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캠프 '가상 조직도' 대해부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9.18 13: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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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철수스타일" 전국적인 '싹쓸이' 커밍아웃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잠행이 곧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조만간 전면에 등장할 것이란 추측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캠프'의 사람들이 첫 실무단회의를 개최했다는 후문을 전하기도 했다. 그만큼 정치권과 국민이 안 원장의 '고백'을 눈 빠지게 기다렸다는 방증이다. 그의 천군만마가 될 인물들은 과연 누구인지. '철수스타일'에 흠뻑 취해있을 안 원장의 사람들을 추적해 보았다. 

안철수 원장의 조용한 대선 행보에도 그를 따르는 인사들이 대열을 갖추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두고 언론은 '안철수 캠프' 가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안 원장의 인적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안 원장이 아직 대권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정치활동과 앞으로 있을 검증 공세에 대비해 물밑 작업이 한창이라는 것이다.

박원순 지원으로 세 규합
야권연대에 힘쓸 인물도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안 원장 측에 합류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일찌감치 여의도에 퍼져있었다. 여의도 밖에서도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유능한 인사들이 안 원장 주변에 포진해 있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의 사람 중 일명 '시골의사'인 박경철 신세계연합의원 원장과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이미 오래전에 알려진 인물들이다.

박 원장이 정치에 발을 들일 것이라는 뚜렷한 기류는 없지만 안 원장과 교류가 계속된다면 의료와 사회, 복지 등의 부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인물이다. 유 전 관장은 안 원장의 대언론과 공보분야를 전담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안 원장의 정치 입문에 공을 들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안 원장의 뒤에서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안 원장의 출마가 공식화되면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의 책사이자 전략가로 비공식 공보라인에서 활동하리라는 분석이다.

안 원장의 핵심인사는 주로 기업인 시절에 맺은 인연, '청춘콘서트'와 '소통행보' 때 만난 인사들,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 관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13일에는 안 원장이 30여 분간 박 시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져 안 원장의 대선 출마와 관련된 내용이 심도 있게 오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이를 두고 안 원장의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는 가운데 안 원장이 '세 규합'에 나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정치경험 부족이 안 원장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만큼, 박 시장이 행정 전반에 대해서 전방위로 안 원장을 지원하며 보조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박 시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됐던 과정에 안 원장의 신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봐서 안 원장의 대선 행보에 두 사람의 결속력이 힘을 발휘할 것이란 게 우세한 관측이다.

이외에도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이 안 원장의 검증 공세에 수비를 맡고 있으며, 김효석·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도 안 원장과 대화를 나눈 정치권 인사들로 범야권의 지지세력을 모으는 데 주력할 인물로 손꼽힌다.


정치, 법조, 언론, 기업인 총망라
법륜스님 가세에 '정토회' 접수

안 원장과 꾸준한 만남을 이어오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경선후보와 함께 친노의 핵심인사다. 그래서 안 원장과 안 지사의 만남을 두고 두 사람의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안 지사가 할 일이 타진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가의 공통된 해석이다.

대표적인 여권인사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안 원장이 출마를 결정하면 정치권의 '제3지대'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안 원장의 경제분야 멘토역할을 하고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부총리는 저서를 통해 "모든 국력을 위기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전 세계의 화두는 무조건 위기관리"라며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고, 성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총리가 안정과 성장을 경제기조로 삼아 안 원장과 교집합을 이루는 것으로 분석된다.

근자에는 조용경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대표가 안 원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 전 대표는 매체를 통해 "기업세계와 정치판은 DNA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구체적인 이야기보다는 일반적인 말들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안 원장과 스탠퍼드대 동문인 구광모 LG전자 차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허세홍 GS 칼텍스 전무, 구본웅 하버퍼시픽캐피탈 대표도 안 원장의 손꼽히는 우군이다.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동문인 김신배 SK 부회장,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도 안 원장 측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와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변대규 휴맥스 대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등 'V소사이어티' 멤버들이 안 원장 지원그룹으로 분류된다.

학계에도 안 원장의 파워인맥을 엿볼 수 있다.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는 안 원장의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일찌감치 정치·외교 분야의 큰 변화와 개혁을 예고했다.

최 교수는 김대중 정부에서 주일대사를 지냈던 인물로, 다수의 횡포를 견제하는 법치, 중용민주주의 등과 같은 정치지형 변화를 강조해왔다.

