있다.


대기업이 위치한 지역은 안정적인 고용과 인구 유입으로 주거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협력사와 관련 산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면서 양질의 일자리와 생활 기반이 확대돼 지역 가치가 한층 높아진다.

그렇다 보니 올해 청약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4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일원에서 분양한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2차’는 1순위 청약에서 15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6668명이 접수해 109.6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이내 거리에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과 LG화학 청주공장 등의 대기업이 위치해 있다.

아파트 불확실 속 인기 여전
가격 크게 뛰고 거래도 급증

충남 천안시 서북구 일원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도 1순위 청약에서 113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7만9898건이 접수돼 17.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에서 차량으로 약 5분 이내 거리에 삼성SDI 천안사업장, 삼성전자 천안사업장 등의 대기업이 가까이 위치한다.

대기업이 있는 도시의 경우 일자리가 풍부해 인구 유입이 활발하고 지역 생산성도 높아 내수경제도 활성화된다. 때문에 올해 분양 예정인 대기업 입주 지역의 물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충남 천안시 ‘천안 아이파크 시티’ ‘왕숙 푸르지오 더 퍼스트’가 대표적이다.

천안은 삼성SDI, LG생활건강 등 대기업 산단을 품고 있고 왕숙은 카카오디지털허브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기업이 위치한 지역의 경우 기업을 중심으로 교통, 생활 편의시설, 교육 등 다양한 인프라가 확충돼 입지 경쟁력이 높다”며 “이로 인해 지역 경제 발전까지 견인해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선호도가 높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기업 인근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신규 단지.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 대우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980-2 일원 망포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을 통해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를 분양한다. 지하 8층~지상 40층 3개동 전용면적 62~100㎡ 총 615가구로 공급된다.

수인분당선 망포역 바로 앞에 조성된다. 단지와 지하철을 연결하는 ‘직결 통로’가 설치될 예정으로, 외부에 나가지 않아도 지하철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노선을 통해 신분당선 판교역과 강남역, 지하철 1호선 환승역인 수원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동탄과 연결되는 동탄 도시철도(트램) 수혜도 기대된다. 동탄 도시철도 건설 사업은 망포역~동탄역~오산역, 병점역~동탄역~차량기지로 이어지는 2개 노선(총연장 34.4㎞)이며 총 36개 정거장 규모로 2029년 개통이 예상된다.

이 중 1단계 건설 공사 구간(망포역~동탄역~방교동, 병점역~동탄역~차량기지)이 올 하반기 착공될 계획이다. 단지 바로 앞 덕영대로를 통해 수원시 전역 접근이 수월하고 1번 국도와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등 광역도로망 이용도 편리하다.

지방도
마찬가지

단지 맞은편에 삼성디지털시티 수원사업장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삼성전자 본사를 비롯해 삼성전자디지털연구소 등 삼성전자 계열사와 협력업체 등이 들어서 있다. 또 삼성전자 나노시티 기흥캠퍼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등도 가깝다.

영통구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만큼 생활 기반시설도 풍부하다. 트레이더스 홀세일클럽 수원점, 복합문화 쇼핑몰인 판타지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수원영통점, NC백화점 수원터미널점, 롯데마트 권선점, 메가박스 수원인계점 등 쇼핑·문화시설과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동수원병원, 아주대학교병원 등 의료시설이 가깝다.

최근에는 영통로와 매탄로 일대 상권이 확장되고 있어 식당과 카페, 병원, 학원 등 다양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우수한 교육 환경도 갖췄다. 신영초교와 태장중, 태장고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영통 학원가와 망포동 학원가 이용이 편리하다.

▲더샵 신문그리미티 2차= 포스코이앤씨는 경남 김해시 신문동 일원 신문1지구 도시개발구역 A17-1블록에서 ‘더샵 신문그리니티 2차’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6개동, 전용면적 84~93㎡ 총 695세대로 구성된다. 앞서 1차의 성공적인 분양에 이은 후속 분양으로 총 1841세대 규모의 ‘더샵’ 브랜드 타운을 완성하게 된다.

쾌적한 주거 환경도 자랑이다. 대청천이 단지 바로 옆에 있어 천 주변의 수변 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 용두산과 반룡산, 조만강 생태체육공원, 국립용지봉 자연휴양림 등이 가까워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이 밖에 교육, 편의, 교통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

우선 단지 좌측에 신문1지구초등학교(2027년 9월 개교 예정)가 있는 ‘초품아’ 단지로 자녀의 안전한 통학이 가능할 예정이다. 이 밖에 장유중, 월산중, 대청중, 장유고, 대청고 등 중·고등학교와 김해시립장유도서관이 가까운 우수한 교육 환경을 갖췄다.


