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를 만나다> 윤석열정부 걱정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자지 말고 놀지 말고 일하라”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장관됐다고 박수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열심히 일할 때라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걱정이 담긴 말이다. 정권교체가 이뤄졌지만 아직도 윤석열정부가 갈 길이 멀다는 걱정이기도 하다. 황 전 총리는 정권 초기 잠도 못 자고 일했다고 한다. 인터뷰 내내 황 전 총리는 민생은 신경쓰지 않는 정쟁만 일삼는 여야, 장관, 총리에 대한 걱정을 쏟아냈다. 

박근혜정부 2인자가 돌아왔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17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공식행보에 나섰다. 한동안 잠잠하던 황 전 총리는 ‘교안이형’이 되겠다며 청년층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일요시사>는 황 전 총리를 만나 당 대표 출마 선언 이유, 윤석열정부에 대한 평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의견, 정치 현안, 검수완박에 대한 의견 등을 물었다. 다음은 황 전 총리와 나눈 일문일답. 

-한동안 언론과의 접촉이 없었습니다. 최근 근황은?

▲제일 가까이 가까이 있었던 일이 제가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것입니다. 지난달 17일이었습니다. 지금 나라도 힘들고, 당도 힘들기 때문에 같이 당도 세우고 나라도 지켜보자는 생각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콘셉트를 교안이형으로 잡으셨다. 어떤 의미인지

▲제 주변에 사실은 청년이 많이 있습니다. 한번은 이 청년들과 토론을 하다가 대표님을 형이라고 부르면 안 되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된다고 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청담동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강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여러분이 나를 교안이형이라고 부르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하니 그 학생들도 교안이형이라고 불렀습니다.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당은 현재 안에서 서로 분란이 일고 있고 그것이 또 국민에게 실망을 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나라를 살릴 줄 아는 사람이 집권해야 합니다. 과거 문재인정부는 나라를 살리겠다는 정부가 아니었습니다. 문정부는 편협한 나라를 만드려 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가 정권교체를 이뤄냈는데 여전히 힘듭니다.

저는 입법, 사법, 행정을 거쳐 정부도 잘 알고 국회도, 법원의 문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인물은 사실 드뭅니다. 그래서 나라를 정상화하기 위해 당 대표 출마를 했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과 함께 뜻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당 대표 후보군으로 여러 인물이 거론됩니다. 이 중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율이 좀 높게 나오는데 이런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시는지

▲여론조사는 공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지금 얘기되는 여론조사 기관이 중앙선관위에 등록도 안 된 기관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하기는 하지만 유 전 의원이 여론조사 1위를 한다고 해서 일희일비할 일은 아닙니다.

여론이라는 건 늘 바뀌기도 하고 또 심지어는 여론조사가 왜곡되기도 합니다. 제가 국민을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을 차근차근 헤쳐나가면 결국 국민이 저를 선택해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비정상의 정상화 위해 출마 선택
문정부 당시 편협한 나라 만들어


-국민의힘 비대위가 힘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당무 감사·당협 정비를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비대위원장이라고 하더라도 지난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1년 넘게 하면서 정상 대표로서의 할 일을 다 했습니다. 통상 이제 비대위원들은 단기간인 3개월 내지 길면 4~6개월하는 것이 관행입니다. 정 위원장이 추진하는 당무 감사·당협 정비로 당협위원장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바꾸는 과정에서 아마 비대위원 임기가 다 끝날 텐데 이렇게 되면 다음 당 대표가 다시 만들어가야 할 건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시기의 문제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시기의 문제를 언급하셨습니다. 다음 총선을 위해 자기 사람 알박기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옵니다

▲국민은 다 알고 있습니다. 알박기인지, 정상적인 당협위원장 선임인지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그런 결정은 이제는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경험자로서 말하자면 저는 공정한 공천을 했었고, 정말 국민의 선택을 받는 사람을 공천해서 선거에 내세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양보도 했었습니다. 제가 그런 것 때문에 손해를 많이 본 사람이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공정한 공천을 위한 당협 정리와 당무 감사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라가 위기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여야가 첨예한 대립만 펼칩니다

