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물 조망 아파트

친수, 친환경 입지를 가진 곳들이 지역 부동산시장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바다, 호수, 강 등과 접하고 있는 공간을 뜻하는 ‘워터 프런트’ 입지의 아파트단지는 수변 조망이 가능하고, 산책이나 여가를 즐길 수 있어 주거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쾌적한 환경을 갖춘 워터 프런트 아파트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한국갤럽이 공동 연구를 통해 발표한 ‘2024 부동산 트렌드’를 보면 향후 주택 결정 때 상품 고려 요인으로 주택 가격이나 분양가, 시세 적정성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향(向)과 조망 등 전망이 2위를 차지했다.

주택 결정?
쾌적한 환경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내 3.3㎡당 집값은 서초구(7515만원), 강남구(7287만원), 송파구(5407만원), 용산구(5074만원) 순인데, 모두 한강을 접하고 있다. 특히 강남3구는 대표 부촌 지역으로 한강 남측을 따라 최고가 아파트 단지들이 자리 잡고 있다. 용산구도 마찬가지다. 한남동이 대표적인 워터 프런트 지역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초고가 주택이 즐비하다.

서울 25개 구 중 올해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이 성동구였다. 한강과 공원의 힘으로 주거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망에 따라 같은 단지 내에서도 수억원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강남구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78㎡의 경우 양면 파노라마 한강뷰가 가능한 매물이 단지 내 더 큰 면적의 전용 84㎡보다 비싸게 시장에 나오고 있다.


저층은 34억6000만원부터 매물이 나오는데, 고층의 경우 45억원 선에 매물이 나온다. 지난 7월 15층이 40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더샵센트럴파크’ 2차 전용 105㎡도 마찬가지다. 매매가가 10억9000만~13억원 정도로 형성돼있는데, 센트럴파크 호수공원 조망이 가능한 세대는 13억원 선이고, 조망이 나쁘거나 저층인 세대는 2억원 이상 가격이 낮게 형성돼있다.

‘워터 프런트’ 입지 인기 
시세 주도에 분양도 흥행

같은 지역 내에서 조망에 따라 집값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송파구 ‘레이크팰리스’ 전용 135㎡의 경우 석촌호수 조망이 영구적으로 가능해 37억원까지 매물이 나온다. 저층의 경우 30억원대에 매물이 형성돼있다. 이 면적은 35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성사된 바 있다. 인근 호수 조망이 어려운 ‘트리지움’ 전용 149㎡의 경우 전용 면적만 14㎡나 넓지만, 고층은 38억원 선에 매물이 형성돼있다. 

부산서도 이 같은 추세가 뚜렷하다. 해운대 바다 조망이 가능한 ‘엘시티’ 전용 144㎡ 저층은 22억원 선에, 조망이 가능한 고층은 47억원까지 매물이 나왔다. 지난 7월 73층이 33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반면 인근 ‘래미안해운대’ 전용 140㎡의 경우 매물이 14억~15억원 선에 형성돼있다. 지난해 말 12층이 12억원에 거래된 바 있어 조망에 따라 매우 큰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워터 프런트 인근 아파트단지의 청약 경쟁률이다. 지난해 7월 분양한 전주 ‘에코시티 한양수자인 디에스틴’은 1순위 청약 경쟁서 에코시티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인 85대 1을 기록하며 모든 평형의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세병호 인근 수세권 입지와 일부 조망권 확보 부각으로 6일 만에 완판에 성공한 것이다. 인근 ‘에코시티더샵2차’ 전용 84㎡는 2016년 분양가가 2억7980만원이었는데, 지난 3월 6억5000만원으로 8년 만에 2배 이상 가격이 올라 이목이 쏠렸다.


저층? 고층?
집값 차이는?

지난해 9월 분양한 ‘더샵 오창프레스티지’도 총 15만여㎡ 크기의 오창호수공원이 가까이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평균 12.97대 1, 최고 44.8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광진구에서는 3.3㎡당 1억1500만원이 넘는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포제스한강’의 1순위 청약서 평균 6.09대 1, 최고 25.3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에는 현대건설이 경기 시흥시 시화MTV 일대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가 전국적으로 침체한 부동산시장 상황에도 완판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0월말 견본주택 문을 연 이후 약 2개월 만에 공동주택 851가구가 모두 계약을 완료했다.

서해바다와 시화호를 품은 수변 입지와 함께 바로 앞 시화나래 유치원, 초·중학교가 위치한다. 거북섬 일대는 상업, 주거, 관광시설을 복합적으로 갖춘 수도권 최대의 해양레저복합도시로 조성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세권 개발 입지의 장점은 탁 트인 수변 조망에 풍부한 녹지 인프라로 쾌적성까지 갖추게 되니, 지역 내 상급지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물 조망’이 가능한 신축 아파트.

