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9.26 10: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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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자르기? 당적 떼고 당당히 조사받으라는 뜻"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지난 197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무려 23년간이나 검찰에서 재직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증평·진천·괴산·음성)은 검사시절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직한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초선인 경 의원이 지난 6월 7일 당의 중책인 윤리위원장으로 임명될 수 있었던 이유다. 대선을 불과 80여일 앞두고 새누리당은 연일 터져 나온 비리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일벌백계하고 당을 수습해야만 하는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 됐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자의든 타의든 이번 대선정국에서 새누리당의 쇄신이라는 중책을 짊어지게 된 경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다음은 경 의원과의 일문일답.

 

- 검사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동기는 무엇인가?

▲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처음 검사가 됐을 때 나의 꿈은 평생 법조인으로 사는 것이었다.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지난 2006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사행성 오락인 ‘바다이야기’와 관련된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뇌부와 의견충돌이 있어 갑자기 검찰을 나오게 됐다. 그 후 변호사로 남은 인생을 사는 것보다는 정치에 입문해 고향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더 보람된 삶인 것 같아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 손수 입당신청서를 냈다던데?

▲ 그렇다. 사람들은 내가 검사출신인 만큼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정치에 입문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다르다. 자의적으로 정치에 입문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넷으로 직접 입당신청서를 내며 정치를 시작했다. 검사생활을 하며 여야에 아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런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정치에 입문하고 싶진 않았다.

- 정치에 입문한 후 원외인사임에도 도당위원장을 맡는 등 지역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만 해도 충청도는 새누리당의 불모지였다. 새누리당의 당적을 가진 정치인 대부분이 원외인사였다. 그러한 상황임에도 당시 지역정치인들은 ‘친박’이니 ‘친이’니 계파를 나눠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계파를 초월해 오직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고 마음먹고 실천해 나갔다. 이것이 주민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정치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지난 2009년 10·28보궐선거에서 정범구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지난 4·11총선에서 설욕했다. 지난 2009년과 현재를 비교할 때 승패를 가른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외부적 요인으로는 2009년엔 세종시 문제 등으로 반한나라당 정서가 강했다. 공천을 받았지만 이미 승리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또 선거과정에서 같은 당 경쟁 후보가 공천에 불복해 출마하면서 표가 분산됐다. 물론 가장 큰 요인은 내가 정치신인으로서 지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후 4·11총선까지 나는 주민들과 격이 없이 어울리며 진정성을 무기로 다가갔다. 또 왜 집권당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지 주민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설득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한 것 같다.

- 야권이 검찰을 향해 연일 '정치검찰'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검사 출신으로 이에 대한 생각은?

▲ 최근 검찰은 상왕이라 불리던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을 구속하는 등 일명 문고리 권력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펼쳤다. 반면 야권은 비리의혹이 있는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불러서 조사만 하겠다는데도 강하게 반발했다. 어느 쪽이 공정한 수사인가? 검사시절에 정치인들이 사건에 관해 신경을 써달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어는봤지만 봐달라는 뜻으로 해석하진 않았다. 정치인들도 관련된 사건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원칙대로 처리한다면 압력이라고 볼 수 없다.

-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검찰개혁은 불필요하다고 보는가?

▲ 개혁에는 찬성한다. 어떤 조직이든 개혁이 없으면 썩게 된다. 지금의 체제가 올바른지 깊이 연구해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한 사람으로 검찰개혁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다만 개혁의 목적이 정치적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개혁이 아니다. 검찰개혁에 불순한 의도가 담겨있어서는 안된다.


"검찰 개혁 필요하지만 정치검찰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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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출신임에도 법사위가 아닌 농식품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농식품위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을 것인가?

▲ 농식품위를 1지망으로 선택했다. 물론 법사위를 선택하면 무척 편할 테지만 나의 지역구는 농촌지역이다. 지역구 주민들을 위해 농촌의 현실을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먼저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있다. 대선정국에서 '충북 홀대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충북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 충북 홀대론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그래서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충북의 현실, 도민들의 바람 등을 여러 차례 말씀 드렸다. 충청북도의 인구는 적지만 대선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은 크다. 지금까지의 선거에서 충북이 선택한 후보는 반드시 대통령 됐다.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충북이 새누리당을 적극 지지하도록 분위기를 이끌고 실제로 대통령 만들기에 큰 역할을 한다면 충북에 대한 홀대론이 사라질 만큼 화끈한 지원을 얻어내겠다.

-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영희 의원 제명에 앞장섰는데 막상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 이에 대한 생각은?

▲ 실제 혐의가 사실인 것을 전제로 제명안을 통과시킨 것이 아니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해당 의원이 구설수에 올라 새누리당이 큰 상처를 받았음으로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또 조사과정에서 당적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조사 받으라는 뜻이다. 야권에서는 꼬리자르기라고 비판하는데 만약 당적을 유지한 채 조사를 받고 무혐의가 됐다면 집권당이 검찰에 압력을 가했다며 비판할 것 아닌가? 현 의원 개인으로서도 좋지 않은 일이다.

- 국회 입성 후 다양한 법안 발의와 활발한 상임위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안다.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활동은 무엇인가?

▲ 현재 농촌지역 노인들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은 바로 폐렴이다. 충북 괴산군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가 무려 28%에 달한다. 하지만 폐렴을 예방할 폐렴구균접종이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어있지 않아 접종률이 매우 낮다. 그래서 이를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바꿔야한다는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대정부 질문에서는 김황식 국무총리로부터 이를 내년부터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로써 지역 노인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장 큰 자부심을 느낀다.

- 향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의정활동은 무엇인가?

▲ 지역 유권자와 지역 현안 챙기기다. 지역민들의 요구와 의견들을 하나하나 청취해 의정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법률안 제정과 국비 지원 등 유권자들에게 약속 한 것을 반드시 지켜나가겠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또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정직하고 착한 정치인이 되겠다. 처음과 끝이 똑같은 정치인이 되겠다. 이러한 약속은 선거유세 과정에서도 수차례 말씀드린 내용이다.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잘못하는 일이 있다면 가차없이 야단쳐주시고 지적해주시길 바란다. 다만 정치를 사랑하는 마음, 정치인을 바른 길로 이끌어가겠다는 애정을 갖고 비판 해주시길 바란다. 아무리 미워도 결국에는 정치인들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정치는 필요 없고, 정치는 악이란 식으로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더 불행하게 만든다.

 


<경대수 의원 프로필>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1, 2차장검사

▲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

▲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 검사장

▲ 경대수법률사무소 변호사

▲ 한나라당 증평, 진천, 괴산, 음성군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 한나라당 충청북도당위원회 위원장

▲ 새누리당 충청북도당위원회 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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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