▲정책 정부에 있는 사람들도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지금은 정부도, 정치도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자신을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걸 고쳐야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새로운 정치를 해보려고 국민 중심의 정치를 했는데 아직 때가 안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계속 반복되면 결국 국민 중심의 정치가 이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하시는 국민 중심의 정치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면 내가 당선되기 위해, 표를 얻기 위해 하는 정치를 버려야 합니다. 현재의 정치는 국민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그런 정치입니다. 퍼주는 형식의 정책 남발을 두고 당장은 국민이 박수 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돈이 땅에서 파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문정부가 그랬습니다. 이것을 바로잡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결국 퍼주는 방식과 다르게 해 나가야 우리 미래 비전이 생깁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윤 대통령은 검사 출신입니다. 검찰에 있으면서 특별수사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어떤 한 영역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였다고 하는 것은 ‘가능성’을 얘기해줍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가능성이 또 다른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를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정치인이 되는 건 아닙니다. 정권교체를 통해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조금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이제는 대통령이 혼자 모든 것을 다 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영웅주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함께해야 합니다. 네 편 내 편 가르던 상황하고는 달리 같이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모아서 협치 정신을 발휘해야 합니다. 

“대통령실, 정제된 메시지 내놔야”
서해 공무원 사건은 ‘납치 피살’

-지지율 30%를 넘어설 타개책을 말씀해주신다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된 뒤 초기에 상당히 지지율이 높았는데 노동개혁을 하고, 지지율이 굉장히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진정성을 가지고 노동개혁을 이뤄가니까 다시 지지율도 높아지고 국민이 신뢰를 갖게 된 적 있습니다.

윤 대통령 역시 여론조사를 가지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정책 방향이 잘 가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살펴야 합니다. 지지율은 다음 문제입니다. 이 부분이 잘 구동이 되면 경제도 살릴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라인들이 대통령실에 많이 포진돼있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이런 탓에 MB정부와 정책이 똑같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저는 사실 큰 당에서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입각해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MB정부도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와 법치를 중시했던 정부고 아마 새 정부도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 강조점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시장경제를 강조하던 정권과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던 정권이 다른 게 아닙니다. 결국 같은 한 목적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균형 정책이 필요합니다. 

-현재 한덕수 총리가 ‘신문에서 봤다’ 등의 발언으로 현안 파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전직 총리로서 조언하신다면? 

▲총리뿐 아닙니다. 장관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장관다운 장관이 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장관이 된 이유는 역량이 되기 때문입니다. 초기에 좀 열심히 하고, 자지 말고 놀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초기에 열심히 하고, 그림이 딱 잡히면 다음부터는 수월합니다. 책임 있는 사람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공부하면 그때는 망하는 겁니다.

초기에 혹시 준비가 덜 됐다 하더라도 매진해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주변에서도 장관됐다고 박수 칠 때가 아닙니다. 지금은 일할 때입니다. 

-윤 대통령이 내는 메시지와 대통령실에서 내는 메시지가 엇박자가 날 때가 있습니다

▲메시지는 잘 정제된 것이 필요합니다. 그냥 듣기 좋고, 기분 좋게 만드는 이런 것은 필요가 없습니다. 준비하고 정제된 그런 메시지가 국민에게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건 통제하고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런 시스템에 조금 이제 불충분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도 빨리 시정해서 잘 논의해서 내보내야 합니다. 

-최근 검찰이 서훈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정치적 정쟁으로까지 번져있습니다

▲감사 결과를 참고하고 그동안에 이제 논란이 됐던 것들에 대한 증거들을 수집해서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그 결론이 구속입니다. 자꾸 정권이 ‘감놔라 배놔라’ 하면 검찰 안에서도 갈등도 생기고 중심을 잘 못 잡는 검사들은 흔들리기도 합니다.