협력사와
산업 시설

단지에서 반경 1.5㎞ 내에는 김해 최대 규모의 김해관광유통단지가 위치해 있다. 김해관광유통단지에는 롯데워터파크, 롯데가든파크, 테이스티그라운드 등의 여가 공간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농협하나로클럽 등 쇼핑 시설, 200개 객실 규모의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 등이 들어선 김해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힌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 장유점, 하나로마트 김해점, 갑을장유병원, 롯데시네마 김해아울렛점, CGV김해율하점 등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산업단지가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도 갖췄다. 단지에서 차량 10분 거리에 전기·전자, 메카트로닉스, 의료·정밀기기 업체 등이 입주해 있는 김해골든루트일반산업단지와 서김해일반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 또 의료 관련 업체가 들어서는 이지일반산업단지도 차량 이용 시 약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어 출퇴근이 편리하다.

▲천안 아이파크 시티 2단지= H DC현대산업개발이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 일원에서 분양 예정인 ‘천안 아이파크 시티 2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부대1지구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34층, 11개동, 전용 84~118㎡ 규모로 총 1222세대로 구성된다. 이 중 1038세대가 일반 분양 대상이다.

총 6000여세대로 계획된 ‘천안 아이파크 브랜드 시티’의 두 번째 분양 단지로, 향후 완성형 브랜드 주거타운으로의 기대감도 크다. 단지는HDC현대산업개발 특유의 설계 역량이 집약된 프리미엄 단지로,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커튼월 특화 외관 설계가 적용된다. 피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 게스트하우스, 작은도서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안정적 고용 인구 유입
주거 수요 꾸준히 유지

단지는 삼성SDI(천안사업장)를 비롯해 천안일반산업단지, 아산스마트밸리 일반산업단지, 백석농공단지, 천안유통단지, 천안마정기계 일반산업단지 등 다양한 산단으로의 출퇴근이 쉽다. 또 수도권 전철 1호선 부성역(가칭)이 도보권에 신설 예정된 역세권 입지로, 향후 이 역이 개통되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인근에는 이마트, 롯데마트, 코스트코, 신세계백화점 등이 위치해 쇼핑 편의성이 높다. 단국대병원과 성성호수공원 등도 가까워 실생활 만족도도 높다. 교육 여건으로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단지 서측에 신설될 예정이다. 오성고는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인근에 성성중, 두정중, 두정고는 물론 천안 대표 학원가인 두정동 학원가도 반경 2㎞ 내에 위치한다.

수도권 전철 1호선 직산~두정역 사이 신설 예정인 부성역(가칭) 수혜가 기대된다. 개통 시 서울 및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GTX-C노선 연장 가능성이 언급되는 천안역과도 가까워 미래가치 역시 주목받고 있다. 천안이 수도권에 인접한 ‘준수도권’ 지역으로 분류, 최근 시행된 ‘6·27 대책’의 고강도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 두산건설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도화동 일원에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를 분양한다. 지하 2층, 지상 최고 39층, 7개동, 전용면적 39~123㎡, 총 660가구로 건립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412가구다. 59·74·84㎡ 등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평형이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현대인프라코어를 비롯한 주요 기업과 인천기계산단·인천지방산단·주안국가산단 등 다양한 산업단지가 가깝다. 1호선 도화역을 이용하면 구로·용산·서울역·종로 등 서울 주요 지역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주안역에서 특급전동열차로 환승하면 용산역까지 약 35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인천 지하철 2호선 주안국가산단역을 통해서는 인천 시내 중심부와 서남부 지역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향후GTX-B노선이 개통되면 인천시청역을 거쳐 광역 접근성이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경인고속도로·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와 가까워 도화·가좌IC를 통해 서울 목동·여의도·시청 방면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이와 함께 제2경인고속도로와 국도 42호선을 이용하면 시흥·안산 방면 접근도 용이하다.

단지 인근에는 서화초·인천대화초·인화여중·선인중·선인고 등이 위치해 있다. 청운대학교 인천캠퍼스도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쑥골어린이공원과 어린이교통공원 등과도 가깝다. 이 밖에 이마트트레이더스·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인천광역시 의료원·인천백병원 등 의료시설도 근처에 있다.

풍부한
기반 시설

앨리웨이 인천, CGV를 비롯한 문화시설까지 갖춰져 여가생활 선택의 폭도 넓다. 인천 도화동 일대는 정비사업 등 다양한 개발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달 제물포역북측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 국내 최초로 리츠(REITs) 방식을 도입했다. 이 사업은 공공주택 13개 동과 근린생활시설 5개동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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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