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후지게 정치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후지게 법무부 장관을 하고 수사도 후지게 하고 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한 발언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이렇게 법무부 장관을 후지게 하는 장관은 처음인 것 같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서 한 장관을 ‘이런 놈’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한 장관이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고 비판하자 작심 발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장관의 ‘586세대가 사회에 생산적으로 기여하지 않고 시민들 위에 군림했다’고 비난한 부분에 대해선 “한 장관은 사법고시 하나 합격했다는 이유로 땀 흘려 일해 봤느냐”며 “나보다 나이가 10살이 어린데 검사해서 재산이 43억원이고 타워팰리스에 산다”고 저격했다.
이어 “제가 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적어도 4선 국회의원, 변호사, 인천시장을 하면서 부정한 돈 축재하지 않고 성실하게 국민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아왔는데, 운동권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로 지금까지 뭘 했다 이렇게 말하는 건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 장관께서도 선배 검사들에게 물어보라. 라임 사태 검사들, 강남 울산항서 피의자의 관련 변호사 접대를 받은 사람을 99만원 김영란법 위반으로 기소해 무죄를 받게 했다”며 “이건 사실상 뇌물죄로 기소해야 할 사안인데 이런 것을 백신 수사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근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최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중요한 일은 후보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그런 게 됐으면(그게 사실이라면) 검찰이 나를 소환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언론서 떠들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본다. 수많은 진술의 하나인 것이고 저를 소환하든, 기소하든 뭘 하든 법정서 증명해보이도록 할 것”이라며 “한 장관이 아니라 윤석열정부의 대통령에 대한 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더 강한 톤으로 단어는 점잖게 하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서 한 장관에 대한 탄핵을 주장하면서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놈이 국회 와서 (국회의원)300명,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인 사람들까지 조롱하고 능멸하고. 어린놈을 그냥 놔둬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을 내고 “정치력은 물론 인성까지 의심하게 된다. 존중받아야 할 국무위원에게 나이를 앞세워 억지스러운 훈계를 늘어놓는 것은 도대체 어디서 배운 행태냐?”며 “그것이 소위 운동권의 특권의식이냐?”고 쏴붙였다.
장 원내대변인은 “송 전 대표는 더 이상 우리 정치사를 욕되게 하지 말고 사법기관의 판단 앞에 자중하기 바란다. 그게 5선 정치인을 만들어준 유권자와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운동권 세력은 지난 30년 동안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와 비리에는 제대로 반성하고 사과는 법이 없다”며 전대 돈봉투 수수 의혹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송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에게 공개 장소서 폭언한 것은 끝없는 운동권 우월주의서 나온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어릴 때 운동권에 있었다는 것 하나로 시민들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하며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며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이번 돈봉투 수사나 과거 불법 자금 처벌 말고도 입에 올리기도 추잡한 추문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기들이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하며 국민을 가르치려 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송 전 대표는 대표적인 586(50대 나이·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 운동권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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