다만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구속할 사람은 구속했고, 입건할 사람이 있으면 입건하는 형식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해 공무원 사건은 납치 피살입니다. 국민은 이 사실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걸 그냥 방치하고 있었던 것이 지난 정권이었습니다. 철저하게 검찰이 수사해서 기소하고 또 그에 상응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두고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해 구속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범죄의 단서가 나오면 수사하는 사람들이 검사입니다. 전국 검사가 3000명 가까이 됩니다. 많은 사람이 매일 한 300백건씩 사건 처리를 합니다. N분의 1인 사건들을 이제 언론에서 관심을 가지고 보도하는 겁니다. 경우에 따라 특정 사안에 대해서 정부가 제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정부가 그랬습니다. 검찰을 그만둔 지 오래돼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몰라도 제가 아는 검찰은 압박에 수사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는 압박 세력이 물러나게 돼있습니다. 그러면 다시 수사를 해왔습니다. 결국 정의는 반드시 이깁니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없는 죄를 밝혀내려 한다면 이게 편파수사인데, 수사해서 죄가 나왔다고 하면 전 정부의 것이든 지금 정부의 것이든 무조건 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 앞으로 더 잘할 것”
이재명 대표 방패 벗어던져야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서 검수원복 시행령에 대한 생각은

▲우리는 늘 사람을 판단할 때 원인을 봐야 합니다. 검수원복이라고 하는 것의 원인은 검수완박입니다.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입니다. 민주당에서 충분히 국민에게 의견을 물은 것도 아니고 소통한 것도 아니고 그냥 밀어붙인 형국입니다. 그게 잘못됐으니 바로잡자는 게 검수원복입니다. 그러니까 잘못된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제 검수원복을 빨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검수완박법을 폐지해야 됩니다. 민주적 기본 시스템에 맞지 않는 제도입니다. 검찰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잘못한 게 있으면 고쳐야 합니다.

문정부에서 공수처 같은 거 만들어가지고 제대로 했습니까? 국민은 공수처가 잘 지켜준다 생각 안 합니다. 어떻게 보면 하자를 가지고 몸통을 없애버리려고 하는 게 검수완박입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도 겨누고 있습니다. 민주당 당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과 검찰이 장시간 대치했는데요

▲미국은 국회의원이라도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같은 조항을 어기면 수갑을 채워 연행합니다. 정당한 법 집행을 막을 경우, 여든 야든 국회의원이든 일반인이든 법대로 처리해야 합니다. 그게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이 대표에 대한 평가를 하신다면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나왔습니다. 당 대표에 나온 이유도 대선후보를 노리고 당 대표가 됐을 겁니다. 제가 볼 때는 나라의 지도자감이 아닙니다. 어디서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은 모르지만 말장난하고 거짓을 말하고, 큰 부정·비리 사건에 연루돼있습니다. 그렇다면 처벌을 피하기 위한 방패를 만들어갈 게 아니라 당당하게 그 방패를 벗어던지고, 그런 다음 사법 정의에 일조해야 합니다. 

-부정선거 주장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부정선거를 옛날 일라고 말씀하시는데, 현재 일이고, 미래 일입니다. 조금 있으면 총선이 있습니다. 이제 2년도 안 남았는데 그때 또 부정선거를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는 정말 선거 정의와 공정선거의 틀을 만들어가는 게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생각합니다.

선거 정의를 세워나가야 합니다. 고치지 않으면 반복됩니다. 부정선거는 분명하게 있었습니다. 재검표할 때 도저히 유권자가 집어넣었다고 볼 수 없는 그런 투표용지가 나왔습니다.

-최근 이태원에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애통합니다. 청년들의 희생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 큰 책임을 느낍니다. 지금부터라도 방법을 찾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하며 애도를 표해야 할 때입니다. 국민적 아픔을 정쟁으로 몰고 가서도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는 세계 최빈국으로부터 이제 경제 강국이 됐습니다. 그 70년 가까이 그런 성장의 길을 걸어왔는데 좌파 세력들이 힘을 얻을 때마다 나라가 힘들어졌습니다. 이제는 나라 흔드는 일은 멈춰야 합니다. 국민 속이는 일도 그만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가 그동안 꿈꿔오던 세계 정상 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또 정쟁을 멈추고, 미래 얘기를 하는 정치, 미래를 꿈꾸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저도 그런 정치를 해나갈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약속드립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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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