DJ 인사가 정책총괄
'진보빅텐트' 원로 가세

<안철수의 힘>을 저술한 강준만 전북대 교수도 안 원장이 최근에 만난 인사다. 안 원장을 한국역사의 변곡점이라 표현한 강 교수는 안 원장의 정치행보에 전반적인 이정표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3일 민주당 영입을 거절한 조국 서울대 교수도 안 원장과 문 후보의 연대에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김호기 연세대,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등이 안 원장과 가깝고, 김민전 경희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도 안 원장과 최근에 만남을 가졌던 인사들이다.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 변주승 전주대, 이상록 전북대, 원도연 원광대 교수와 이장희 등 안 원장 공개지지를 선언한 52명의 학계인사도 안 원장의 캠프조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 인사로는 페이스북 '진실의 친구들'을 만들어 안 원장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고 있는 금태섭 변호사가 대표적 인물이다.

금 변호사는 지난해 유 전 관장과 조광희 변호사, 한형민 전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박원순 캠프에서 선거를 돕던 인사로, 이들이 안 원장 캠프의 주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 변호사의 주도 아래 강인철 변호사가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공보 실무진으로 전 인터넷언론 기자와 한 전 행정관, 안랩 소속의 이숙현 부장이 이들과 함께 공보팀을 구성할 것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원로급 인사인 소설가 조정래와 안 원장에 호감을 표시한 일부 '소셜테이너' 등도 안 원장의 조력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돼 안 원장 캠프의 문화·예술 부문의 자문과 정책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의 인적 네트워크는 이뿐만 아니다. 평화재단의 법륜스님 가세로 '정토원'이 안 원장 대선행보에 어떤 방법으로든 우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우후죽순 자발적인 지지모임 전국 수십 개
간략하고 수평적인 온라인 캠프 구축될 듯

또한 평화재단의 문규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인권분야를 담당하고, 백낙청 서울대 교수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박 시장과 함께 진보빅텐트를 주도하고 있는 원로좌장격 인사로 범야권 세력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 원장의 통일 관련 자문과 정책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 밖에서는 안 원장을 자발적으로 지지하는 모임이 전국에 수십 개 형성되어 있으며, 이 중에서도 '철수산악회'는 정당과 같은 조직을 갖추고 있어 캠프 안팎에서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정도 조직의 가닥이 잡히자 안 원장이 대권을 위한 사전 정식작업에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는 야권단일화를 주축으로 한 대권전략팀 구성이 포함되어 다른 캠프와 차별화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공약 개발, 인적 네트워크 구축, 캠프 운영팀은 필수조직으로 안 원장의 캠프의 줄기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다.

IT, 금융, 과학기술분야 등에 전문가들로 실무진이 포진해 다른 캠프에 비해 더욱 규모가 커지고, 여기에 재능기부형태로 도움을 주겠다는 요청이 줄을 잇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책분야에도 안 원장의 과외교사로 알려진 원로급 인사들이 포함되고, 홍보분야에는 소셜미디어 및 광고홍보 전문가들이 합류할 것으로 추정된다.

캠프 실무자들은 안 원장 측이 직접 섭외한 전문가와 자발적으로 안 원장을 돕겠다는 뜻을 밝힌 각계 전문가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안 원장 캠프의 특징은 수평적으로 연계될 것이란 점이다. 다른 정치조직처럼 수직적으로 전국대의원대회 아래 대표최고위원이나 중앙위원회로 내려가지 않고, 통합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슬림한 수평적 형태로 짜인다는 것이다.

대권활로 점검 '올인'
'재능기부' 요청 쇄도

또한 각 분야가 담당 전문가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구성되며, 별도의 선거사무실을 마련해 조직적으로 활동하지 않을 것이란 전언이다.

이는 기존 정치와 차별화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조직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안 원장 측은 최소한의 인사들만 온라인 캠프에 배치해 회원들 스스로가 꾸려나갈 수 있도록 밀어준다는 계획이다.

안 원장의 캠프조직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져 쌍방향 소통을 통해 정책과 공약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선거 자금과 관련해서는 안 원장이 지난해 박 시장처럼 지지자로부터 대규모 펀딩을 한 뒤 선거 후 갚는 방식을 쓸 것이란 얘기가 나와 온라인 후원회를 통해 투자형식의 자금관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안 원장의 캠프는 안 원장 측과 교감을 이룬 자발적 지원 단체들과 연계돼 규모가 작으면서도 내실 있는 촘촘한 네트워크를 형성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천군만마와 같은 지원군은 안 원장의 대권행보에 최적의 배양조건이 되어 출마선언과 동시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여 귀추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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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