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까지’ 민주당 당권경쟁 관전포인트

공룡여당 고삐 누가 쥘까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시작됐다. 후보군은 어느 정도 압축된 상태다. 출마 예정자들은 행보를 직접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물밑은 그 어느 때만큼이나 뜨겁다. 180석 거대 여당의 차기 당권은 누가 쥐게 될까.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성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대표 임기는 오는 3월9일 종료될 전망이다. 딱 대선 1년 전이다. 민주당 당헌 제25조는 ‘당 대표가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대표는 내년 대선에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임기 1년6개월을 남겨두고 물러나는 이유다. 신임 당  대표 선출 전까지 민주당은 김태년 원내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레이스
본격 시작

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5월 실시될 예정이다. 전대를 앞두고 차기 당권을 향한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신임 당 대표는 어느 때보다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기가 그렇다. 2022년 3월과 6월에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있다. 차기 당 대표 임기는 2022년 8월까지다. 신임 당 대표가 굵직한 선거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후보군을 살펴보면 혁신과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출마 예정자는 민주당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이다. 송 의원은 5선, 우 의원과 홍 의원은 4선 국회의원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지난해 8·29 전당대회에서 모두 당 대표로 출마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의 출마가 결정되자 차례로 뜻을 접었다. 그만큼 몸이 달아 있다는 후문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인물은 홍영표 의원이다. 홍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진행자의 물음에 “아무래도 청와대나 당을 좀 잘 알고 있고, 문재인정부 성공이나 정권 재창출이 중요하지 않느냐”며 “제가 어떤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추미애 당 대표 시절 원내대표를 지냈다. 현재는 민주당의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홍 의원은 명절을 맞아 여권 텃밭 다지기부터 시작했다. 설 연휴가 끝난 지난 15일 홍 의원은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의 문을 두드렸다.

홍 의원은 광주시청을 방문해 이용섭 광주시장과 면담했고, 광주시의회에서 시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모두 홍 의원의 요청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대·지선 신임 대표 체제로
“변화보다 안정” 중진 의원 포진

홍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호남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홍 의원은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광주군공항 이전에 국방부가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며 광주·전남 동반성장 방안을 마련해 군공항 이전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외연 넓히기에도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달 19일 유튜브 채널 ‘영표 형아’를 개설했다. 그는 “새로운 시도는 어렵지만 설레기도 한다”며 “그동안 미처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들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튜브에는 홍 의원의 의정활동 영상 등이 게재돼있다.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우원식 의원 역시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 의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의 첫 원내대표를 맡은 바 있다. 우 의원은 민생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인다. 그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1대 위원장을 맡으며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협약을 맺도록 조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우 의원 역시 호남을 찾았다. 그는 설 연휴 직전 비공개 일정으로 전남 지역을 순회했다. 우 의원은 대의원 및 당원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장인 만큼, 인구 감소에 따른 지자체의 어려움을 강조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일자리와 교육을 중심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나주 한전공대 설립과 광주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일찌감치 전대 출마를 다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 의원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2주간 자가격리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당원 3000명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우 의원은 여러 의원 모임에도 몸담고 있다.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김근태계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이다. 

알게 모르게
이미 시작

5번째 도전을 앞두고 있는 송영길 의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신북방외교도 선도하는 등 외교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그는 지난 2005년과 2008년, 2016년, 2018년에 모두 당 대표로 출마한 바 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지난 2018년. 당시 송 의원은 2위였다. 

송 의원은 출마 선언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오는 4·7 재보선에 집중하겠다는 의중이다. 재보선 이후에야 출마 선언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송 의원은 지난 7일 부산을 방문해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김영춘, 변성완 후보를 찾아 격려했다.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하지만 송 의원 역시 물밑에서는 지지를 호소한 지 오래다. 송 의원은 설 연휴에 전국 당원 1만5000여명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며 지지를 호소했다. 송 의원은 전남 고흥 출신인 만큼 호남에서 상당한 입지를 자랑한다.

