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안철수의 '대권 딜레마'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9.24 19: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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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검증대’ 버릴 수 없는 ‘민주당’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년 가까이 풀던 문제의 답을 가져왔다. 장고 끝에 그가 내놓은 대답은 'YES'. 이것은 필연적으로 안 전 원장에게 수없이 많은 난제를 던져준다. 그것은 OX로 대답할 수도 없고 당장 해답이 나오지도 않는다. 정답과 오답의 구분도 모호하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안 전 원장.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안 전 원장이 넘어야 할 협곡이 무엇인지 <일요시사>가 먼저 넘어봤다.

"저는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합니다."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19일 시원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우회적인 출마선언을 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있었지만 안 전 원장은 정공법을 선택했다. 이것으로 18대 대선판에 올 것이 왔다. 새누리당은 총구를 겨눈 채 공격 준비를 하고, 민주통합당은 발톱을 숨긴 채 숨을 고르고 있다. 양자대결을 가장한 삼자대결이자, 박 대 안·문을 가장한 안 대 박·문의 대결이 시작됐다.

'검증팀' 본격 가동
'전초전' 기류 확산

일찍이 조조는 "난세(亂世)에는 인재(人才)를, 치세(治世)에는 인덕(仁德)이 있는 사람을"이라고 말했다. 지금이 난세라면 안 전 원장은 인재여야 하고 치세라면 인덕이 있어야 한다.

안 전 원장이 인재가 아니고 인덕도 없어 대선판을 주도하지 못하면 '정치를 안 하느니만 못한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안 전 원장의 정치권 입문이 그에게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한 정치평론가는 안 전 원장의 대선 출마를 두고 그의 정치인생에 "장밋빛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칼럼을 통해 "(안 전 원장이) 여야의 이른바 '검증 공세'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고, 독자행보를 고수해 3자구도로 갈 경우 승산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가 "안 전 원장에 대한 의혹이 20가지가 넘는다"며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했다고 전해져 미묘한 전초전의 기류가 흘렀다.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한 매체를 통해 '안철수 검증팀' 가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 등 우리가 공식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들을 모아서 상대에 대한 대비를 하겠다"고 안 전 원장에 대해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발언을 했다.

안 전 원장은 이를 예견이나 한 듯 대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은 두렵지 않습니다. 극복하겠습니다"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면 정정당당하게 싸울 것입니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새누리당은 우선 각 상임위원회 소속의원들을 중심으로 검증에 나서는 한편, 당 지도부 회의에서도 안 전 원장을 거론해 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해진다.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안 전 원장에 대한 검증이 집중적으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안 전 원장에 대해 "(검증 없이) 대선에 무임승차하겠다는 것은 국민 무시"라며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전 원장에 대한 검증세례는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추석 민심은 곧 유권자들의 표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새누리당 '안철수 X파일' 국정감사서 올릴 듯 
추석 연후 전후해 각종 의혹 집중포화 예상 


또한 최근 불거진 정준길 변호사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고, 대신 안 전 원장을 끌어들여 여론의 득을 보겠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민주당도 안 전 원장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민주당은 안 전 원장을 단일화 선상에 올려놓고 문 후보와의 치열한 정책공방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이 과정에서 네거티브까지는 아니더라도 도덕성을 둘러싼 '사실검증'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도덕성 검증은 필요하고 중요한 기준이다"며 "(안 전 원장) 그 사람이 어떤 길을 살아왔는지, 삶의 철학과 공익적인 자세는 어땠는지 등의 내용을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전 원장은 그동안 전세살이,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딱지) 논란,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의혹,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와 룸살롱, 군 입대 일화 등 크고 작은 논란에 시달려 왔다.

이에 '진실의 친구들'이라는 네거티브 대응 페이스북을 만들어 금태섭 변호사가 안 전 원장을 향한 검증공세의 수비수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 중에서도 금 변호사가 얼마 전 폭로한 정 변호사의 발언이 가라앉지 않고 여전히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안 전 원장과 30대 여성과의 교제 의혹과 관련한 구설수가 가라앉지 않아 사실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인 것이다.

