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길을 걷다가 보도블록 틈새를 비집고 피어난 제비꽃이나 민들레를 발견하고서는, 척박한 환경서 피어났다며 그들을 가여워하거나 대견하게 여긴다. 그런데 틈새 식물에게 그 땅이 정말 척박하기만 할까? 저자는 틈새라는 공간을 다시 살펴보길 권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비좁아 보일지라도, 막상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아래에는 흙과 모래가 펼쳐져 있어 식물이 뿌리를 내리기에 무리가 없다. 그리고 주변에 경쟁 식물이 없으니 햇빛을 받는 양 또한 도시 어느 화단보다 넉넉하다. 도시살이를 피할 수 없는 식물들에겐 최선의 삶의 형태인 것이다.
내 입장서 다른 존재의 삶을 지레짐작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눈높이서 상대를 바라보는 것. 올바른 관계 맺기를 위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이지만, 사람들은 유난히 식물에게 판단과 행동이 앞선다.
그런 우리에게 원예학 연구가로서 16년 넘게 식물을 관찰하고 그것을 글과 세밀화로 기록해온 저자가 <식물에 관한 오해>를 통해 식물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되짚으며 식물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길 권한다. 이 책에서 짚어나가는 여러 사례를 읽다 보면 그에 완벽하게 동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식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입장에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하고 그들과 관계를 맺으면 좋을지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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