▲마산 코오롱 하늘채 스카이뷰= 마산원도심 지역주택조합이 추진 중인 경남 마산 합포구 오동동의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인 ‘마산 코오롱 하늘채 스카이뷰’가 1차 모집을 마감하고 새롭게 조합원을 모집한다. 

최고 높이인 39층, 121.4m 규모로 설계된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로, 이번 분양은 착공 전 추가 물량과 함께 저층 없이 5층부터 시작된다. 우선 모든 세대에 공조기가 들어가는 업그레이드 된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층 조망 설계 전 세대서 마산만의 바다 풍경과 도심의 야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구조다. 자연 조망권을 중시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복층 펜트하우스서 스카이뷰를 누리는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심 속 
오션뷰

특히 지역별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서도 도심 속 오션뷰가 가능한 한정적인 단지는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특화된 커뮤니티시설도 빠질 수 없다. 호텔급 피트니스 센터, 북카페, 맘카페, 스크린골프, 단지 내 영화관 등 마산서 볼 수 없던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을 완비할 계획이다.

마산 어시장과 대형 쇼핑몰, 다양한 상권이 인접해 일상생활의 편리함을 극대화했다. 뿐만 아니라 부전~마산 복선전철사업과 마산역 복합 환승센터 사업이 추진되면 교통의 요충지로도 손색이 없다. 교육 및 자연환경 또한 우수하다.

초·고등학교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2㎞ 내 마트, 병원, 백화점 등도 위치해 있다. 우수 학군과 교육 시설 밀집 지역으로 자녀를 둔 가정에 적합 자연형 생태하천인 회원천과 산책로가 있으며 마산만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로 바다와 자연의 여유로움을 동시에 제공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편의성만 고집하던 과거와 달리 퇴근 후 여유로운 삶을 누리려는 수요자가 늘면서 쾌적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주거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며 “바다처럼 선호도 높은 자연환경은 인위적으로 만들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고, 그에 따른 가치 상승 폭도 크다”고 말했다.


▲덕소역 라온프라이빗 리버포레= 경기 남양주시 덕소뉴타운에 조성되는 ‘덕소역 라온프라이빗 리버포레’가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 동, 총 999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59㎡, 84㎡, 114㎡로 구성된 348세대가 일반 분양 대상이다. 주거 특화 설계로 세대당 1.77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넉넉한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한강 조망(일부 세대)이 가능한 입지로, 도보권 내 한강공원삼패지구와 남양주 한강변 시민공원, 덕소유수지생태공원 등과 인접해 있다. 단지 내 약 600평 규모의 어린이공원도 조성될 예정으로 자연 친화적인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바다·호수·강 ‘한눈에’
수억 차이 나는 ‘수세권’

덕소뉴타운은 노후 주거 지역이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되는 재개발사업으로, 약 8500세대의 대규모 주거 단지가 조성된다. 단지가 위치한 덕소역은 GTX-E, F 노선(계획) 등 대형 교통 호재가 예정돼있다. F 노선은 D 노선과 직결될 예정으로, 덕소역서 강남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덕소삼패IC 인근에 자리해 서울 강동구와 잠실까지 차량으로 20분대에 도달할 수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단지 남측으로 상업지역이 자리하고, 롯데마트, 행정복지센터, 와부체육문화센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도보권 내에 위치한다. 미사대교를 통해 미사강변도시의 신세계백화점과 스타필드 하남 등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덕소초교, 와부중, 예봉중이 도보권에 있고, 명문학교로 꼽히는 와부고와 덕소고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농어촌특별전형 지원이 가능한 지역으로 학부모 수요자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e편한세상 송도 더퍼스트비치= DL이앤씨는 부산 서구 일원에 위치한 ‘e편한세상 송도 더퍼스트비치’를 공급한다. 부산송도지역주택조합 개발 사업으로 조성된 단지로, 지하 6층, 지상 34층, 10개동, 총 1302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59~99㎡, 200가구가 일반공급 대상이다.


e편한세상의 차별화된 설계와 조경이 돋보이는 리조트형 단지로, 지역 내 최초로 ‘C2 하우스’ 혁신 설계가 적용됐다. 실외기실 위치 변경, 대형 팬트리와 드레스룸 설치, 와이드 주방 창호 등 효율적인 동선과 공간 활용이 돋보인다. 또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과 고품격 커뮤니티시설도 갖췄다.

탁 트인 
수변 풍경

송도해수욕장을 품은 비치 프론트 입지에 있다. 단지 바로 앞에 송도해수욕장이 위치하며, 해수욕장을 따라 형성된 레스토랑과 카페 등 여가 인프라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뒤로는 장군산으로 둘러싸여 자연과 도심이 조화를 이루는 환경이 특징이다.

송도초가 도보 통학권에 위치한 초품아 입지며, 단지 내에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다. 여기에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편의시설과 우수한 의료시설이 인접해 있다. 충무대로와 인접해 부산 주요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부산지하철 1호선과 남항대교, 천마터널을 이용하면 해운대와 김해공항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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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