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 이중삼중 주차하는데…” 지하주차장에 웬 모터보트?

보배드림에 아파트 입주민 호소글
“규약상 트레일러 차량등록 불가”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주차 공간이 협소해 이중, 삼중주차를 해야 한다는 대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모터보트(제트스키)가 방치돼있다는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6일, 국내 최대의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파트 주차장에 보트 주차해놓은 곳 있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아파트 주민이라는 글 작성자 A씨는 “어제 밤에 올렸다가 사실 확인을 위해 삭제했다가 다시 재업한다”며 “관리사무실에 연락해 어떤 상황인지 물어보고 다시 작성한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몇 달 전부터 모터보트 2대가 트레일러 위에 얹어져 있는 상태로 지하주차장에 주차됐다. 해당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들처럼 늦은 밤이 되면 주차 공간의 부족으로 이중주차, 또는 통로 주차는 기본인 곳이라고 한다.

그는 “2대부터는 추가금이 발생하는데 당연히 주차 비용은 일절 내고 있지 않으며 아파트 규정상 차량이 아닐 경우 모터보트는 주차가 금지돼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터보트를 주차한 차주가)최근에 아파트 관리사무실로 찾아와 한바탕 난리를 치고 갔다고 한다.(관리사무실 여직원에 따르면)몸에 문신이 있어 너무 무서워서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며 “‘주차 스티커 붙이는 순간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에 빼겠다고 말했지만 현재까지 그대로 방치 중”이라며 “여기까지가 알고 있는 상황을 정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보통 이런 상황이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며, 해결 방안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다”고 자문을 구했다. 해당 글에는 2700여명의 회원들이 추천 버튼을 눌렀고 500여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7일 10시 현재).

회원들 사이에선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보통 아파트 주차장은 지상, 지하를 막론하고 사유지인 만큼 법적으로 처리하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왔다.

한 회원은 “아파트 관리 규약에서 정해진 대로 주민들이 알아서 지켜줘야 하는데 저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면 머리수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난색을 표했고 다른 회원은 “23년도 상반기 ‘보배어워드’ 베스트 후보에 인피니티, 보트피플”이라며 앞서 논란이 불거졌던 인천 인피니티 사이드미러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닉네임 VANOOO 회원은 “모터보트는 상관없고 트레일러 주차 가능한지 봐야 된다”며 “모터보트는 그냥 트럭에 짐 실어놓은 것과 같은 것으로 주차장 등록 안하고 불법주차한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닉네임 치킨OOOOO 회원도 “모터보트든 사발이든 싣고 있는 트레일러는 넘버를 달도록 돼있다. 차량으로 치부된다”며 “관리실에 등록된 건지 아닌지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른 성격의 의견도 제기됐다.

닉네임 잘생OO 회원은 “상식적인 선에서 주차요금 납부하는 정식 번호판(트레일러) 있는 차량으로 주차장 보관은 불법이 아니다”라며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일반 차량들도 여러 대 있는 집들이 많은데 이렇게 여론몰이를 하느냐”며 “아파트마다 주차 컨디션이 다르니 논외로 하고 주차요금 문제가 아닌, 트레일러 자체를 불법으로 몰아간다는 게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하주차장에 모터보트가 주차돼있는 게 문제가 아닌 관리사무소에 모터보트를 실은 트레일러가 차량으로 등록돼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모터보트는 수상레저로 사용되는 제트스키로 전용 트레일러 위에 얹은 형태로 업계에선 트레일러가 차량으로 등록된다면 모터보트는 무동력 차량으로 분류돼 문제될 게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레저업계 관계자는 “저 트레일러가 문제가 되는 건 속칭 ‘알박기’이기 때문”이라며 “일반 승용차의 경우 출퇴근 등 사용빈도가 높지만 모터보트는 (여름)시즌 때 몇 번 타지 않고 항상 같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눈총을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동차등록법상 엄연하게 등록돼있으면 아무 문제없는 것”이라며 “제재할 방법은 아파트 자치규약을 봐야 한다. 규약에 트레일러, 캠핑카, 카라반 등 레저차량에 대한 규제가 있으면 그 근거를 통해 처리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즉, 지하주차장에 모터보트가 항시 주차돼있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닌, 해당 아파트의 관리 규약을 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트레일러에 번호판이 부착돼있지 않다면 자동차가 아니므로 ‘불법적치물’로 규정돼 얹어져 있는 모터보트와 함께 이동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또 모터보트는 인화성 물질인 휘발유로 운용되는 만큼 소방법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직에 종사한다는 회원 ‘기타OOOO’는 “근무 중인 아파트도 수상스키, 캠핑카, 레저차량 등으로 골치가 많았다”며 “관리 규약 중 주차장 관련 조항에 ‘레저용 차량은 단지 내 출입을 불허한다’는 내용을 입주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 관할시에 개정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의의 계도기간을 주고 출차 및 입차 시 바리게이트를 열어주지 않는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전부 다른 장소로 이전했거나 매매했다”고 소개했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 작성자인 A씨는 7일, <일요시사> 취재를 통해 “번호판 2개 중 한 개는 부착돼있는 것을 확인했고 나머지 하나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관리사무소에서 전화로 말하길 ‘주차가 안 되는 차량으로 빼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봐선 (트레일러가)아파트에 따로 등록하는 차량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에 차량 등록도 안 돼있는 데다 주차비도 내지 않고 몇 달째 방치 중인 상황이라 관리사무소에서 전화로 빼달라고 말하니 온몸에 문신한 사람이 난동부리고 가서 무서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B 아파트 관리 규약에 따르면 승용차 및 화물차, 1.5톤 이하의 트럭만 자동차로 등록이 가능하다. 트레일러의 경우는 화물차로 분류되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운전이 불가한 점 등을 이유로 차량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7일, B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C씨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몇 달째 주차돼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 3월 말에 민원이 들어온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해당 트레일러 차주에게 빼달라고 했다. 차주가 다른 아파트의 경우 트레일러도 주차가 가능해서 주차했는데 규정상 안 된다고 얘기했고 (차주로부터)트레일러를 오늘 저녁까지 빼겠다는 약속도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주차장은 지상 및 지하 1층으로 구성돼있으며 아파트 앱 ‘호갱노노’에 따르면 주차 공간은 세대 당 1.3대로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1가구에 2~3개 차량을 이용하는 이른바 ‘1세대 2·3 차량’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주차난을 넘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주차 전쟁이 벌어지기도 하는 게 현실이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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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