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나오는 한동훈 차출설 막전막후

아니 땐 굴뚝서 연기?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야기다. 한 장관은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도 전인데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만큼 인정받는다. 전당대회서 뚜렷하게 두각을 드러내는 인물가 없자 한 장관만큼의 인물을 앉히라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윤심에 충족하면서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나타나긴 할까.

국민의힘이 본격 전당대회 모드로 돌입하기에 앞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이 또 흘러나왔다. 한 장관 본인은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한동훈 차출설은 한두번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진짜 ‘윤심’
믿을 맨 없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믿을맨이 확실히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얼마 전 “당권 후보자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는 작심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차기 당 대표는 MZ세대 호소력, 수도권, 새 인물이 필요하다”고 거론했다. 

한 장관을 염두에 둔 건 아니라는 부연 설명을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윤심에 딱 맞는 인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최근 국민의힘은 본격 전당대회에 앞서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윤 대통령 동기화 모드부터 거리두기를 하는 인물까지 콘셉트도 다양하다. 

아직까진 확실하게 윤 대통령의 눈도장을 받은 인물은 없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윤 대통령과 독대까지 했지만,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 모양새다. 김기현 의원은 장제원 의원과의 이른바 ‘김장 연대설’도 나온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세력도 김 의원을 차기 당 대표로 밀고 있는 분위기다. 


이렇듯 차기 당 대표는 ‘윤심’과 얼마나 가까운 인물이냐는 점이다. 또 현재 나오고 있는 수도권 대표론 역시 차기 총선 문제와 직결돼있다. 현재 수도권 대부분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꽉 잡고 있다. 실제로 서울, 경기, 인천에만 100명으로 국민의힘은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 확보가 절실하다.

윤상현 의원도 수도권 당 대표의 중요성을 설명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앞선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의 수도권 선점이 취약하기 때문에 수도권 출신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총선까지 걸려 있는 까닭에 차기 당 대표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될 수밖에 없다.

한 장관이 계속 소환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당내에서 윤 대통령의 ‘믿을맨’으로 통하는 인물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의 기용 0순위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은 낮지만, 총선 출마는 기정 사실화되는 모습이다.

한 장관은 검찰 내부에서도 촉망받는 검사 중 한 명이었다. 엘리트 검사로 이름을 날렸고, 굵직한 사건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참여했다. 문재인정부 시절에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됐고, 한 장관도 함께 승승장구하며 스타 검사로 인정받았다. 

위기도 여러 차례 겪었다. 바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지휘하면서다. 한때 부산으로 좌천되기도 했으나 한 장관은 버텼다. 

그동안 보수에 없었던 새 캐릭터
2024 총선 출마? 당내 구심점 기대

이후 윤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기수를 뛰어넘은 파격적인 인선이었다. 당시에도 한 장관이 중책에 인선될 것이라는 예측은 많았지만, 법무부 장관에 인선되는 것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인선 이후에도 여론은 한 장관을 윤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특히 인사청문회는 한 장관을 한층 더 스타로 만들어준 자리가 됐다. 민주당이 열심히 한 장관과 관련된 의혹들을 제기했으나 한 장관은 이를 돌파해나갔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설전을 벌인 영상 조회 수가 200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임명 당시에도 이미 스타임을 입증한 현재 한 장관은 여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2위를 기록 중이다. 이를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시켜보면 40%가 넘는다. 강력한 대권후보인 오세훈 서울 시장보다 2배 높다. 

그의 지지층은 주로 40대로 특히 4050세대 주부층에게 인기가 많다. 본래 40대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이마저도 균열이 생긴 모양새다. 

또 핵심 보수층인 60대 이상에게도 한 장관은 지지를 한 몸에 받는다. 한 장관은 정치에 참여한 이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지금도 민주당에서는 한 장관을 견제하기 위해 여러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이마저도 잘 방어하는 편이다. 

현재는 보수층 한정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무당층 사이에서의 인기도 높은 편이다. 일부 민주당 지지층 역시 한 장관을 인정한다.

윤정부의 과도한 우클릭만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한 장관의 역할은 중도층을 섭렵할 수 있는 무기로 거론된다. 윤 대통령 역시 대선 기간 중도에 방점을 찍고 열심히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장관이 충분히 먹혀들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고 읽힌다. 그는 엘리트 중 엘리트 이미지를 가졌고, 일을 잘한다고 대중에 인식돼있다. 또 아직 정치권에 발을 들이지 않아 때가 묻지 않아서 지지한다는 말도 다수 있다. 지지층은 윤 대통령의 중용 0순위이지만, 윤 대통령과 떼어놓고 한 장관을 분류한다. 

