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기상천외 천하길몽 '대통령감 태몽' 엿보기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9.12 13: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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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룡' 안철수 VS '흑룡' 박근혜 "왕은 하늘이 내린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지만, 천하를 호령할 인물은 뱃속에서부터 알아보는 모양이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은 대부분 그에 걸맞은 '태몽' 하나씩은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전설 같은 태몽으로 후세에 기록된 역사 속 인물들. 과연 한 나라의 왕은 하늘에서 내리는 것일까? 기상천외한 왕들의 태몽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우리가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예지몽. 꿈은 우리에게 오랫동안 기다린 좋은 소식을 귀띔해주기도 하지만 가족 혹은 지인에게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경고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꿈이 우리에게 닥칠 행복과 불행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아주 짧은 시간, 꿈은 한 인간의 삶을 상징적으로 예고하기도 한다.

단군신화가 태몽이라고?
김두관, 황소가 집으로

홍순래 박사는 16년 동안 꿈을 연구하면서 올해 초 <태몽>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일요시사>는 '태몽 속에는 보이지 않는 운명의 길이 있다'라는 주제의 이 책을 이정표 삼아 옛 선조와 역대 대통령의 태몽을 역추적해 그들의 운명을 재조명하고 대선을 앞둔 몇몇 잠룡들의 태몽을 통해 올해 대선을 점쳐봤다.

정신과 의사인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이란 책을 지었고, 고대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꿈은 신이 보내는 것이며 마성적인 것이라 표현했다.

꿈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미신적인 것으로 치부됐지만 예부터 이름을 날리는 학자들의 끝없는 연구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도 학문적으로 꿈을 연구하는 학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생의 예지몽'이라 불리는 태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홍 박사는 "우리 인간의 신비한 영적 정신능력은 장차 태어날 아이에 대한 관심과 미래사에 대한 궁금증을 태몽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며 "불교에서는 태몽을 태아의 영혼이 깃든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한 홍 박사는 태몽에 대한 믿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며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도 다르지 않다고 전한다. 석가모니와 예수의 태몽이 그것을 증명한다.

석가모니 어머니인 마야부인은 흰 코끼리가 부인의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오는 태몽을 꾸었다.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는 성령으로 잉태한 후에 그의 남편이 될 요셉의 꿈을 꾸었는데, 성경에는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 예수의 잉태를 알려주었다고 기록돼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 백마의 말굽 소리가 천지 울려
김대중 전 대통령 - 꿈속에서 천신을 마주한 어머니 

석가모니(BC563-483)는 중부 네팔에서 왕의 아들로 태어나 35세에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었으며 그 후 교단을 설립한 세계 4대 성인 중 하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스와얌부나트'는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약 200년 전에 건립되었으며, 사원의 한쪽에는 코끼리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코끼리는 붓다를 상징하며 세계 불교인들이 신성시하는 동물로 여겨진다. 인도와 네팔 도심 곳곳에 '가네샤 신의 형상'이라 불리는 코끼리 형상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보더라도 당시 석가의 코끼리 태몽은 후세에 이름을 날릴 인물을 암시하는 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서정범 교수의 <한국 문학과 문화의 고향을 찾아서>란 책을 보면 한반도의 시조인 단군신화를 태몽으로 엮어 설명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서 교수는 '동굴에서 100일을 쑥 한지와 마늘 스무 개를 먹은 곰의 이야기'가 단군 어머니의 태몽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단군신화의 이 일화가 당시 곰을 신성시하는 부족이 일대를 지배했던 것을 나타낸다는 한 역사연구가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러한 서 교수의 암시는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된다.

단군의 어머니가 아이를 잉태하고 곰의 꿈을 꾼 것은 단군이 왕이 될 것이라는 계시를 받은 것으로 석가의 어머니가 코끼리의 꿈을 꾼 것과도 맥을 같이해 고전에서도 역사적 인물의 태몽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태몽과 김두관 민주당 대선경선후보의 태몽도 큰 동물이 등장했다. 노 전 대통령 어머니의 꿈속에 수염이 하얀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이 고삐를 줄 터이니 저 백마를 타고 가라"고 말했고, 그 뒤 큰 말이 우렁차게 발굽을 내딛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고 한다.

