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조희대의 희대의 판결

2025년 5월 대한민국 대선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그 불을 확 지핀 판결이 있었다. 전례 없는 판결 속도로 인해 정당성을 의심받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선고를 두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7일,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법원이 대선 이후로 공판기일 연기를 결정한 것에 대해 ‘합당한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그는 국민의 주권 행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법원이 헌법 정신에 따라 당연히 해야 할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사법부 독립을 지키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사법부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이에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은 사실 규명 조치 이후에 추진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이는 사법부 독립을 지키려는 조치라는 이 후보의 입장을 고려한 결과지만, 조 대법원장이 서둘러 파기환송심 결정을 한 것은 해당 사안을 사법 농단으로 보고 있으며 고발과 특검, 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단순히 한 인물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법부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국민의 신뢰까지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 7일 국회 법사위에서는 민주당과 야당 주도로 오는 14일 조 대법원장의 청문 계획서가 통과됐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사법개혁에 대한 프로세스를 강조하며, 사법개혁 입법 등은 원래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희대 청문회는 예정대로 개최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을 정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김건희, 명태균 특검법’ ‘내란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도 국회를 통과시키며, 정치적 이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법안들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고발과 청문회, 그리고 특검 진행을 통해 사법부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후보는 이런 조치들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접수 후 불과 2시간 만에 조 대법원장이 직접 전원합의체 회부를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대법원의 상고심은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진행되며, 전원합의체 회부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챗GPT라도 6만쪽을 9일 만에 읽기는 불가능하다”며 강력 반발했다. 현직 판사들마저 “30년 동안 보지 못한 초고속 절차”라며 문제를 제기했고, 부산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이를 ‘정치적 편향성’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이 강조한 ‘6·3·3 원칙’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원칙은 선거범 재판의 1심은 6개월,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내 선고해야 한다는 규정인데, 민주당 측은 이 지침이 당선자를 위한 것이지 낙선자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이 원칙을 법원이 반드시 준수해야 할 강행 규정이라고 주장하며, 선거법 사건 처리의 지연 해소를 취임 이후 꾸준히 강조해 왔다. 대법원의 이번 초고속 판결과 강력한 지침 적용을 놓고, 일부 정치권에서는 ‘대선 개입’과 ‘사법 쿠데타’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박찬대 민주당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은 “대선을 뒤흔들려는 조직적 공작”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관들의 기록 검토 여부를 공개하라”며 사법 절차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전면 배치된다”며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를 공식화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대법원은 각성을 넘어 탄핵해야 한다”고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입장임을 밝혔다.

다만, 재판 당사자인 이 후보 본인은 “당이 국민의 뜻을 따라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며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 판결의 가장 큰 쟁점은 바로 “왜 지금이었는가?”다. 대선이 한 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유력 후보에 대해 판결하는 것은, 국민의 선택 이전에 사법이 결론을 유도하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

“법적으로는 맞을지는 모르지만, 정치적으로는 너무나도 틀렸다.”

특히 이번 판결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정치적 판단을 내릴 기회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사법이 정치 위에 군림하려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었다. 이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인 유권자의 판단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번 판결이 “지연된 절차를 해소하고, 법적 강행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상고이유서 제출 기회를 충분히 보장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대법원의 신속한 판단이 향후 정치적 공방을 예방하고, 법정 기간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 대법원장의 탄핵 사건은 대법원의 초고속 처리로 시작된 논란에서 정치적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법 절차의 공정성 문제와 정치적 편향성 의혹까지 복잡하게 얽힌 이 사건의 결말이 어떻게 날지 주목된다. 국민은 이번 논란을 지켜보며 사법부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법원의 판단이 정치적이라는 의심을 받게 되면, 사법은 ‘최종 심판자’가 아니라 ‘정치의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그렇기에 사법부는 단지 ‘법에 따른 판결’을 넘어, 시기, 절차, 맥락 모두에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이 기준에 부합했는지 냉정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사법은 정치와 독립돼있어야 한다. 그러나 독립이 곧 책임 없는 속전속결 판단의 면죄부는 아니다.

이 후보에 대한 이번 판결은 국민의 ‘선택권’을 앞질렀다는 점에서 정치 개입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희대의 판결이었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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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