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원픽’ 줄대는 민주당 빅3 믿는 구석

제대로 눈도장 찍을까 눈감고 주사위 던질까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꾸려졌다. 이번 지도부는 차기 대선 후보를 배출하게 된다. 민주당 잠룡 3인의 시선이 지도부로 향한다. 각자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손익계산서를 살피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대선 정국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일 당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311일 대장정 승리’를 다짐했다. 송 대표는 “우리 함께 제4기 민주정부를 여는 311일의 대장정에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1년 남았다
대장정 시작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후보 선출은 대선 6개월 전이다. 내년 대선은 3월9일로 예정돼있는 만큼 적어도 9월 초까지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 결국 대선 경선은 다음 달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들도 몸을 풀기 시작했다. 치열한 대권 경쟁에 앞서 덩치를 키우는 모양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성공과 공정 포럼(성공포럼)’을 통해 세력 확장에 나섰다. 이재명계로 불리는 정성호(4선), 임종성(3선), 김영진(재선), 김병욱(재선), 이규민(초선) 의원과 중진의 조정식(5선)·안민석(5선)·노웅래(4선) 의원 등이 성공 포럼에 참여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4·7재보선 참패 이후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인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이 전 대표의 대선 조직 ‘신복지 포럼’이 문을 열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광화문 포럼’과 함께한다. 김영주(4선), 안규백(4선), 이원욱(3선) 의원 등 SK계 의원들이 참여했다.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들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신임 지도부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운신의 폭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대선 경선 연기론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친문(친 문재인) 진영에서 제기된 목소리였다. 대선 일정을 따져보면,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두 달 일찍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그 만큼 공격 받을 시간이 늘어난다는 지적이었다.

일각에선 이 지사를 견제하는 목소리로 해석하기도 했다. 비문(비 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이 지사가 다른 여권 주자들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시간을 벌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시각이었다.

경선 연기론 공개 발언으로 일촉즉발 
이재명, 원칙 말하면서도…내부 반발

당장 잠룡들의 반응은 제각각으로 나뉘었는데 이 지사로서는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현재 경선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각각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출마 선언 역시 미뤄지고 있다. 당초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5말6초’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경선 연기 가능성에 이들은 6월 이후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대로 이 지사 측은 기존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선 경선 연기론은 지난 2월 친문 진영 내에서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당 지도부는 논의된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지난 2일 대선 경선 연기론에 대해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특정 후보에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의견을 잘 수렴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 경선 연기 가능성은 결국 공개적으로 언급됐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지난 6일 “중단없는 개혁과 민생을 위한 민주당의 집권전략 측면에서 당 대선 후보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정 캠프의 입장이 아니라면 당 소속 의원들이 대체로 공감하는 내용”이라며 “빨리 정리돼야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른바 ‘이재명 죽이기’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 지사는 대선 연기에 대해 “당에서 결정한다면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캠프 내에서는 불편한 속내를 내비친 지 오래다.

경선 연기
신경전?

다시 시선은 당 지도부로 향한다. 그중에서도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송 대표에게 이목이 집중된다. 선거 등을 앞두고 당 대표의 결단에 따라 내부 갈등이 폭발한 사례는 정치권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결국 송 대표의 선택에 따라 여권 잠룡들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래서인지 잠룡 3인과 송 대표의 관계가 언급되고 있다. 

이 지사에게 송 대표의 당선은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시각이 다분하다. 송 대표는 민주당 홍영표 의원을 ‘종이 한 장’ 차이로 승리했다. ‘홍영표 대표-윤호중 원내대표’ 조합으로 민주당 투톱에 모두 친문이 자리 잡았다면 이 지사에게는 불리한 구도였다.

송 대표가 호남 출신 비문 인사라는 점도 이 지사에게는 플러스다. 이 지사는 영남 출신 비주류 정치인으로 꼽힌다. 호남 당 대표와 영남 대권주자인 만큼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친문 후보의 당 대표 낙선으로 당내에서도 변화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이 지사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달 2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언급하면서 이 지사를 꺼내든 바 있다.