중용 0순위
몸값 쭉쭉

현직 의원들을 향한 불신도 한 장관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다. 정치권은 하루가 멀다하고 정쟁만 일삼는다. 지난 대선에는 국회의원 이력이 전무한 대선후보들이 맞붙었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정치권을 새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내 여론 역시 대권주자로 확실하게 낙점된 후보가 없다. 한 장관은 기존 보수 인물과 다른 요소를 가진다.

이미지뿐만 아니다. 시원한 말투도 그렇다. 보수층이 보유하지 못하던 캐릭터다. 최근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내가 친윤이고, 윤핵관이자, 윤심”이라고 외치기만 바쁘다.

당을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 목표가 부재해 있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차출설이 한차례 흘러나왔다. 두 인물 모두 의원들 중에서는 윤심으로 통하는 인물이고, 권 장관은 4선, 원 장관은 3선 의원으로서 정치경험이 풍부한 탓이다. 


현직 장관이라 언급은 꺼렸으나 권 장관은 대선 기간 선거대책본부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윤심을 잘 읽고, 수도권의 중진 의원으로서 확장성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내려진 바 있다. 

원 장관은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의 선택을 받아 이재명 저격수로 활약했고, 인수위원회 기간에는 기획위원장까지 도맡는 등 차기 총선 공천에 책임질 적임자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그러나 현재 권 장관은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흠집이 많이 났고, 원 장관의 경우 노조 파업의 여파로 당권 출마가 쉽지 않은 상태다. 당내서도 당원들이 신뢰하는 인물이 누구라고 꼽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당장 한 장관 전당대회 차출은 물리적으로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친윤 세력은 대표적인 비윤(비 윤석열) 후보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에 맞설 수 있는 인물이 부족한 편이다. 

인기 스타
팬덤 형성

한 장관 카드는 윤 대통령이 차기 총선 등에 앞서 세력 만들기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동시에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한 장관이 총선 승리를 위한 핵심 카드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총선서 국민의힘이 크게 패배할 경우, 윤 대통령 국정운영은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남은 재임 기간 동안 허송세월만 보낼 가능성이 농후하다. 게다가 현재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여당이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 비윤으로 갈라져 분열돼있다.

최근에는 윤핵관이 당내 투톱인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 원내대표에 대해 비판하면서 불편한 기류마저 감지된다.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과 장 의원 역시 한동안 불편함이 있었다. 

여전히 윤핵관이 여권 내 윤심을 대변하고 있지만, 여론은 악화된 형국이다. 결국 윤 대통령과 발걸음을 맞춰나갈 적임자가 부재한 가운데, 친윤계는 끊임없이 위기설에 휩싸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차출론과 관련해 직무수행에 방해가 된다는 취지로 차출이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한 장관이 스스로 설명했다며 말을 아꼈다. 

한 장관의 전대 출마가 불가한 이유는 내년 2~3월경에 열린다고 해도 준비할 시간이 촉박한 데다, 출마 요건을 갖추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윤 대통령 입장에서 한 장관을 정치권에 진출시키는 건 앞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장관직 끝나면 바로?
당선 시 중도층 흡수

정치권에서도 한 장관이 당장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지만 결국 정치를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히 법무부 장관으로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즉, 윤 대통령을 보좌하는 인물 중 가장 신뢰하고 능력이 있다는 생각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총선 때 한 장관이 정계에 데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차기 총선에)무조건 나간다”며 “내각에서 경험을 쌓았고, 당에서도 내보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법무부 장관으로 끝날 사람이 아니고 어차피 정치를 할 사람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관측이 다수 나온다.

윤 대통령과 비슷하게 좌천을 겪었고, 부활에 성공하며 민주당의 검수완박을 제지했다는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한 장관이 차기 총선에 투입된다면 단번에 대권주자라는 인식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 또 민주당 등 야권이 한 장관을 때릴수록 긍정적인 이미지가 상승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정치적 경험이 전혀 없는 부분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도 정치 이력이 없다는 게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로 꼽혔던 바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과거 문정부와 대립각을 세웠고, 정치권에 없었던 캐릭터였던 점은 분명 장점으로 작용했다. 이때 한 장관도 함께 몸집을 불렸다. 

한 장관이 정치적 이력이 없는 상태에서 공세를 잘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당내 반대 세력도 규합할 능력도 입증하려면 당 대표보다는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는 게 더 현실적이다. 또 이른 이미지 소모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적 기대감을 소모적으로 사용하면 반감이 커질 수 있는 탓이다. 

선발-구원
둘 다 활용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한 장관은)정치권을 새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는다”며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등판 시기가 문제지 언젠가는 선발투수나 구원투수 중 하나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국도 차출설?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차출설이 제기됐다.

