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0.17 15:15:14
  • 댓글 0개

"철새 비판 겸허히 수용, 이념보단 실용이 중요해"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충남 아산)은 지난 8월30일 선진통일당을 탈당하고 새누리당에 전격 입당했다.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순 없었지만 원내 제1당의 국회의원이 된 그에게 거는 지역주민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새누리당 행에 대해 대선 캐스팅보트인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한 새누리당의 '비장의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이 의원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정치입문 전에는 청와대, 국무총리실,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등으로 공직생활을 했다. 그런데 행정공무원으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았다. 국회의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현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당시엔 입법부에 대한 불만과 서운한 감정이 교차했다. 그래서 국가와 사회, 민족과 지역민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직접 문제 해결을 하는 의정활동을 하고자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다.

- 지난 18대 국회에서 4년 연속 최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비결은 무엇인가.

▲ 정치 입문 후 지금까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입법 활동, 정책 활동 등 기본적인 활동을 열심히 해왔다. 상을 의식하고 일한 적은 없지만 그러한 결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책사업이나 지역 현안들은 나름대로 시급한 것과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을 고려한 우선순위를 정해 일해 왔다. 무엇보다도 지난 25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습득한 행정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 평소 충청권의 자존심을 되찾고 싶다고 공공연히 말한 것으로 안다. 충청권이 소외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 충청권의 자존심 부분은 대체적으로 정치적인 부분과 관련이 있다. 항상 대선 때에는 충청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충청을 이야기 하고 치켜세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역대 어떤 정권도 충청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예를 들어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 시절에 행정수도 이전을 실행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후보시절에는 세종시 원안추진을 공약했다가 말을 바꾸기도 했다. 충청홀대의 대표적 사례다.

- 자존심을 회복할 방안은 또 무엇인가.

▲ 충청권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대선에서 정권창출에 기여해 충청인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충청인 스스로 충청도에 대한 중앙정부의 불균형한 정책이나 지역 이기주의와 당리당략만을 앞세우는 그 어떤 정치세력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고 심판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4년 연속 최우수 국회의원 "기본에 충실한 결과"

- 지역의 최대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최대현안은 온천이 자리 잡은 온양시내와 신도시가 들어선 배방, 탕정신도시와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침체기에 빠진 온천산업과 관광을 활성화해 지역경제 발전으로 연결시키고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시민이 풍요로워야 세금 납부도 잘되고, 세금이 잘 걷혀야 주민들에 대한 복지도 실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침체되어 있는 아산 경제 발전을 위해 19대 의정활동과 연결해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이 산적해 있다.

- 해결방안은.


▲ 먼저 국가예산으로 온양행궁을 복원해 우리나라 대표 온천도시로서의 면모를 되찾고 싶다. 그리고 지정 해제된 아산신도시 문제, 지연되고 있는 온양중심 상권 개발추진 문제, 백지화된 황해경제자유구역 인주지구 또한 재추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밖에도 현대자동차 제2공장 유치 및 신도시 내 ‘21C 첨단복합R&D단지’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최근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이 큰 화제가 됐다. 당적을 옮긴 이유는?

▲ 선진통일당은 총선 직후 당을 개혁한다며 당명까지 바꿨지만, 현실은 지난 총선과정에서의 국고보조금 유용, 횡령 의혹에서부터 비례대표 당선자의 공천헌금 불법 의혹까지 사법기관으로부터 수사를 받는 지경에까지 도달해 있다. 한편에서는 독단적이고 독점적인 당 운영문제까지 불거져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미 지난 총선에서 선진통일당은 충청권을 중심으로 냉정한 심판을 받은 바 있고, 지역의 민심 또한 당적 변경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충청도 정당을 깨고 나왔다는 비판이 있지만 이념과 지역주의에 사로잡히지 않고 ‘실용과 창조의 정치’를 하고자 한다. 지난 4년과 같이 앞으로의 4년도 한결같이 일한다면, 저의 새누리당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철새정치인이란 비판도 있었다. 

▲ 철새정치인이라는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 다만, 앞뒤의 상황과 내용을 가감삭제한 상태에서의 음해와 공작에는 동의할 수 없다.

- 과거 열린우리당에도 입당했던 전적이 있다.

▲ 과거 자민련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다. 일하고 싶은 욕망이 더 컸다. 당시 자민련의 노선과 활동, 행태와 내용에 대해 혁신을 요구하면서 바른 소리를 좀 했다. 그래서 자민련 최고위원회에서 저를 해당 행위자로 몰아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최고위원 등과 함께 제명시킨 바 있다. 제명됐기에 당연히 당원이 아닌 것으로 알았다. 그 후부터 새로운 정치활동을 모색하게 되었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제명은 했으나, 의결은 하지 않았다'는 이중당적사건이 불거져 나와 새로운 정치활동이 좌절된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일신의 영달을 생각해 한 행동이 아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

- 이 의원의 당적이동을 두고 박근혜 후보의 충청권 표를 얻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도 있다.

▲ 새누리당과의 공식적인 협의는 없었다. 제가 탈당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 5월부터 보도가 되기 시작했고, 이후 국회에 오고가면서 거취 문제에 대한 질문이나 답변이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뿐이다.

국회의원 300명 시대, 의원들 더 열심히 뛰어야

- 연말 대선에서 본인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이번 대선에서의 제 역할은 잃어버렸던 충청권의 자존심을 되찾는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청권이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고, 이번 역시 캐스팅보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시작도 하기 전에 우리한테 대선 승패가 달렸다고 자만하는 것은 금물이다. 선거가 끝나고 보니 충청권 민심이 당락을 결정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충청권이 주도적으로 판단을 해서 우리 충청권과 나라 발전에 부합하는 후보를 선택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 부분에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


- 제1당으로 당적을 옮긴 만큼 지역주민들은 국비지원 등에서 큰 혜택을 기대해도 되는가.

▲ 집권당으로 옮겨 왔기 때문에 지역현안 해결에 앞장서는 것이 제 당적 변경에 배신을 느끼셨던 일부 지역 유권자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전보다 더욱 열심히 의정활동을 펼칠 것이다.

- 향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의정활동은.   

▲ 우선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동시에 그동안 힘이 부족해 미진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아산신도시 2단계 사업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어떤 형태로든 주민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또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19대 국회 출범 이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하는 실망감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 국회의원 300명 시대가 됐다. 각 의원들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시기다. 여야의 시각이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론 나라가 잘 돼야 한다는 사명감은 같기 때문에 여야가 서로 힘을 모으고 좀 더 책임감 있게 일해야 한다. 19대 국회에선 정치쇄신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이에 대해 앞으로 더 목소리를 낼 것이다.

 


<이명수 의원 프로필>

▲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 건양대학교 부총장

▲ 나사렛대학교 부총장

▲ 제18대 국회의원

▲ 자유선진당 공동대변인

▲ 자유선진당 제3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 한국온천포럼 대표

▲ 제19대 국회의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