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어린놈 막말 발언’에 대해 “인간이 좀 덜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저격했다.
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송 전 대표의 한 장관 막말 입장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송 전 대표에게)꼰대라는 말을 붙이는 것(조차)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송 전 대표가 2021년 4월, 당 대표 출마 선언 때 ‘꼰대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었는데 민주당이 꼰대 정치를 극복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며 “꼰대 중에서도 저 정도로 욕설하시는 분은 흔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적인 자리를 지내고 당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저런 말씀을 하시면 안 된다”며 “노동운동을 하면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사회적 삶이 평가받아서 국회의원이 되고 정치하는 건 좋지 않은 끝을 보는 것 같아 상당히 씁씁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운동권)선배들의 끝이 이런 거라면 정말 안타까운 일로 반독재 민주화 세계관에 의하면 민주화운동 선배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전사들이고 때때로 과격해져도 괜찮은 게 되는데, 이럴수록 한 장관만 더 시민들의 지지를 얻게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서 열린 출판기념회서 한 장관의 탄핵을 거론하면서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놈이 국회 와서 (국회의원)300명,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인 사람들까지 조롱하고 능멸하고…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되겠느냐”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의 막말 발언 이틀 뒤, 한 장관도 입장문을 내고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자그마치 수십년간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들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했다”며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고 응수했다.
그는 “고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혐오 스피치로 대한민국의 60세이신 국민들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를 이끌어온 분들”이라면서도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그 후 자그마치 수십년간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하며 고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생각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전 대표 같은 분들은 굳이 도덕적 기준으로 순서를 매기면 대한민국 국민 전체 중 제일 뒤쪽에 있을 텐데, 이런 분들이 열심히 사는 다수 국민 위에 군림하고 훈계해온 것이 국민 입장서 억울할 일이고, 바로잡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송 전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4일, 송 전 대표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렇게 법무부 장관을 후지게 하는 장관은 처음인 것 같다. 후지게 정치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후지게 법무부 장관을, 수사도 후지게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586세대가 사회에 생산적으로 기여하지 않고 시민들 위에 군림했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선 “한 장관은 사법고시 하나 합격했다는 이유로 땀 흘려 일해 봤느냐?”며 “나보다 나이가 10살이나 어린데 검사해서 재산이 43억원이고 타워팰리스에 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는 돈이 부족해서 서울에 아파트를 얻지 못해 연립주택 5층에 현재 4억3000만원 전세 아파트에 산다. 제가 학생운동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적어도 4선 국회의원, 변호사, 인천시장을 하면서 부정한 돈 축재하지 않고 성실하게 국민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아왔는데 운동권 했다는 이유 하나로 ‘지금까지 뭘 했느냐’고 묻는 것은 비약”이라며 “한 장관께서도 선배 검사들에게 물어보라”고 비꽜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날 송 전 대표의 한 장관에 대한 나이, 재산, 거주지 관련 발언은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으며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나이나 재산, 거주지는 아무런 상관관계 및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법무부 장관을 후지게 하는 장관은 처음인 것 같다. 후지게 정치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라는 발언은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의 워딩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법무부 장관이 마치 ‘현재 정치를 하고 있다’는 뉘앙스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한 정계 관계자는 “정치인의 수사는 일반인의 발언과는 많이 다른데 송 전 대표의 이번 발언은 수위를 넘은 것 같다”면서도 “국무위원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나이의 많고 적음이나 재산 수준, 어느 곳에 사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이 정치를 한다는 중진 정치인의 발상도 건전하지 않지만, 비공개 자리도 아닌 공식석상서 가감 없이 발언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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