이는 여권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조 전 장관이 다음 번 총선에 출마하고, 민주당의 대선 주자까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이 “역경을 이겨낸 영웅으로서의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띄웠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호사가들이나 하는 소리”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4년 전에는 요청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현 시점에서 조 전 장관이 다시 소환되는 것은 민주당으로 득이 될 게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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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안 이후⋯‘초상집’ 검찰 내부 분위기

검찰개혁안 이후⋯‘초상집’ 검찰 내부 분위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이 발표됐다. 개편안이 시행되는 것은 아직 1년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수사관, 지휘부와 일선 검사들은 물론 퇴직 검사들까지 나서서 검찰청 폐지에 반대 중이다. 특히 공소청장을 검찰총장으로 한다는 개혁안에 대해 위헌이라는 의견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대선 기간부터 말이 나왔던 검찰개혁안이 발표됐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고 검찰개혁안에 대해 쉬쉬하던 검찰 내부에서는 이제야 조직을 지키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수사관, 검사, 퇴직 검사, 지휘부 등 모든 관계자들이 검찰 해체가 ‘위헌’이라는 목소리를 내는 등 늦게나마 조직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위헌” 목소리 지난 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의견을 모았다. 다만 시행 시기는 세부 방안 확정 등을 위해 1년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원장은 “당정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건의한 조직 개편안을 중심으로 사회 각계의 의견을 듣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마련한 정부 조직 개편방안을 추진했다”며 “개편 방안 중 검찰개혁을 가장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개혁의 완성은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라며 “그간 검찰의 견제받지 않은 권한의 남용과 공정성 훼손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정은 검찰 수사·기소를 분리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각각 신설하며,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으로 두기로 확정했다. 한 위원장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의 제기와 유지, 영장 청구 등을 수행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공소청을 신설하는 한편, 부패·경제 범죄 등 중대 범죄에 대한 수사를 수행하기 위해 행안부 장관 소속으로 중수청을 신설하겠다”고 설명했다. 헌법의 검찰총장 임명 조항과 관련해 ‘공소청장이 검찰총장이 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는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정은 구체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 범정부 검찰개혁추진단을 구성해 당정대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오늘 협의 결과를 토대로 의원 입법을 통해 조속히 정부 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추석 이전에 개편안을 시행하기 위해 이달 말에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며 “정부 조직 개편에 특별히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정부 조직 개편안 발표 “잘못 인정하지만 폐지는 절대…”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지난 9일 야권에 ‘3대 개혁(검찰·사법·언론)’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검찰, 사법, 언론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곳”이라면서 “3대 개혁은 비정상적인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시대에 맞게 고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절대 독점은 절대 부패한다”며 “절대 독점을 해소함으로써 권력기관은 스스로 절대 부패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개혁은 타이밍”이라며 “추석 귀향길 뉴스에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해체되는 검찰개혁안이 발표되자, 검찰 구성원은 이제야 뭉쳐 반발하는 분위기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검찰청 폐지’를 토대로 한 정부 조직법 개편안을 두고 “검찰이 개명당할 위기에 놓였다”면서도 “이 모든 것은 우리 검찰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행은 지난 8일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전날 정부여당이 내놓은 정부 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헌법에 명시돼있는 검찰이 법률에 의해 개명당할 위기에 놓였다”면서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우리 검찰의 잘못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그 점에 대해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 검찰개혁 방향에 대해서 세부적인 방향이 진행될 것인데, 그 세부적인 방향은 국민들 입장에서 설계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언급했다. ‘반성’을 앞세우면서도 ‘강제 개명’ ‘국민 입장’ 등 뼈 있는 표현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저희 검찰도 입장을 내도록 하겠다”고 검찰 존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검찰 수사관들은 전국 검찰 수사관회의를 열어 달라고 대검찰청에 요청하고 있다. 이대로 사라지나 수사관 A씨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현재 검찰 조직을 둘러싼 상황이 우리 가족에게, 내 친구들에게, 내 친척들에게, 내 이웃사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정말 우려스럽다”는 심경을 밝혔다. 