손권, 품에 안긴 해
전태일, 부서진 태양

홍 박사의 <태몽>에 따르면 말에 관련한 태몽은 아이가 장차 도량이 넓거나 큰 부자가 됨을 나타내며, 정치나 사업 분야에서 뜻을 이룰 수 있는 정치가나 경영자가 될 것을 암시한다.

특히 백마는 아름다운 사람, 단체·권력을 상징하며 특히 야성적이고 힘찬 백마는 두각을 드러내는 귀한 인물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것이 노 전 대통령의 태몽인 것이다.

김 후보의 태몽은 커다란 황소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홍 박사는 "소는 사람에게 유용한 값진 동물로 소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꿈은 매우 좋은 꿈"이라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황소는 고집이 있고 자기 일에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성품을 지닌 인물을 암시하며 조선 초기 문과에 급제한 문신으로, 집현전 학자이자 세조 초 좌찬성을 지낸 박종손의 태몽과도 같은 것으로 확인된다.

동물에 대한 꿈 외에도 해와 달에 대한 태몽도 역사적인 인물을 상징한다고 한다. 해와 달은 만물을 비추며 우러러보는 대상으로, 임금과 왕비를 상징하는 등 장차 고귀하고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을 예지한다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는 하늘에 있는 달을 따오는 태몽을 꾸었다. 조선 인조(1595-1649)의 왕비인 인현왕후(1667-1701)의 태몽은 '지붕이 활짝 열리면서 해와 달이 하늘에서 떨어져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꿈'이다.


삼국지에 의하면 삼국시대 오나라 손견의 부인이 손책(175-200)을 낳을 때 달을 품에 안는 꿈을 꾸고 손권(182-252)을 낳을 때에는 해를 품에 안는 꿈을 꾸었다고 전해진다.

손권은 손책이 죽은 후 18세의 나이에 강동을 통치한 사람으로 적벽대전에서 조조를 물리치고 천하삼분의 기반을 굳힌 인물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태몽에도 달이 등장했다. 전 전 대통령의 태몽은 웅덩이에서 광채를 뿜는 달덩이를 어머니가 손으로 떠올려 치마폭에 담은 꿈이다.

이같이 달을 치마폭에 담는 태몽은 아이가 장차 국가나 사회적인 권세·명예·업적을 얻게 되거나, 사업체를 이루어내고 종교적인 성과를 얻게 됨을 뜻한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4남3녀 중 다섯째로 '상'자 돌림이지만, 이 대통령의 어머니가 동산 위의 보름달이 주위를 환하게 비추는 태몽을 꾸고는 돌림자를 쓰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홍 박사는 "달이 공중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꿈은 높은 존재가 될 것을 예시하는 것이며 달 꿈 중에서도 밝은 보름달의 표상이 가장 좋다"라고 설명했다.


태몽 두개인 대통령도
승천하는 용꿈이 최고

보름달이 가장 밝게 온 세상을 비춰, 세상에 영향력을 더욱 크게 떨치게 될 것을 예지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름이 '밝을 명(明)' '넓은 박(博)'자 인 것도 태몽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로는 일연스님(1206-1289)과 여운형(1886-1947) 선생이 해의 태몽을 가지고 있고, 중국 위인 중에 해를 삼킨 태몽으로 송나라의 태조인 조광윤(927-976)이 있다.

일연의 처음 이름은 '견명(見明)'으로 광명의 상징인 태양을 꿈에 보았다는 뜻이라고 전해진다. 여운형 선생도 그의 어머니가 태양이 이글거리는 꿈을 꾸고 낳았으며 그의 호가 '몽양'인 것도 태몽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 전태일 열사의 태몽은 시뻘건 불덩이의 태양이 산산조각이 나서 사방을 밝게 비추는 꿈이었다고 홍 박사는 전한다. 그는 "노동운동을 불러일으킨 열사의 희생적인 일생이 태몽 속에 예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도자를 암시하는 꿈 중에는 사람이나 영적 대상이 등장하는 태몽도 있다. 대표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꿈이 그러하다. 김 전 대통령의 어머니는 천신을 보는 태몽을 꾸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신선이나 산신령 등의 영적 대상이 태몽 표상에 등장하는 경우는 드물며 매우 귀한 꿈이라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태몽도 이와 비슷하다. 노스님이 검은 영주를 주는 것을 받는 꿈이 구술로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태몽도 있다.