안 전 원장 측은 이에 대해 "한 치의 의혹도 없다"고 일축했다. 안 전 원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정당한 검증에 대해서는 계속 성실하게 답할 생각이고,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은 모두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자구도 피해야
연대 줄다리기 한창

가장 무서운 적은 내부에 있는 법이다. 안 전 원장의 공식적 우군이자 잠재적 적군인 민주당이 그렇다. 민주당은 안 전 원장의 정치생명과 나아가 정권교체 여부에도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

안 전 원장에게 없는 것은 세력이고 민주당에 없는 것은 정권교체를 이룰 지지율이다. 이것을 내놓지 않고 양자 모두 완주를 택할 경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자연스레 대권을 거머쥐게 되는 어부지리를 얻게 되므로 양자 모두 공생을 택해야 하는 공동운명에 처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사면해 김영삼 전 대통령과 3자구도로 자연스레 권좌에 올랐던 1987년이 재현되는 위험은 피해야 하는 것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으로서는) 서울시장선거에 이어 5년 정권을 다투는 대선에서조차 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정당'이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안 전 원장이) 절박한 민주당을 누르고 '단기필마'의 그가 야권단일후보 자리에 오르기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을 듯싶다"고 안 전 원장이 놓인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한 "(안 전 원장이) 후보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치열한 줄다리기도 벌어야 하고, '가설정당' 신설과 같은 억지춘향식 정치공학적 행태들도 감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독자출마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민주당에 들어갈 수도 없는 안 전 원장의 대권 딜레마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선 안 전 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조건부 단일화를 내걸며 야권연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도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것의 방법과 과정을 두고도 적지 않은 난관이 존재한다.

이번 달 초에 열린 '2012년 대선 특별 심포지엄'에 모인 전문가들에 따르면 안 전 원장의 단일화 구상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정부론’은 세력이 아닌 인물과 손잡는 것으로 세계 정치사에도 유례가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안 전 원장과 민주당 간 후보단일화를 통해 안 전 원장이 승리할 경우 당적 없이 출마하는 '시민연합정부론'에 대해서는 "정당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며 "시민과 정당을 대립적으로 이해하는 대단히 위험 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경선을 위한 임시정당인 가설정당에 대해서는 "선거 편의를 위해 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면 그야말로 소탐대실"이라며 "일말의 논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민주당과 안 전 원장 그룹, 통합진보당을 탈당한 쇄신인사와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새로운 정당을 건설하는 '제3지대 신당론'에 대해서는 "민주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의 무능과 무기력이 매번 실패한 방식인 신당 창당으로 해결할 수 있겠냐"라는 비관적인 평가가 있다.

반면 "민주당 대부분이 신당에 합류하고 당에 잔류하는 사람들이 소수에 불과하거나 명분 없이 고집 피우고 있는 것이라면 이 방안을 차선책으로 고려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이번에도 선거에 이기는 것만 초점을 둔다면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관계자는 내다봤다.

문-안 '각개 완주'는 박근혜 당선 어부지리로 이어져 '역적'       
'민주당 개혁'과 '국민의 동의' 조건 내건 단일화 여정 험난

그렇다고 안 전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할 처지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굉장히 위험한 정치 행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안 전 원장은 현실정치와 관련해서 '새 정치'와 '정권교체'라는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안 전 원장에 대해 "기존 갈등 재생산 제도와 적대의 바깥에 있는 안 전 원장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분출되는 것"이라며 "한국사회의 낡은 질서와 미래가치의 충돌"이라고 표현했다.

한 전문가는 "안 전 원장은 여권지지성향의 표를 상당수 잠식하고 있다"면서 "안 전 원장은 야권후보를 지지할 수 없는 여권성향이나 보수층의 일부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안 전 원장의 지지율에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거부 정서, 그리고 일부 보수성향의 표가 포진해 있다. 결국 안 전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이러한 표심이 대거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또한 무당파 중심의 안 전 원장의 지지층도 함께 떨어져 나가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안 전 원장이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고, 국민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야권연대 무대에 먼저 한 수를 띄운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반감이 민주당의 뼈를 깎는 당내 혁신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안 전 원장의 지지율 하락은 민주당의 실패로 연결되는 만큼, 우선 민주당이 진정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선거 결과보다는 그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안 전 원장의 메시지"라며 어떻게든 이겨놓고 봐야 한다는 이른바 '선거공학적' 시각에서 탈피해서 안 전 원장을 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었다.

이로써 다음 한 수는 민주당에 넘어갔다. 민주당은 단일화를 위해 '당내 쇄신'이라는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한 정치 관계자는 "후보단일화만을 위한 2단계 야권단일화는 한계를 보여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며 "야권연대 시즌2가 돼 내용과 가치의 연합으로 중간의 진보층까지 함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층, 무당파가 관건
단일화에 '한 수' 띄워 

다른 정치평론가는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것만 정리하고 매듭지으려 해도 시간이 촉박하다"며 야권연대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다그쳐 주문했다.

현시점에서 정권교체는 안 전 원장과 민주당이 함께 이뤄야 할 시대적 숙명이나 다름없다.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출사표를 던진 안 전 원장과 기성정치세력인 민주당은 '살고자 하는 자는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生卽死 死卽生)'이라는 충무공의 말을 깊이 되새겨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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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