자신을 8년 차 수사관이라고 소개한 그는 “저희는 노조(노동조합)도 없고 직장협의회도 없다”며 “검찰이 해체되면 도대체 1년 뒤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일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저는 수사가 하고 싶어 수사관이 됐는데, 앞으로 수사할 수도 없이 제가 8년간 소중히 여겨온 검찰 수사관이라는 직업을 빼앗겨야 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대검 운영지원과에 조속히 전국수사관회의를 열어줄 것을 요구한다”며 “저희 검찰 수사관들을 위한 논의를, 검찰 조직의 방향을 위한 논의를, 형사법체계에 대한 논의를 반드시 검찰 구성원들끼리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정부 때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하자 서울고검·대구지검 등 소속 검찰 수사관 수백명이 2022년 4월 검찰수사관회의를 열고 우려 입장을 밝혔다. 김건희 특검에 파견된 일부 검사들은 ‘원대 복귀’ 희망 의사를 특검 지휘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명 건진법사 게이트와 통일교 수사팀장을 맡은 부장검사 2명이 팀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특검보에게 “전원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다만 특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정식으로 해당 내용을 확인한 바 없다”며 “내심의 의사는 모르지만 아직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퇴직 검사들도 검찰청 폐지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퇴직 검사 및 검찰공무원 모임인 검찰동우회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와 여당은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는 정부 조직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시 살릴 방법은? 이들은 “검찰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해체 위기까지 맞이하게 된 데 대해 국민 앞에 먼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검찰이 권력의 시녀라는 비판을 받는 것을 넘어 개혁 대상이 된 현실은 검찰 구성원의 과오에서 비롯됐음을 통감하며 국민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권한을 조정하고 조직을 개편하려는 입법부의 결단을 존중하며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에 동참할 것”이라면서도 “개혁은 헌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함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성급한 개혁은 위헌 논란을 야기해 개혁의 동력을 상실하게 할 위험이 크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1948년 제헌 헌법은 수많은 직위 중 유독 검찰총장을 국무회의 심의 사항으로 명시했고 이 원칙은 70년 넘는 헌정사 동안 굳건히 지켜져 왔다. 검찰청과 그 책임자인 검찰총장이 단순한 행정 조직이 아닌 헌법적 차원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받는 헌법적 기관임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헌법이 인정한 기관의 명칭을 법률로 변경하는 것은 헌법정신을 거스르는 일이며 법체계의 위계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법률로 헌법상의 법원을 재판소로 바꾸거나 국무총리를 부통령으로 바꾸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개혁은 위헌적 논란을 감수하며 명칭을 바꾸는 방식이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 개혁의 핵심은 명칭이 아닌, 검찰이 국민을 위해 어떻게 기능할 것인가에 있어야 한다”며 “개혁의 과정에서 헌법적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올바른 길을 찾아주길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청 폐지 위헌 주장은 헌법 89조16호에서 비롯됐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석해 “‘공소청장’을 헌법 제89조 제16호의 ‘검찰총장’으로 본다”는 공소청 법안 규정을 두고, “헌법상의 기관을 헌법 하위의 법률로써 바꾸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법 89조 16항 발목 잡나 “규정 넣으면 실질 갖출 수도” 그는 “헌법에서 예정하고 있는 검찰총장은 검찰청이라고 하는 조직의 수장이고 검찰청은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는 조직을 말하는 것인데, 이런 조직의 명칭만 바꾸는 것도 위헌이고 명칭을 그대로 두고 내용을 바꾸는 것도 위헌”이라고 밝혔다. 헌법 제89조 제16호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할 사항 가운데 하나로 ‘검찰총장·합동참모의장·각군 참모총장·국립대학교총장·대사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과 국영기업체 관리자의 임명’을 규정하고 있다. 앞서 노태우정부에서도 합동참모본부를 국방참모본부로, 합동참모의장을 국방참모의장으로 각각 변경하는 내용의 국군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같은 헌법 89조에 따른 위헌 지적이 나오자 명칭 변경을 포기한 선례도 있다. 2010년에도 군 지휘구조 개편을 통해 합동참모본부를 합동군사령부로, 합동참모의장을 합동군사령관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위헌 가능성이 있어 개정안을 발의하지 못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검찰청 폐지 역시 검찰총장을 명시한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헌법상 검찰총장은 검찰청이란 조직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인데 이를 없애거나 두지 않는 건 ‘위헌적 입법 부작위’라는 취지다. 공소청 설치법에서 공소청장을 ‘헌법상 검찰총장으로 간주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는 것은 하위 법률로 헌법에서 정한 사항을 무력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논리로 연결된다. 검찰청 폐지가 위헌이라는 지적이 검찰동인회뿐만 아니라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나오자 당정은 ‘검찰청이 헌법기관이 아니라 폐지하면 위헌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검찰총장을 헌법상 기관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도 “검사는 개개인 독립된 행정관청이고, 검찰총장은 그 집합체의 장일 뿐 조직법상 직위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총장 명시 헌법 위반? 헌법상 검찰총장이 명시돼있더라도 공석으로 임명하지 않은 채 충분히 신설 공소청장을 임명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공소청장을 임명하면 검찰총장은 헌법 조문상에서만 존재하게 두고 법적 지위는 없어진 게 되는 것”이라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헌법 92조), 국가원로자문회의(헌법 90조) 등 헌법상 사문화된 기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공소청 법안이 준비되면 공소청장 임명에 관한 규정에 ‘헌법 89조 16조의 검찰총장 임명 방식을 준용한다’는 규정을 넣으면 실질도 갖출 수 있다고 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법 역시 법적 미비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한다’ 등으로 명시해 근거를 마련했다는 게 근거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