홍 박사의 저서는 커다란 구렁이가 쫓아와 발뒤꿈치를 문 꿈을 소개했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자는 할머니의 꿈이고 구렁이는 어머니의 태몽이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다.

저서에 따르면 이같이 스님이나 부처님, 예수님이나 신부님을 만나는 태몽은 장차 위대한 사람이나 고승·성직자로 나아감을 상징한다.

구렁이 꿈의 경우에는 뱀의 크기나 굵기, 색의 선명함, 윤기의 여부가 매우 중요며 장차 아이의 능력이나 귀천의 여부, 역량이나 그릇됨을 나타내며 이 경우 크고 굵고 색이 선명할수록 좋은 태몽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노 전 대통령처럼 두 개의 태몽을 가진 대통령이 더 있다는 사실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그러하다.

이 전 대통령의 태몽은 용이 어머니의 품 안으로 뛰어든 꿈이지만 해가 등장한 태몽이야기도 전해진다. 김 전 대통령도 용이 어머니의 치마폭에 들어왔다는 꿈, 붉은 해를 보았다는 꿈으로 두 사람의 꿈이 같다.

전두환은 치마폭에 쌓인 달, MB는 동산 위 둥근달
이승만은 용이 내려오고, 안철수는 용이 승천하고

용꿈은 태몽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홍 박사는 "용은 국가 최고통치자의 권세나 고귀함을 뜻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임금이 입던 정복을 곤룡포(袞龍袍), 임금의 얼굴을 용안(容顔)이라 부르고 있듯이 용은 상서로운 동물로 제왕이나 최고의 권세에 비유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용꿈이 좋은 것은 아니며 상처투성이 용이나 땅에 있는 용의 태몽은 끝내 득세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것을 암시한다고 한다.

고려 태조 왕건(877-943)의 부인인 장화왕후는 아들 혜종(912-945)을 낳기 전 용이 뱃속에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조선시대 19대 임금인 숙종(1661-1720)의 태몽도 용꿈이다.

<국조보감>에 의하면 효종의 꿈에 명성왕후 침실에 이불을 씌워 놓은 물건이 있어서 들추어 보았더니 용이었더라고 전해진다.

조선의 22대 왕인 정조(1777-1800)의 태몽은 그의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꾸었으며 용이 침실에 들어와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꿈이었다.

율곡 이이(1536-1584)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은 흑룡이 바다에서 솟아 올라와 침실로 날아든 꿈을 꾸었다고 한다.

이러한 홍 박사의 자료를 보더라도 용의 태몽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하늘로 승천하는 용꿈이 가장 좋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지만, 역사에서 이러한 태몽을 가진 인물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현재 승천하는 용의 태몽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은 손학규 민주당 경선후보 캠프의 대변인으로 활동 중인 김유정 전 의원이 있다. 김 전 의원은 태몽 때문에 아들보다 더 귀하게 자랐다고 한다.

야권연대의 중심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태몽도 하늘로 승천하는 용꿈이다. 안 원장의 태몽은 안 원장 관련 서적인 <He, Story>에 소개된다.

그리고 올해는 60년 만에 한 번 찾아온다는 임진년(壬辰年) '흑룡의 해'다. 흑룡은 비바람의 조화를 부리는 전설적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박 후보가 '흑룡띠'로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2년에 태어났다.

2012년은 천지에 흑룡의 기운이 가득한 해이며 물에 살던 용이 힘찬 기운을 얻어 하늘로 오른다고 알려져 있다.

안철수-박근혜 '용용상박'
흑룡의 해 '용들의 전쟁'

이렇게 되면 올해 두 사람의 만남은 참으로 기가 막힌 우연이라 할 수 있으며 이들 모두 '승천할 용'으로 대통령이 될 운명임을 직감할 수 있다.

박 후보가 흑룡띠인 것으로 봐서는 이번에 권좌에 오르고, 안 원장은 차기에 대권을 잡을 운명이다. 하지만 양자구도에서 나타나는 두 사람의 지지율을 보아서는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난다.

그렇다면 올해 대선은 두 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하기 위해 대격돌을 펼치는 '용들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치열한 접전을 기록하며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두 사람. 이들 중 누가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오르게 될지. 꿈과 사주의 두 기운의 조화가 올해 있을 대권 판세를 결정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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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