당시 송 대표는 “지금 (당내에)이재명, 반이재명 지지 진영 간의 치열한 상호 논쟁과 비판이 있는데, 이는 상당히 중요한 위험 요소”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고 상대방 의견을 완전히 진압하려는 이런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며 “우리 당내를 그렇게 만들어가야 다가올 대선 갈등을 원팀 민주당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어떻게 공정하게 대선을 관리해 가느냐를 정확히 해낼 수 있는 당 대표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당 대표 선거가 당심과 민심을 통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가깝나

이 전 대표는 송 대표 체제를 반기기 어려운 것으로 점쳐진다. 이 전 대표와 송 대표는 모두 호남 인사다. 당 대표와 대권 주자가 모두 호남 출신이라면 괜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전 대표와 송 대표는 가까운 관계로 여겨진다. 지난해 8·29 전당대회 당시 송 대표는 공개적으로 이 전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당시 송 대표 역시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송 대표는 “우리 당의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후보의 출마가 확실시됐다”면서 “그런데 제가 당 대표가 되려면 논리상 우리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를 낙선시켜야 한다”고 당권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송 대표에게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살펴보면 그렇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전혜숙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아직까지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공고하다는 평가다.

또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민주당 김영배 의원 역시 이 전 대표의 정무실장을 맡은 인물이다.

지도부의 상황에 따라 이 전 대표는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 전 대표와 송 대표는 민주당 전·현직 당 대표다. 현재 비문 송 대표와 친문 최고위원 간의 균열 가능성이 점쳐진 가운데, 송 대표는 사무총장과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문·비주류 의원으로 임명했다.

앞서 송 대표는 민주당 쇄신을 언급한 바 있다. 송 대표의 결정을 ‘친문 색 빼기’라고 해석하는 이유다.

이후 송 대표와 친문 최고위원들이 충돌한다면 민주당 내에서는 ‘이 전 대표 체제가 나았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쇄신을 외치다가 집안싸움으로 좌초될 바에는 결집력이 높았던 이 전 대표가 언급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 전 총리는 송 대표와 접점이 맞닿아있다. 지난 2007년 정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 의장이었던 당시 송 대표가 사무총장을 맡았다. 또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송 대표가 인천시장에 도전했을 때, 정 전 총리가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이낙연, 출마 선언 6월 이후에?
정세균, 지지율 확보 시간 벌까

정 전 총리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호남 인사다. 이 전 대표와 송 대표의 관계처럼 호남 인사를 대권주자까지 내세우는 건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정 전 총리의 경우는 다소 결이 다르다.

계파 갈등이 엿보이는 민주당 내에서 정 전 총리 입장는 오히려 자유롭다는 관측이다. 정 전 총리는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노무현·문재인정부 등에서 가리지 않고 일했다. 그 만큼 범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일례로 지난 2005년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이 참패하자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정 전 총리는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위원장과 임시 당 의장을 맡았다. 당시 추대 배경에는 정 전 총리가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그 만큼 정 전 총리는 다른 대권 주자들에 비해 반전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정 전 총리가 이른바 ‘제3후보론’의 중심에 선 이유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내려 앉아있는 것도 정 전 총리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가 호남으로 겹치는 만큼, 이 전 대표가 확실한 지지율 반등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이 전 대표의 대체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송 대표와 접점이 있고, 계파로 나뉜 최고위원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정 전 총리가 계파색이 옅은 만큼, 특별한 거부감은 서로 들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순위는 변동이 없었으나 다만 세부적으로 크고 작은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여야 주요 정치인 14명을 대상으로 4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1위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32%)으로 나타났다.

2위는 이 지사(23.8%)로 그 뒤를 이었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윤 전 총장이 지난달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이 지사는 2.4%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격차는 오차범위(±1.9%P) 밖이지만, 지난달 13.0%포인트에서 8.2%포인트로 좁혀졌다. 

반면 이 전 대표는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9.0%로 내려앉았다. 이 전 대표가 리얼미터 조사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 이 지사, 이 전 대표로 이어지던 구도는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양강구도로 재편됐다는 해석이다. 

정 전 총리는 그보다 더 뒤에 위치했다. 이 전 대표에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5.0%), 오세훈 서울시장(4.5%),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4.1%), 정 전 총리(4.0%) 등이었다.

최종 후보
누가 될까?

이밖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2.2%, 유승민 전 의원 2.1%, 원희룡 제주지사(1.3%), 민주당 이광재 의원(1.3%), 정의당 심상정 의원(0.8%), 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0.7%), 민주당 박용진 의원(0.4%)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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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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