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판가름 ‘호남혈전’ 막전막후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8.31 14: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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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변 예감?…‘텃밭’ 전라도서 판세 뒤집힐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전반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지금. ‘문재인 대세론’은 아직 뻔한 상수다. 하지만 흔들림 없는 문재인 대세론은 역대 민주당 경선 역사에 변수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패배의 원흉이라던 대세론이 어쩐 일인지 꺼질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대로 라면 문재인 후보는 전반전의 완주코스나 다름없는 전북을 휩쓸고 무난히 후반전을 통과할 기세다. 하지만 혹시 모를 대이변에 민주당 주자들은 사활을 걸고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지난 8월30일 충북에서 4번째 경선 뚜껑이 열렸다. 문 후보는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충북경선에서 3만123명의 선거인단 중 1만7637명이 투표에 참석한 가운데 8131표를 얻어 46.1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 후보는 충북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독주를 이어갔지만, 처음으로 과반에 실패했다.

손학규 후보가 40.30%(8132표) 득표율을 기록하며 2위를 달성했고 그 뒤를 김두관 후보가 10.95%(1931표)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문 후보는 충북 경선이 끝난 현재 누적 득표율 52.29%로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사수하고 있으며 그 뒤로 손 후보가 27.55%로 추격하고 있다.

4연승 기록 달성
1위 달리지만 ‘찝찝’

문재인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박빙이 예상됐던 울산 경선은 20%p 차로 문 후보가 1위를 기록하며 비교적 싱겁게 끝나 민주당 경선 흥행 기세가 한 풀 꺾였다. 제주에서 6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시원하게 닻을 달았던 문 후보는 울산에서 52.07%를 득표하며 2연승으로 대세론을 확인시켰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문 후보의 득표율이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대세론을 공인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초반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김 후보로서는 김빠진 결과나 다름없다. 울산에서 누적집계 2위로 손 후보를 따돌렸지만 강원도에서 손 후보에게 30%p 뒤쳐지며 다시 3위로 내려앉아 울산의 득표율이 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원 경선을 마치고 누적득표율 21.27%의 손 후보를 18.65%로 따라잡아 간격을 좁혀 김 후보가 추후 동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의견도 있었다.

강원도에서는 당초 손학규 후보의 선전이 점쳐졌다. 손 후보는 45.85%의 득표율을 보인 문 후보를 8.22%p 차로 바짝 추격하며 2위 자리를 탈환했다. 강원도는 손 후보에게 정치적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이러한 사실만 보더라도 문 후보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손 후보는 매체를 통해 “강원도 지역에 그렇게 자신만만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지만 선전했다고 생각한다"며 "누적 순위에서 2위가 돼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충북에서 확실히 승리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동성 사라져 흥행참패 위기에 놓인 민주당
손학규, 충북에서 문재인의 과반 행진 저지

이전부터 충북은 손 후보의 텃밭으로 분류돼 문제인 대세론을 따라잡을 손 후보의 대역전 드라마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했다. 홍재형 전 국회의장이 충북도당의 위원장으로 손 후보의 선대 위원장이고, 청주 3선의 오제세 의원도 손 후보를 돕고 있어 이들이 문 후보를 따라잡는데 손 후보의 우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또한 올해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선출 전당대회에서 충북 지역에 연고가 없는 김한길 최고위원이 충청 출신인 이해찬 당 대표를 누르고 1위에 오른 것이 손 후보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 전해지면서 손 후보의 지지세가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예상대로 손 후보는 40.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문 후보의 과반 행보를 저지했다.

충북 경선은 9월1일에 있을 전북 경선을 앞두고 초반 4연전을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손 후보의 문 후보 과반 저지는 의미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문 후보 측은 4연승으로 최고의 분위기를 만든 후 맘 편히 전북으로 향해야 하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반면, 손 후보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지지율 반등을 모색할 활로를 개척하게 됐다.


하지만 전북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 선거인단의 저조한 투표참여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각 후보의 전북전략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전북의 선거인단이 이미 끝난 제주·울산·강원·충북을 합한 9만2552보다 많다는 점을 보더라도 전북은 민주당 주자들이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표밭이다. 하지만 그동안 모바일 투표 오류에 대한 민주당의 공신력 하락으로 경선 참여 투표율이 떨어지면서 이러한 우려가 경선이 호남에 이르기 전에 해결되어야 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호남 놓고 사생결단
"놓치면 끝장난다"

실제로 경선 과정 내내 모바일 투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데다 문 후보 측의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민주당 경선은 진통을 겪었다. 울산은 모바일 투표 부정선거 의혹으로 손·김·정 후보가 경선에 참여하지 않아 파행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후보 선출 과정에 일반 국민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모바일투표를 ‘선거혁명’이라고 선전해 국민과 정치권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해찬 대표는 29일 라디오 연설에서 “민주주의에 가장 근접한,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정치혁신”이라고 극찬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불신을 가중시켰다.

