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VS 검수원복 ‘수사권 파워게임’ 막전막후

거대 야당이냐 산 권력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 수사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는 법안과 그 틈새를 이용한 시행령이 맞부딪치는 모양새다. 이번 갈등은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와 정부의 기싸움 이상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 칼이 겨누는 곳에는 야당 대표가 있다.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를 거치면서 검찰 관련 신조어가 늘고 있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의미하는 검수완박에 이어 ‘검찰 수사권 원상복구’를 뜻하는 검수원복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정반대의 의미를 가진 두 단어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법무부‧검찰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수사권 전쟁
정치권으로

윤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탄생으로 검찰은 4개월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통령 인사 과정에서 검찰 출신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고 검찰인사와 검찰총장 지명 등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달 들어서는 검찰 수사권을 둘러싼 갈등이 임계점까지 치솟는 모양새다. 

검수원복 시행령(7일), 검수완박 법안 시행(10일) 등 검찰 수사권 관련 굵직한 이슈가 집중됐기 때문. 법안이든 시행령이든 한 번 처리되면 번복은 어렵다. 국회와 법무부·검찰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검찰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부터는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검수완박 법안 관련 권한쟁의심판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직접 챙겨왔다. 권한쟁의심판은 헌법상의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해 다툼이 발생한 경우 헌법재판소가 유권 판단을 내리는 절차다.


헌재 재판관 전원(9명)이 심리하고 과반(5명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인용·기각·각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법무부와 검찰이 국회를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은 구두변론을 거쳐 심리하도록 헌법재판소법에 규정돼있다. 청구인 대표인 한 장관은 공개변론 때 헌재에 직접 출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무부가 검수완박 법안 시행을 저지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권한쟁의심판의 쟁점은 지난 4월 개정된 검수완박 법안 이른바 검찰청법‧행사소송법 개정안이 처리된 과정과 그 내용이다.

법안으로 통제 ‘장군’
시행령으로 확대 ‘멍군’

법무부와 검찰은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입법 추진 과정에서 ‘의원 위장 탈당’(민형배 의원)과 ‘회기 쪼개기’ 등의 꼼수를 사용해 합리적 토론 기회가 봉쇄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제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 법률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에 반해 국회는 헌법에는 검사에게 수사권을 부여한다는 규정이 없고 수사권이 어느 기관에 속하는지는 시대 상황에 따라 법률로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입법 과정에서도 절차를 제대로 지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한쟁의심판으로 고조된 갈등은 법무부가 검수완박 법안 시행령인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들고 나오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검수원복 시행령은 지난 1일 차관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7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의결됐다. 시행령은 검수완박 법안으로 2대 범죄(부패·경제범죄)로 줄어든 검찰 수사권에 관해 포괄적 정의를 새로 제시한 게 골자다. 수사 가능 범죄의 죄목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검찰 수사권을 넓히는 방안을 담았다. 

검수완박 법안이 시행되면 검사가 직접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범죄가 현행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에서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축소되는 데 대한 대응이다. 

민주당 VS
법무부·검찰

예를 들어 공직자 범죄 중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은 뇌물 등과 함께 부패범죄의 전형적인 유형이고, 선거범죄 중 ‘매수 및 이해유도’ ‘기부행위’ 등은 금권선거의 대표 유형이라 부패범죄로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마약류 유통 관련 범죄’와 서민을 갈취하는 폭력 조직·기업형 조폭‧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범죄’를 경제범죄로 정의해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사법질서 저해 범죄와 개별 법률이 검사에게 고발·수사 의뢰하도록 한 범죄도 ‘중요범죄’로 지정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했다.

‘직접 관련성’과 연관해서는 입법예고안보다 더 확대되는 형태로 변했다.

입법예고안은 경찰 송치사건 중 검사가 보완수사할 수 있는 범위를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제한됐던 시행령 규정에 대해 ‘범인, 범죄 사실 또는 증거가 공통되는 경우’에는 수사를 허용하는 식으로 그 범위를 넓혔는데, 의결안에는 ‘직접 관련성’ 관련 조항이 아예 삭제됐다. 

경찰 송치사건 중 검찰이 보완수사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법무부는 구체적인 실무 사례와 판례를 통해 관련성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마련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삭제된 조항이 무분별한 별건 수사를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던 내용이어서 전문 삭제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수원복 시행령이 검수완박 법안 시행일인 10일부터 시행되면서 민주당과 경찰,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반발에도
강행 기류

지난 6일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정부 검찰이 정치보복·야당 탄압에 앞장서는 마당에 위법한 시행령까지 통과된다면 역사는 다시금 거꾸로 돌아갈 것이다. 국민의 인권은 권력 앞에 쉽게 짓밟히고 진실과 상관없는 표적수사 혹은 은폐수사가 언제라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국민 삶은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검찰의 무한 권력만 되찾겠다는 윤석열정부의 아집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는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 서면 답변에서 “절차상‧내용상의 문제가 있어 시행된다면 범죄 대응 역량 약화로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호하기 어려운 결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법이 시행된다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나 내부 고발 등 공익신고 사건 등에 대해 국민의 재판 절차 진술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 등 국민의 생명과 신체, 안전에 직결되는 범죄를 검찰이 수사하지 못하게 되면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호하지 못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수완박 법안 중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수사와 기소는 유기적으로 결합해 있어 실무상 분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검수원복 시행령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보였다. 이 후보자는 시행령이 위임 범위를 벗어난 법률 위반이라는 지적에 “법률이 위임한 범위 내에서 개정한 것”이라며 “검찰청법은 일반적인 수사 개시 범위를 규정하되, 구체적·개별적 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한쟁의심판 이어
한날한시에 시행돼

그러면서 지난해 수사권 조정 이후 1년8개월 동안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범죄 대응에 문제점이 확인됐고 실무상 문제점에 대해서는 시행령 소관 부처인 법무부에 의견을 개진했다고 밝혔다. 검수완박과 검수원복에 대한 검찰총장 후보자의 확실한 입장 표명으로 민주당과 법무부·검찰의 전선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수완박 법안 시행으로 좁혀놓은 검찰 수사권 범위가 검수원복 시행령으로 다시 넓어지면서 검찰은 한창 벼르던 칼을 쥘 수 있게 됐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칼끝이 한층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에 벼랑 끝까지 떠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성남시 백현동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자택 옆집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비선캠프 의혹 등을 받고 있고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 여사는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휘말려 있다.

이 대표의 장남도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 조사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지난 6일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검찰의 서면조사 요구를 받아들여 서면진술 답변을 했으므로 출석 요구 사유가 소멸돼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고발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출석을 요구한 바 있다. 

그 너머
노린다?

이 후보자는 “(이 대표에게)충분히 진술할 기회를 드린 것”이라며 “서면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는데 기한이 지난 이후에도 아무런 말씀이 없어서 불가피하게 소환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장관 역시 민주당이 이 대표 소환 통보를 ‘전쟁’에 빗댄 것을 두고 “이건 전쟁이 아니라 범죄수사”라고 맞받았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이재명 VS 김건희 공방전’

지난 5일 열린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연루 의혹 수사에 대한 공방전이었다. 

민주당 측은 윤석열정부 검찰이 과거 정권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고 국민의힘은 정당한 수사에 대해 야당이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다고 대응했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면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밖에서 염려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검찰의 중립성은 국민 신뢰의 밑바탕이자 뿌리로, 검찰 구성원 모두 중립성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 가치를 소중하게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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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