송 의원은 PK에서도 지지를 모으고 있다.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 의원은 지난 7일 부산 연고 의원 모임인 ‘부산 갈매기’ 소속 의원 14명과 부산 가덕도를 찾았다. 이날 송 의원 등은 가덕신공항 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송 의원은 지난해 12월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기여한 공로로 부산 명예시민으로 위촉된 바 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선 한전공대와 광주형 일자리를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공약에 포함시키기 위해 애썼다며 이들 사업의 성공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송 의원은 “풍력에너지와 수소산업을 한전공대와 에너지신산업과 연결해 광주전남을 세계적인 에너지밸리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권리당원(50%)과 대의원(50%)의 결정에 따라 갈린다. 결국 친문(친 문재인) 표심을 얻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친문
호남

홍 의원은 친문 성향 모임인 ‘부엉이 모임’ 좌장이다. 부엉이모임은 지난 2018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 패권주의’를 형성한다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결국 해산돼 지금은 공식적으로는 남아있지 않은 단체다. 다만 부엉이 모임 출신들에 대한 언급은 계속되고 있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홍 의원은 부엉이 모임의 연장선상으로 여겨지는 싱크탱크 ‘민주주의 4.0’에서 활동하고 있다. 홍 의원 등은 민주주의 4.0과 부엉이 모임을 따로 봐달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민주주의 4.0에는 친문인사가 대거 포진돼있는 만큼 쉽게 간과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 의원은 이곳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우 의원은 친노(친 노무현)와 친문 진영의 지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우 의원은 설 연휴 당시 당원과 대의원에게 ‘1988년 평민당 동지로 지난 30여년 간 저와 함께 민주당을 지키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꽃피운 우 의원을 응원한다’는 이해찬 전 대표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우 의원은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이 전 대표를 영입한 바 있다.

우 의원은 친노 성향 배우 문성근씨와 친문 성향 최민희 전 의원의 지지도 받고 있다.

송 의원 역시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송 의원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경력이 있다. 송 의원은 지난 2018년 전당대회에서 ‘We are Moon pa(우리는 모두 문파다)’라는 글자가 적힌 팔찌를 착용하고 다니며 자신이 친문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되는 세 의원 외에도 관심을 받는 의원이 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박주민 의원이다.

박 의원은 재선 국회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다. 투표 결과는 3위였다. 당시 이낙연 대표가 60.77%, 김부겸 전 의원이 21.37%, 박주민 의원이 17.85%를 기록했다. 하지만 값진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동시다발적’ 텃밭 다지기부터 시작
비대면 전대 예상…대세 선점 누구?

박 의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13.51%로 2위인 김 전 의원의 29.9%보다 한참 모자랐다. 다만 권리당원과 국민여론조사,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는 모두 2위를 기록했다. 재선의 박 의원과 4선 의원이자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의원의 체급차는 꽤 컸지만 박 의원이 이를 뒤집은 셈이다. 김 전 의원과 전체 투표 차이를 보더라도 3.52%에 불과했다. 자칫하다간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수치였다.

그 결과 박 의원은 4·7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추측이 끊이질 않았다. 그만큼 몸값이 높아진 것이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다만 박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를 밝히면서 출마설은 잠재워졌다. 오늘날 박 의원은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원장을 맡으며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친문 표심을 확보하고 있는 다른 의원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 의원은 ‘친문 행동대장’으로 평가받으며 지지자들로부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온택트(온라인+언택트) 전당대회’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전당대회를 온택트로 실시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라 장소를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스튜디오로 옮겼다. 인원도 10여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당시 이낙연 후보와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코로나19 의 능동감시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간 점도 한몫했다.

비대면
이번에도?

전당대회 행사가 차질을 빚자 당시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세론’을 일찌감치 선점한 이낙연 대표 당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실제로 이낙연 대표의 상대 후보자 측에서는 코로나19 등으로 전당대회가 비대면으로 강행되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전당대회 때도 코로나19 기세가 꺾일 것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온택트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대세론에서 두각을 보이는 후보자들이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