또한 모바일 투표가 새로운 형태의 동원선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문 후보가 모바일투표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동원력이 강한 친노 세력의 조직표가 대거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불만이 이어지면서 4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문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가시방석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투표를 둘러싸고 민주당 지도부의 개선 의지를 확인할 수 없는 만큼 문 후보는 과반을 확보해도 찝찝한 1위를 기록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문 후보가 민주당의 심장인 호남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비문 세력을 상대로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북 투표율이 저조하면 문 후보의 굳히기와 비문의 뒤집기가 모두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 흥행과 선거인단의 대거 참여는 이들 모두에게 중요한 상수이자 절실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9일 충북 경선을 앞두고 손·김·정 세 후보는 모두 전북을 방문했다. 이들은 태풍피해 현장을 찾는 등 전북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민주당 경선주자들이 전북 경선에 총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북이 호남의 첫 경선지역이라는 상징성과 민주당의 경선 당락을 결정할 규모의 선거인단 때문이다. 전북의 선거인단만 무려 10만 명이다. 이 때문에 비문 주자들은 전북에서 판세를 뒤집을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북을 놓치면 인천과 경남에서 경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반전이 계기가 거의 사라진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손 후보는 호남 경선을 분수령으로 보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특히 문 후보의 득표율을 50% 아래로 끌어내린다면 결선투표로 갈 수 있다는 계획을 세우고 전략적 선택을 하는 호남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손 후보 측은 ‘49대 51’의 싸움으로 승산을 보겠다는 복안이다. 문 후보가 ‘마의 50%’에서 1%만 잃어도 문 대 비문 대결인 결선투표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충북 경선에서 문 후보의 50% 지지율이 처음으로 무너지면서 손 후보의 전략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손 후보가 이대로 전북 경선 무대에 올라 결선투표 여부에 이목을 집중시키겠다는 계산이다. 또한 비문 진영 내부에는 밴드왜건 효과(다수의 분위기에 편승하는 심리)가, 중립지대에는 언더독(열세 후보에게 동정표가 쏠리는 현상)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선두 사수’ 문재인…‘역전 발판’ 손·김·정
호남 선거인단 ‘24만명’ 표심잡기 총력전

현재까지 1위 문 후보와 2위 손 후보의 차이는 1만3220표다. 전북에서 조금 더 손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뒤집기도 가능한 구조라는 것이 정치권의 이야기다.

강원도 경선에서 3위로 밀려났지만 2위 탈환을 노리고 있는 김 후보도 전북 경선이 2라운드의 시작이라고 보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전북에서는 김관영, 유성엽 의원 등의 조직 세로 힘을 모아 1·2위 후보와의 격차를 최대한 좁힌다는 셈법이다.

현재 4위를 달리고 있는 정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전북에서 4선 의원이라는 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자신이 유일한 호남 주자인 점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한다면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비문 진영의 세 후보의 캠프는 만약 호남의 첫 경선지역인 전북에서마저 격차를 좁히지 못한다는 ‘사실상 끝’이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선거인단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후보 견제에 성공할 경우 막판 뒤집기로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전북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30∼40%대로 떨어진다면 경선이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비문 진영 주자들이 전북 민심을 잡기 위해 표심을 공략하는 반면 문 후보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충북 토론회와 연설회 준비로 하루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충북에서 과반 사수를 실패한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문 후보가 손 후보의 추격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후보도 호남 민심에 맘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문 후보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송금특검과 호남 홀대론으로 마음이 상해 있는 호남 유권자들을 달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듯 매체를 통해 "타 지역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표심이 호남에서도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손 후보는 전북 지역에서 31.3%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해 28.4%에 그친 문 후보를 앞서 문 후보 측은 전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분위기다. 반면 선거인단 ‘14만 명’인 광주·전남에선 문 후보가 손 후보를 앞섰다. 광주에선 ‘문재인 50.9% VS 손학규 27.3%’, 전남에선 ‘문재인 45.3% VS 손학규 20.6%’의 지지율이 나타났다. 

전북, 대세론의 고비
전략적 선택이 관건

종합해보면 민주당 경선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9월1일 뚜껑이 열리는 전북의 표심이다. 현재 전북 판세는 문 후보가 우위에 있지만 손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 다른 하나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다. 전문가들은 결선투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경우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어디로 쏠리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호남 선거인단 규모만 ‘24만여 명’이다. 호남의 결과가 수도권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호남 표심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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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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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